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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Jul 30. 2018

또 한 번의 퇴사 프로세스

개발하는 문돌이

 지난 두 번째 퇴사 글에 이어지는 이야기다.

이번 글만 읽어도 무방하나 이전 글과 이어지는 내용이기에 아래 글을 먼저 보기를 추천한다.


https://brunch.co.kr/@moondol/169


 몇 년만에 경험한 채용 프로세스는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특히 면접 과정은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기분 좋은 떨림으로 가득했다.


 면접을 마치고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결과가 문자로 통보됐다. 두근거림을 진정하기 위해 크게 심호흡을 했다. 문자메시지의 링크를 타고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 개인정보를 입력하니 바로 결과 화면이 나온다.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소가 감춰지지 않았다.

다른 것보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기쁨을 뒤로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또 한 번의 퇴사를 위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빠르게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해야 한다.

통보를 하게 되면 본격적인 퇴사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회사마다 프로세스는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유사하게 진행된다.


1. 부서장 면담

 합격 통보를 받고 사수에게 가장 먼저 사실을 알렸다. 회사 업무 대부분을 사수에게 배웠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사수는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했지만 감사하게도 격려의 말을 해주었다.


 아쉬움이 크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잘 된 일이니 먼저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부서장에게 말을 꺼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나를 가장 잘 챙겨준 사수에게 이직의 말을 전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서운한 감정이 많았을 텐데도 나의 커리어를 먼저 생각해준 부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다음으로 부서장에게 사실을 알렸다. 역시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셨지만 이미 마음을 정하고 한 이야기일 테니 좀 더 대화를 나눠보자고 하셨다. 이직할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현재 회사생활에 아쉬웠던 부분 등에 대해 면담을 진행했고 인사팀 등 관련부서에 말을 해둘 테니 사직서 기안을 올리라고 했다. 사직서 기안을 올리고 나서 인수인계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2. 인수인계 

 인수인계는 크게 두 가지를 준비했다. 인수인계 과정 또한 기안을 올려서 결재를 받아야 했다. 먼저 결재를 위한 인수인계 서류를 작성했다.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내용과 앞으로 예정된 업무를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했다. 문서작업을 마친 뒤에는 업무 인수자에게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결재를 올렸다.


 서류 작업을 마쳤으니 이제 실제 업무 인수인계가 남았다. 결재 올린 문서를 바탕으로 실제 업무와 관련된 자료와 프로그램 소스에 대해 설명을 했다. 올해 진행 예정인 업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3. 인사담당자 면담

 사직서 결재라인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다. 부서장 결재로 종결 처리되는 경우도 있고 임원의 결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임원 결재를 남겨둔 상황에서 인사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임원 면담과 인사담당자 면담의 순서는 일정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고 했다.


 내 경우 임원 면담 전에 인사담당자 면담을 먼저 진행했다. 인사담당자 면담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이 났다. 퇴사 사유에 대한 질문에 이직이라고 답하자 이직하는 회사가 어딘지 물었다. 이직하는 회사에 대한 대화를 조금 나누고 나서는 현재 회사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고 했다. 약 30분 정도 대화를 나누고 면담을 끝냈다.


4. 임원 면담 

 임원 면담을 하기 전에 모니터에 결재가 완료되었다는 알림 창이 떴다. 면담이 한 번 남기는 했지만 서류상으로는 퇴직을 위한 절차는 끝난 셈이다. 마지막 면담에서도 이전과 동일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했다. 



 모든 퇴사 프로세스를 마치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또다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이직을 결심할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응에 대한 엄청난 스트레스 이상으로 나를 더 성장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다.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인생을 게임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내 앞에는 수많은 종류의 퀘스트가 펼쳐져 있고 그중 마음에 드는 퀘스트를 골라서 목표를 달성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치를 쌓는다. 퀘스트 실패에 대한 좌절감도 있지만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도전하기도 한다.


 이번 이직 퀘스트는 난이도가 아주 높은 편이었다. 이제부터는 또 다른 큰 퀘스트를 선택하고 하위에 있는 서브 퀘스트 목록을 작성한 뒤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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