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할 때

시간도 사랑도 어제의 것은 없고, 지금을 사랑하면 행복하다

경험하면서 가치판단의 기준이 달라지고, 그 범위 안에서 행복의 조건이 만들어진다. 어릴 때 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부자가 되어 경치 좋은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며,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가끔 해외여행을 다니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다녔지만 꿈이 다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성취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얻은 후에는 잠시 동안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욕망이 또 생겼다.

많은 사람은 행복이 미래에만 있고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높은 자리에 앉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생 시험에 쪼들리고 부나 권세나 명예를 찾아 헤맨다. 행복의 가장 큰 저해 요인은 스스로 만드는 경쟁심이다. 환경이 바뀌면 행복의 조건도 변한다. 나이가 들수록 기대치는 낮아진다. 나이에 따라 10대 나이에 10층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의 조건이 있고, 80대에 80층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의 조건이 있다. 인간은 마음의 눈을 통해 볼 수 있는 한정된 세상만 본다. 보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가치판단의 기준도 달라지고 행복의 조건이 만들어진다. 행복의 조건은 외면적인 성공과 내면적인 만족에 있다. 젊었을 때의 행복의 조건은 거창한 꿈의 실현이지만, 80대의 행복의 조건은 건강과 가진 돈이 전부다.

칸트는 행복의 세 가지 조건으로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플라톤은 조금은 부족한 재산과 부족한 용모, 절반 정도밖에 알아주지 않는 명예와 겨루어서 한 사람에게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질 정도의 체력과 청중의 절반은 손뼉을 치지 않는 말솜씨를 행복의 조건이라고 했다. 어니 J, 젤린스키는 행복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가진 것을 얼마나 즐기느냐에 좌우된다고 했다.

'The Times of London'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에 대한 정의를 공모한 적이 있다. 1위는 ‘모래성을 막 완성한 어린아이’, 2위는 ‘아기의 목욕을 다 시키고 난 어머니’, 3위는 ‘세밀한 공예품을 만족스럽게 완성하고 휘파람을 부는 목공’이었다. 이것은 행복이 가까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행복은 만족을 느끼는 순서이다. 어떤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하지 못하다. 객관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주관적으로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면 불행하다. 나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두에 두면 둘수록 나의 행복은 줄어든다. 자신이 즐거운 것을 찾아 행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행복하다. 자기만족에 중점을 둔 조사에서 행복한 나라로 빈국인 부탄이 1등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느 70대 의사에게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이었느냐고 질문했다. 그는 암 수술을 5번이나 하고, 10여 년 전에 아내와 사별한 처지였다. 그는 자기가 건강하고 아내가 살아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로 그냥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때였다고 한다. 이처럼 행복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있고 그 시간이 지난 후에야 행복을 본다.

누구나 과거의 삶이 현재의 삶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삶에 지금보다 순진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도 사랑도 어제의 것은 없다. 지금을 사랑하면 행복하다.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때를 찾아보면 작은 목표를 이루었던 때와 가까운 사람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