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리뷰

[책리뷰]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

by 문돌이

카카오 브런치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글이 책으로 나왔다. 이미 책으로 나온 걸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읽게 됐다. 나도 이민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접었다. 저자 부부는 세계여행을 떠나 31개국을 돌며 세계 곳곳의 한국 이민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고, 그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펼쳐냈다. 이민에 대해 알아보면서 결국은 서울이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image0.jpeg


한국을 떠나면 알게 된다. 우리가 얼마나 이 작은 땅덩이에서 경쟁하고 미워하고 시기하고 있는지 말이다. 24p


해외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며 같은 것만 보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수록 일상이 다채롭게 변한다.


휴가는 1년에 45일 정도 나와요. 워킹데이로 9주니까 두 달이 조금 넘는 기간이죠. 40p 프랑스


법정 휴가는 25일이지만 평소 초과근무를 보상휴가 형태로 받는다. 내가 외국계 회사에 다닐 때도 초과근무를 하면 수당이 아니라 대체 휴일을 받았다. 성향의 차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돈보다 휴가가 생기는 게 좋았다. 휴가를 다 쓸 수 있는 분위기인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문득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102p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다가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휴가를 쓰고 국내 여행을 떠나곤 했다. 산이든 바다든 좋은 풍경이 보이는 카페에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앉아 멍하니 있다 보면 그동안 정리하지 못한 마음 주제들이 이때다 싶어 너도나도 자기주장을 내세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투닥거리는 마음 주제들의 이야기를 한참 듣다 보면 조금씩 정리가 된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을 때는 퇴사도 해봤고 아직은 대안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좀 더 머물렀다.


하루는 상사가 술을 안 마실 거면 퇴사해!라고 하기에 그다음 날 사표를 냈어요. 135p


회식 자리가 너무 싫었다. 일하기도 벅찬데 회식자리까지 가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다. 회식에 간다고 내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니까. 단합도 되고 얼마나 좋은 자리냐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아무 준비도 안 하고 그냥 와서 먹고 놀기만 하면 되는 사람에 한해서다. 분명 누군가는 놀고먹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내가 뭘 잘못 만들었다면 그걸 확인하지 못한 상사의 책임이에요. 177p 캐나다


당연한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때가 가끔, 아니 종종 있다. 바쁜 회사에서 관리자가 실무 대신 관리를 하며 돈을 더 많이 받는 이유는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 몰라라 아래 직원의 탓으로 돌리며 외면한다면 실무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 관리자는 왜 그 자리에 앉아있을까?


호주 이민을 추천하지는 않아요.


이민에 대해 무작정 추천하는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신뢰가 갔다. 이민은 현실적으로 고려할 요소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언어와 돈, 영주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image1.jpeg


이민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다. IT 기술이민이면 상대적으로 더 쉽게 영주권을 얻을거라 생각했지만 이민보다는 한국에서 기반을 튼튼하게 하고 여행을 더 자주 가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그 여행은 2박 3일처럼 짧은 일정이 아니라 적어도 여행지를 느긋한 마음으로 돌아다닐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리뷰] 빅데이터 커리어 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