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 좋은 여자.

'엄마의 빨간 드레스'

by HJ Eun


시 '엄마의 빨간 드레스'


음, 나는 늘 생각했다.

착한 여자는 자기 차례라고 우기지 않는다고,

좋은 여자는 단지 누군가를 위해서만 있다고.

언제 어디서나 항상 명심했지.

자신에 대해선 맨 나중에 생각해야 한다고.


그리고 아마도 언젠가 너도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결코 너는 그래서는 안된단다.

내 인생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지.

네 아빠를 위해, 네 오빠와 동생, 그리고 널 위해.


"엄마는 엄마로서 정말 최선을 다하셨어요."

오, 밀리야, 밀리야. 그건 좋지 않아.

너를 위해서도, 네 남편을 위해서도 말이야.

너도 보지 않니? 난 가장 나쁜 일을 했단다.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어.


의사가 너의 아빠한테 소식을 전했을 때, 네 아빠는 슬픈표정으로 내 침대로 다가와 나를 잡아 흔들며 말했지.

"죽으면 안돼. 내 말 들려? 나는 어떡하라고!"

힘들거야. 그래, 내가 떠나고 나면 너도 알다시피 그 사람은 프라이팬도 찾지 못할거야.


난 네 오빠들이 지금 새언니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본단다.

그걸 보면 속이 뒤집히지.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가르쳤고, 그들도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 녀석들은 여자란 주기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배웠으니까.

내가 나 자신을 위해 뭔가 예쁜 것을 사려고 시내에 나갔던 때를 기억할 수가 없구나.


작년에 저 빨간 드레스를 샀을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밀리야. 난 언제나 생각했었다.

이 세상에서 나를 위해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으면

저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돌아온다고.

하지만 더 이상 그 말을 믿지 않아.

주님은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뭔가를 가지길 바라신다 생각해.


이제 내 차례는 지나간 것 같구나.

어떻게 내 차례를 취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

나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렴, 밀리야.

나의 전철을 밟지 않음으로써 말이다.

내게 약속해주렴.





뒤늦게 자기 자신을 찾으려 하거든 다른 사람들의 성장마저 막는다.

본인의 인생을 사는 것조차 금기시했기에 자신을 지키면서 분량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진다.

책 속에 나오는 '엄마의 빨간 드레스'라는 시를 보고 참 많이 느꼈다.

착한여자와 좋은여자의 기준은 곧이 곧대로 따르고 순종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누군가 뒤늦게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할 때쯤이면 많은 것을 되돌이키기 어려워진다.

그럴 때쯤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지키기 어려워질 것이다.

진정 착하고 선하다는 것은 그냥 순순히 따르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고의로 남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라는 펑리위안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순순한 사람을 원하거든 죽기 전을 생각해보라.

인생의 과정을 생각해보라.

아마 좋게 보일지모른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따라주고

어느정도 자신의 통제하에 있을테니까.

하지만 언젠간 그 사람의 통제하에 있는 당신과 여러 사람들을 볼 것이다.

그 곳에는 나도 없고 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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