사람됨을 살피는 데는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눈동자는 그 사람의 악을 감추지 못한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의 눈동자를 보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속 마음을 감출 길이 있겠는가?
- 이루 상 7.15 마음과 눈동자 《맹자》 214p -
눈은 영혼의 창
눈은 영혼의 창이라고 하죠. 2000년 전 맹자는 사람됨을 살피는 데 있어서 눈동자만큼 더 좋은 것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현대의 과학 실험을 통해서도 동공은 인간의 정신 에너지를 보여주는 민감한 지표라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데니얼 카너먼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 이런 실험이 나와요. 그는 피실험자들의 턱과 이마를 고정해 놓고 카메라를 응시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메트로놈 박자에 따라 숫자를 보여주면서, 박자에 맞춰 그 숫자를 더하거나 곱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실험을 통해 숫자가 길어지고 어려워질수록 동공이 커지고, 심장박동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동공의 크기가 최대일 때는 정신력 소모가 최대일 때와 일치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답을 구하거나 포기하면 바로 작아졌습니다. 그는 실험 결과 동공은 정신력 소모를 볼 수 있는 좋은 척도이며, 동공의 크기 변화로 정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내 눈이 맑지 않으면
과거에 사람들을 눈과 겉모습을 보고 평가한 적이 있었습니다. 눈빛이 선하면 좋은 사람, 눈빛이 매서우면 나쁜 사람일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사회생활을 20년 가까이 해온 결과 저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저의 눈이 맑지 않았기에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에 욕심과 거짓으로 가득 차 있는데, 그 눈으로 보는 세상이 정확할까요? 마음에 편협한 고정관념과 무지로 가득 차 있는데 그 눈으로 맑은 마음을 가진 진실된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맹자 말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을 보고 사람됨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먼저 스스로의 눈을 맑혀야 함을 삶으로 배웠습니다. 안에서 그러하면 밖에서도 그러하다. 자신의 영혼이 맑은 사람만이 상대의 맑은 영혼을 볼 수 있습니다.
눈은 영혼의 창입니다. 자신의 창이 깨끗해야 타인의 창도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더 밝은 눈, 깨끗하고 진실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그 눈으로 세상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맑고 아름다운 눈동자를 갖기 위해 오늘도 마음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며 정화해 갑니다.
<참고서적 : 《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