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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비 May 18. 2021

꿈일기


올해 초부터 꿈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꿈을 분석하면 내 무의식을 알 수 있다고 해서요. 무의식이 의식보다 천만 배는 강하다고 하잖아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인생을 몰고 가는 무의식을 알고 싶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무서운 꿈을 자주 꾸었어요. 어두운 밤에 누군가 나를 쫓아온다거나, 누군가 나를 해하려 한다거나, 무서운 존재가 나타난다거나 하는 꿈이요. 꿈을 분석하고 무의식을 공부하기 전에는 그저 '악몽을 꾸는가 보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겠지.'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좋은 꿈도 많이 꾸고, 아예 꿈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안 꾼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현실 세계에서 저는 제 자신을 겁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나름 모험이나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고, 험악한 사회생활도 잘 해쳐 나왔거든요. 한 번씩 나 자신을 보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두려운 상황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전환한다거나, 억지로 밝은 척하며 회피해 버렸어요. 성격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잘못 이해한) 종교적 신념 때문에 두려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무시해 버린 면도 한몫한 것 같아요.



돌아보니, 삶에서 전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려 하지 않았어요. 두려운 감정을 느끼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마음속에(무의식) 꾹꾹 눌러놓았어요. 마음공부를 하면서 이 억눌린 두려운 감정들이 두려운 현실을 창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무의식이 현실을 창조하니까요. '두려운 감정을 느끼지 않아 현실뿐 아니라 꿈에서도 그렇게 고통을 겪어야 했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모든 감정은 소중한 것이고 생존에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감정은 소중히 아기처럼 다뤄야 한다고 해요.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은 응어리진 감정을 풀러 온 것이라고 말하는 영적 지도자들도 있어요.


그렇다면 내 안에 억눌려 현실과 꿈에 영향을 미치는 이 두려움의 감정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무의식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그 감정을 느껴주는 것입니다. 저도 꿈일기를 쓰면서 '아, 내 안에 이렇게 큰 두려움이 억눌려져 있었구나.'라고 알아차리고, 그 두려움을 느껴주었는데 몇 달 사이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요즘 두려운 꿈을 안 꿔요. 심지어 제가 꿈에서 슈퍼우먼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어요. 꿈속 두려움의 존재들에게 용기 있기 맞서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신기해요.


아직도 한 번씩 악몽을 꿉니다. 정화되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나 봐요. 깨어서 내 무의식을 자각하는 것, 이것이 내 인생의 상투를 잡는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꿈 #꿈일기 #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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