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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Jul 26. 2020

한 번쯤 살아 보고 싶은 영화 속 세계관

<안토니아스 라인>,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출처: 트레일러 캡처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의 주인공 '안토니아'는 2차 대전이 끝나고 자신이 태어났던 마을에 딸 '다니엘'과 함께 돌아옵니다. 그 마을에는 마음 한구석에 상처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오랜 친구 '크룩 핑거', 꼬마에게도 동네 바보 취급을 당하는 '루니 립',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디디' 등. 안토니아는 남자건 여자건 그들을 기꺼이 가족으로 초대합니다. 그렇게 안토니아의 집은 전쟁과 사회, 가족으로부터 상처 받은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공동체가 됩니다.

<안토니아스 라인>은 모계 사회의 이상향을 담아낸 페미니즘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대학교 신입생 시절 수업을 통해 접했는데요. 여성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여성이 모인 공동체는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된 영화로 기억합니다. 이때부터 제가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현경 평론가는 <안토니아스 라인>을 '건강한 여성 판타지'라고 표현했는데, 굉장히 동감합니다. 1995년에 만들어진 네덜란드 영화이지만, 유머와 행복이 넘치는 드라마이니 왓챠에서 꼭 감상해보시길!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21세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뱀파이어 커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뱀파이어지만 인간을 애정하고, 특히 인간이 쓴 글을 사랑하는 이브(틸다 스윈튼)와, 인간을 '좀비'라고 부를 만큼 싫어하고, 인간이 망친 이 세상을 빨리 떠나고 싶어 자살을 꿈꾸는 아담(톰 히들스턴)이 그 커플이지요. 이들은 인간과 공생하기 위해 인간을 직접 죽이진 않고, 병원에서 혈액을 몰래 구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브의 여동생 애바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일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출처: 씨네21

제가 이 영화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시간' 초월할  생기는 자유로움을 상상해볼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인간의 생명이 무한하다면, 시간의 제약 때문에 생기는 괴로움은 없을 겁니다. 스물 중반까지 공부하고, 서른 전까지 취업을 하고, 마흔 전까진 결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없을 테니까요. 이브는 여러 나라의 언어에 능통해 수많은 책 속에 파묻혀 향유하는 게 취미이고, 아담은 몇 세기 동안 살아오면서 슈베르트부터 영국 시인 바이런까지 천재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익명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 살아가고요. 어느 쪽의 삶이든 흥미롭지 않나요? 여러분이 영생을 가진다면, 어떤 삶을 택할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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