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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Nov 14. 2020

소문난 음식을 찾아서

인파 속에 소문난 음식이 있었다.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역 앞에 있는 토요코인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 날 부산 관광에 나서기로 했다.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을 온 가족이 함께 거닐었다.

자갈치 시장에서 바다 냄새에 취하고 통로 양 옆에 진열된 싱싱한 어물을 구경하며 항구 도시의 매력을 만끽하였다. 국제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니 수많은 가게가 우리를 맞이하고 유독 ‘원조 씨앗호떡’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 앞에만 사람들이 긴 줄을 선다. TV에서 ‘씨앗호떡’을 소개한 후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우리도 인파 속에 묻혀 구입한 호떡을 길에 서서 나누어 먹는데 많이 걸어서 그런지, 별미라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호떡 맛이 아주 좋았다. 가는 곳마다 각종 진열대와 손님들로 발 디딜 틈도 없다. 유명했던 영화 ‘국제시장’ 촬영지를 끝으로 시장 구경을 마치고, ‘뜰 안에’라는 쌈밥 한정식을 찾았다. 방도 따뜻하고 쌈밥 반찬도 많이 나오는 푸짐한 한정식을 만났다.

음료수는 우리가 자주 가지 않는 커피 카페에 들러 젊은이들과 어울리며 동질감을 만끽하였다. 저녁식사 후에는 부산 용두산 공원으로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용두산 공원에 올라 부산 시내 야경을 한눈에 모았다.


다음날은 부산 시티투어 2층 버스 맨 앞쪽 좌석에 앉아 부산 시내를 관광하였다. 부산대교를 지나노라니 높은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았다. 광안리 해수욕장에 들어서니 깨끗한 모래사장과 남해바다의 봄이 보이고 눈앞의 현대식 건물과 해변에 줄 서 있는 초록빛 소나무가 눈을 사로잡았다. 우리 모두 해변의 모래를 밟고 노느라 흥이 났고 카메라에 순간을 잡느라고 여념이 없다.

부산의 명소 동백섬 해안산책로를 따라 거닐며 우거진 숲과 초봄의 동백꽃도 만났다. 땅에 떨어진 빨간 동백꽃이 있는가 하면 나무에 붙은 흰색 동백꽃도 있다. 아름다운 해안절경과 등대를 보며 APEC 기념관에 들렀다. APEC에 참석했던 각국 정상들이 앉아 회의를 하던 곳과 정상들의 휴게실 등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시간을 늦춰 보았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각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던 누리마루에서 우리 일행도 포즈를 취했다.


시간이 지난 후에 해운대 시장 안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부산에 가면 회를 먹으라지만 회를 좋아하지 않는 식구들이 있어 고민하다가 회덮밥을 먹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서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았다. 메뉴가 다양한 음식점에서 나온 회덮밥은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고 회도 두툼하고 양도 많았다. 그릇 속에서 올라오는 그윽한 맛을 마구 비볐다. 덤으로 주는 매운탕과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의 맛도 별미다. 회를 더 주문하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포만감을 준다.


점심을 만끽하고 벡스코와 미술관으로 이동하였다. 날씨가 좋지 않아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시립미술관도 들렀는데 전시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서 문화 체험하기 좋은 곳이었다. 공간이 넓고 여유로워 설치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해설해주는 분의 뒤를 따라다니며 귀담아 들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도 있었고 이해되지 않는 작품도 많았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찬바람을 맞으며 2층 버스 위에 앉아 광안대교를 달렸다. 얼굴을 감싸고 주변을 살피니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 광안리 백사장, 해운대 동백섬과 달맞이 언덕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보고 함께 웃었다.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 ‘신발원’ 만두집을 찾았다. 차이나타운 거리에 중국집이 즐비한데 ‘맛집’으로 소개된 뒤 유독 이 집 앞에만 줄을 길게 선다고 한다. 메뉴는 고기만두, 물만두, 추억의 꽈배기, 공갈빵이 있고, 향수를 자아내는 찐빵을 먹으며 그리운 세월을 만났다.


우리는 정지된 시간 속에 추억이 있는 만두집이 좋았다. 먼 훗날 가족이 함께 머물렀던 이곳이 생각날 것 같다. 사람들이 맛집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행이기도 하고 ‘정서적 허기’를 달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아무튼 맛집이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소재임은 분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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