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다
일요일 밤이 되면 항상 뒷목이 저릿저릿하다.
내일 월요일 실화?
문득 내가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통계청 사이트에 접속했다.
2017년 통계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아 2016년 기준으로 보면 전체 임금 근로자는 매월 평균 171.1 시간을 일했다. 10년 전인 2006년 193.4 시간보다는 10% 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연령 집단으로 보면 내가 속한 30대가 177.8시간으로 근로시간이 가장 길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 근로시간은 2,052시간으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는 1,400시간 미만이고 캐나다와 그리스, 일본과 미국은 1,700시간 수준이라고 친절하게 쓰여있다.
30대 연령집단의 월평균 177.8 시간을 1년으로 환산하면 2133.6 시간이 나온다. 나는 지구 최고의 일개미 인류에 속한다.
문득 너무 바빴던 지난 12월이 떠오른다. 내가 한 달에 177.8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나?라는 의문에 주당 근로시간을 찾았다.
2017년 전체 주당 근로시간은 42.8시간으로 나타났다. 그중 남자는 45.2시간, 여자는 39.5시간이다.
45.5시간을 월화수목금 5일로 나누면 9.1시간이다.
내가 하루에 9.1시간만 일했을 리 없다. 이전 자료에도 분명 지표에는 초과근로시간이 포함되었다고 했다.
9.1시간을 일하려면 오전 8시 54분에 출근해서 오후 7시에 퇴근해야 한다(점심시간 1시간)
하루에 고작(?) 9.1시간 일하고도 나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일 중독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 와중에 하루 평균 9시간만 일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신세계 그룹은 대기업 중 처음으로 2018년부터 주 35시간 근무를 시행해서 화제가 됐다. 임금 삭감 없는 순수 근로시간 단축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주 35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52주를 곱하면 연간 1,820시간을 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공휴일을 제하면 유럽만큼은 아니라도 캐나다와 그리스, 일본과 미국의 근로시간과 비슷한 정도이다.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라고 패밀리데이를 지정하고 정시에 퇴근시켜주면 다행인 대부분의 회사보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