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부터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3기째 계속 이어가고 있다. 모임의 룰은 매주 책을 한 권 읽고 서평을 써야 하고, 이 주일에 한 번은 만나서 토론을 해야 한다. 책을 읽는 것은 습관이 되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무척 힘겨운 일이었다. 서평 한 편 쓰는 데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평일에는 일을 마치고 씻고 밥 먹고 정리하면 8시가 훌쩍 넘는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해도 몸이 말을 안 듣는다. 녹초가 되어 도저히 집중이 잘 안된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잠이 든다. 자연스레 그것들을 주말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낸 것이 벌써 8개월째다. 책 읽고 글 쓰고, 책 읽고 글 쓰는 사람들 만나는 것에 내 주말을 다 바쳤다.
그렇게 주말을 반납하고(?) 많은 것을 얻었다. 작은 것들이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올해 초 텅텅 비었던 블로그에 40개가 넘는 서평을 남기게 되었고, 5명도 되지 않았던 블로그 이웃들이 200명이 넘어섰다. 인기 블로거에 비하면 매우 작은 숫자지만, 내 서평을 읽고 한 명 한 명 이웃추가해주신 분들이 나에게는 무척 소중하다.
독서모임에서는 각자 다양한 인생 배경을 가지고 열심히 사시는 분들을 서른 분 넘게 만났다. 그들과 대화하며 용기를 얻고 자극을 받았다. 글이 공유되어 많은 사람이 읽히게 된 것도 감사하고, 브런치에 글을 쓸 자격을 얻은 것도 감사하다. 모두 도전하고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없던 것들이다. 올해가 더 의미 있는 것은 글을 쓰면서 조금씩 나를 표현하게 된 것이다. 아직 초짜지만.
비록 주말에 마음껏 여행을 가거나 맘 편히 쉬지는 못했지만 더 큰 선물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난 참 행운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