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문식 Aug 28. 2020

오지 사람들의 행복

TV 프로그램 ‘오지GO’는원시부족민과우리나라 사람들이교차문화체험을통해서행복의의미를알아가는리얼힐링프로젝트였다. 오세아니아대륙에위치한파푸아뉴기니, 지형은해안과 완만한구릉이딸린산악지대이며,세계에서두번째큰섬으로 풍경도좋고 열대의정글도있다. 오지 탐험으로 개그맨 김병만과 윤택, 김승수 등의 출연진은 해발 2,800m의 고산지대에서 ‘라니족’을 만났다. 오지 사람들은 인종과 풍습이 다르고 언어는 통하지 않더라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낯선 사람에게 보내는 미소와 친절에서 인간 본연의 착한 본성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의 모습이 우리 조상들의 힘들고 어려웠던 모습이기도 했다. 그들 속에 들어가 공감하니 오지 여인들과 어린이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부엌에 눈길이 머물고 우리의 옛 모습을 발견했다. 전반부에는 한국 연예인들이 ‘라니족’의 터전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담고, 후반부에서는 ‘라니족’ 두 명을 한국에 초청하여 생활하는 모습을 담았다.  

   

‘라니족’이 한반도에 오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의 눈을 끌었다. '라니족' 젊은이 ‘웨미론‘과 ‘기손’이 원주민 치마로 하반신만 가린 채 공항의 입국 게이트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그들의 고향을 벗어난 적도 없고, 처음 와 보는 세상이 우리나라 땅이다. 그들은 지하철, 아파트의 자동문, 화상 통화, 양궁, 스카이다이빙, 라쿤 카페 등 이질적인 문화에 충격을 받았다.     


라니 형제는 자연에서 먹을 만큼만 음식 재료를 얻고 음식이 남아도 버리는 일 없이 서로 나눠 먹는 식문화가 있다. 그들의 눈으로 우리의 한정식 문화를 보고 묻는다. 

“이렇게 많은 음식이 남으면 누가 먹나요?”

이 질문에 우리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다 먹으면 좋지만, 남는 음식은 버린다.”

이 말을 듣고 그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한다. 

“우리는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신이 주신 음식을 남기면 신께서 화를 내신다.”

이 말을 듣고 우리는 부끄러웠다.     


‘라니족’의 눈에 보인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무표정해 보인다며 우리보다 그들이 항상 웃고 느긋하여 행복하다고 말한다. 웨미론은 한국에서의 모든 것이 좋았다며 고향에 돌아가면 계속 생각날 것 같다고 한다. 그래도 그곳에서 그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와 그들의 문화를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로 구분할 수 없고 다를 뿐이다. 우리는 각자의 문화에 맞게 살고 있다. 그들은 교만했던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김병만과 윤택, 김승수가 웨미론, 기손 형제와 마지막 이별 여행을 할 때, 우리 문화를 접하고 경험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고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 삶을 체험하고 공항으로 들어서며 그동안의 일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을 남겼다.     


문명과 풍요가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무엇이 사람다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너무 간단하다. 따뜻한 마음으로 남과 더불어 사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로 가득한 곳에서 감정이 없는 차가운 눈길만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좀 더 가깝게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눈길을 서로 보내는 것이 행복이다.     


문명이 있는 곳에만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배운 사람에게만 행복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풍요가 넘치는 곳에만 행복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평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가난한 오지마을 여인의 손끝에 행복이 묻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오지마을에도 평화가 있다는 것도 보았고, 행복은 만족한 마음이 있는 곳에 찾아온다는 것도 알았다.      

작가의 이전글 종이책의 운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