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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Nov 12. 2020

쑥떡

쫄깃한 쑥 향이 입 안 가득한 무공해 식품이다

산밭에 갔다. 산기슭에 있는 밭 주변을 둘러보니 여름에 풀을 베어낸 자리에서 쑥이 소담스럽게 다시 자라고 있다. 아내가 이 쑥으로 쑥떡을 만들면 재격이라고 하면서 새순만 뜯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에 먹던 쑥떡이라서 더 좋다. 어린 시절에 봄이면 정성 들여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던 쑥떡이며 쑥 범벅이, 쑥국, 쑥 송편 등이 있다. 쑥떡은 봄에 나오는 애쑥을 쌀가루와 섞어서 반죽하여 찐 떡이다. 철이 지났지만 이 쑥으로 떡을 만들면 봄의 별미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쑥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쑥을 깨끗이 손질하여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삶았다. 그리고 건져내어 찬물에 담가 쓴 맛을 우려내고 물기를 꼭 짰다. 다음에 쑥과 쌀을 가지고 방앗간에 가서 빻았다. 물을 끓여서 가루에 넣고 반죽했다. 반죽이 너무 되면 떡이 딱딱하고 맛이 없다. 반죽한 것을 둥글게 모양을 내서 만들었다. 손바닥 크기로 만들어 솥에 보자기를 깔고 쪘다. 30분 정도 찌고 식힌 후에 먹었다. 그 맛은 쫄깃하고 옛날의 맛이 담겨 있다. 뜨거울 때보다 차게 식혔을 때가 더 쫀득하다. 쑥떡은 얼이 서려 있는 고유한 음식이다. 쑥떡을 만드는 정성이 가득하여 더 맛이 있다. 쑥 냄새와 혀끝에 감기는 쫄깃한 쑥 향이 입 안 가득한 무공해 식품이다.

쑥은 흔하게 자생하여 그 귀중함을 모르고 있다. 여러 가지 병을 고칠 수도 있고, 굶주림을 면할 수 있는 식용 선약食用仙藥이다. 단군 신화에도 쑥이 등장한다. 곰이 백일 동안 쑥을 먹고 인간으로 형상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다. 선조들도 쑥떡을 맛있는 음식으로 즐겨 왔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떡을 만드는 시루가 발견되었고,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떡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우리 선조들이 흉년이 들어 굶주림에 시달리고 영양실조에 걸렸을 때 쑥에다 소나무 껍질이나 콩 찌꺼기를 섞어서 쑥 죽이나 쑥떡을 만들어서 먹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한방에서는 쑥 잎을 지혈, 진통, 강장제, 소화 촉진제 등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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