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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리뷰

책 리뷰 : 나는 빚을 다 갚았다

레버리지계의 불나방

by 문돌이

필요하다면 감당할 만한 부채는 적극 활용하는 내 투자 패턴과는 정반대의 내용이지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다시 한번 펼쳐본 책이다.


투자에 대한 나의 관점은 아래 브런치 글에 자세히 적어두었다.


https://brunch.co.kr/@moondol/117


소비에 빠져 저축은커녕 빚을 지고 있던 저자가 1년 간의 소비 단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소비 단식의 방법은 처절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최소한 그녀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거기다 책까지 내게 되었으니 금상첨화다.


그녀의 빚은 2,596만 5,610원이었다. 반올림해서 2,600만 원이라고 치자. 겨우 그 정도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한 달에 100만 원씩 갚는다고 가정하면 원금상환에만 26개월이나 걸리는 금액이다.


소비 단식을 시작하고 1년 뒤 2,000만 원의 빚을 갚았고 15개월 만에 남은 금액도 상환을 마쳤다. 법원 서기 연봉인 3,630만 원으로 달성한 쾌거다.



3,630만 원으로 2,000만 원의 부채를 갚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책에서는 연봉이 세전인지 세후인지 정확히 나오진 않지만 세전이라면 난이도가 훌쩍 올라간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월세가 없다는 조건하에 70%를 저축하라는 전문가들의 말이 있다. 70%는 말이 쉽지 엄청난 금액이다. 아무리 집에서 출퇴근을 해도 식비, 차비, 휴대폰비, 보험, 청약통장, 각종 경조사 등 돈 나갈 곳 투성이기 때문이다.


나는 월세를 내기 때문에 70%는 무리지만 그래도 셰어하우스의 저렴한 월세 덕분에 62.5%를 유지하고 있다.


https://brunch.co.kr/@moondol/63


저자는 빚을 다 갚고 나니 더 적은 돈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어 좋다고 말한다. 이는 투자 성향의 차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소비 단식을 하는 동안 저축을 10원도 하지 않은 부분은 칭찬하고 싶다. 많은 재무설계사들이 저축 및 투자를 겸하라고 조언하지만 신경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


1년 동안의 소비 단식이면 생활 습관을 바꾸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필요한 것에만 소비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정말 말만 쉽다.


나도 소비 단식을 해본 경험이 있다. 처음 월급을 받고 학자금 대출 상환이 시작됐을 시기였다. 학자금 총액은 1,700만 원으로 매월 약 50만 원씩 상환계획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절약을 통해 월 100만 원 + @로 갚았더니 15개월 만에 상환을 마친 경험이 있다. 빚이 점점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행복감을 느꼈고 다음 달에는 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더 절약하던 시기였다.


물론 지금이라면 이자가 높은 학기의 대출금만 먼저 갚고 나머지는 천천히 냈을 거다.



남들처럼 살면서 빚을 갚기는 어렵다. 남들처럼 영화도 보고 가끔은 근사한 레스토랑에도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상환은 점점 지연된다.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빚을 먼저 다 갚은 뒤 고생한 자신을 위한 선물을 주는 게 더 현명하다.


절약과 투자, 만족을 위한 소비를 병행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스타벅스 앞에서 커피를 마실까 말까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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