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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Aug 09. 2020

나의 첫 SF 소설

테드 창 <네 인생의 이야기>

언어학자 루이스와 지구에 갑자기 나타난 비행 물체(출처: 네이버 영화)

제 최애 콘텐츠 장르는 SF 영화입니다. 수많은 작품 중 제가 가장 사랑하는 건 <컨택트>예요. 비행 물체가 갑자기 지구 곳곳에 나타나자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외계 생명체들과 소통하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그런데 루이스가 그들과의 소통을 거듭할수록, 과거인지 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등장하는 미지의 장면들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저는 영화라는 매체를 워낙 좋아해서 원작 소설이 있더라도 챙겨서 읽는 편은 아니었는데요, <컨택트>를 계기로 SF 장르만은 예외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 큰 감동을 받아서 처음으로 원작을 찾아 읽었는데, 소설은 영화와 너무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제 빈약한 상상을 환상적인 비주얼로 만들어 주지만, 2시간 안에 긴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다 보니 현상만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반해 SF 소설은 현상에 기반하는 원리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 <컨택트>에서는 언어학자 루이스가 외계 생명체들의 말과 글의 원리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리고 왜 루이스에게 알 수 없는 장면들이 떠오르는지를 마치 마법처럼 휘리릭 보여줍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에서는 루이스의 변화를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죠.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인간은 글을 쓸 때 순서대로 하나씩만 쓸 수 있는 반면, 이 외계 생명체는 한 번에 모든 글자를 디자인합니다. 루이스는 그들의 문자 체계를 배우고 연습하다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까지 한 번에 표현하게 되죠. 그때부터 갑자기 루이스의 인생에 시간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타임라인이 없어집니다.


그렇게 <네 인생의 이야기>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의 원작이자, 최초로 읽은 SF 소설이 되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SF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한 번쯤 SF 소설도 읽어보세요. 소설만이 가진 매력에 사로잡힐 지도요.


• 원작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가 수록된 작품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읽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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