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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Mar 23. 2020

사서의 일

<사서, 고생합니다>를 읽고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눈으로 뒤덮인 산의 오두막 속, 빽빽히 꽂힌 책에 둘러싸여 포근한 겨울을 보내는 꿈. 책 덕후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꿔보았을 그 꿈을 현실에서 비스무리하게 이룬다면, 도서관 사서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사서의 일은 어떨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서의 업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컬렉션 구성이었습니다. 컬렉션은 사서가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관련 책을 모아서 배치하는 것입니다. 글쓴이가 컬렉션을 얼마나 고심해서 구성하는지 말하는 대목에선 그가 왜 책을, 책과 사람이 모인 도서관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가족을 구성할 권리_미(비)혼 부모', '나는 왜 페미니즘이 불편하죠?'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주제를 한 번이라도 생각하게끔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컬렉션을 만들고,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용자와 교감하는 모습을 보니 저는 왜 도서관이 지역 사회에 필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알고리즘이 취향을 파악해 제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 보여 주는 시대일수록, 보고 듣고 생각해야 하는 것에 대해 소리 높여 이야기해 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요.


밖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오면 동네 도서관에 가 보아야 겠어요. 우리 도서관은 나에게 무슨 말을 걸고 있는지, 들어 보아야 겠습니다.


출처: <사서, 고생합니다>, 임수희, 북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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