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어 Nov 23. 2020

대만여행, 이제야 추억합니다 03

나 홀로 7박 8일 대만 여행기-2일차 기록, 두 번째

치진섬. 보얼예술특구, 루이펑 야시장


-앞 글에 이어서...-


우여곡절 세발자전거를 대여소에 도로 반납했다. 속도 내서 달려오자, 사장님 왈, 너 이제 잘 ~ 아주 잘 달려~ 그리고는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내 뒤꿈치는 이미 피투성이였다.


사장님께 발이 이렇게 까졌다고, 하소연하니 잠시 기다리라 했다. 사장님은 알코올 솜으로 내 발을 닦은 후,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너무 힘들었던 치진섬의 기억은 사장님의 친절 덕에 좋은 기억으로 남다.


걸레짝이 된 내 신발

오전을 거의 치진섬에서 보냈지만.. 고생한 나머지 입맛이 없어 빙수로 점심을 대신했다

하이즈빙이라고 꽤 유명한 빙수집이 근처에 있었다. 솔직히 특별한 맛은 없었다. 내가 아는 얼은 우유 간 것에 과일을 얹은 것이다. 혼합보다는 망고 빙수를 추천.


하이즈빙 빙수

치진섬 근처에는 영국대사관이 있다. 버스를 타고 금방 갈 수 있다.

영국대사관은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 올라 가면서 더위를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티를 즐길 수 있는 영국 대사관

찻집 앞에 각종 차를 판매하면서 시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올라오느라 몹시 갈증을 느낀 나는 시식한 티가 너무 맛있어 홀린 듯이 찻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같은 걸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이 주었다. 밖 풍경을 보며 먹을 수도 있었지만, 너무 더워 나가서 먹을 수는 없었다.


나가면서 같은 차를 한 통 샀다. 로즈향 나는 차다. 한국에 돌아와서 먹으니... 생각보다 그때만큼 맛있지 않았다. 산 정상에서는 오이도 맛있는 걸 깜박했다. (살짝 원효대사 해골 물 같기도 하고..)


로즈향 나는 아이스티

해가질까 봐 급하게 보얼예술특구로 갔다. 철도길을 지나 가면 보얼예술특구가 나온다. 귀여운 소품 파는 곳들이 꽤 있다. 난 사실 몹시 지쳐있기에, 열정적으로 구경하긴 힘들.


보얼예술특구 진입~

보얼예술특구 끝 쪽에 펑리수 맛집 '써니힐'이 위치해있다. 여기는 입장만 하면, 차와 펑리수를 무료로 시식 가능하다. 나중에 간 타이베이 펑리수 집보다 큰 편. 나 외에도 시식하러 온 사람이 많았다. 참고로 펑리수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내 스타일이었다면, 위에 아이스티처럼 홀린 듯이 샀을 것이다.


써니힐에서 시식할 수 있는 차와 펑리수

옆에는 강이 있어, 해가 지는 모습이 잘 보인다. 나는 더 늦어지기 위해, 아주 해가 지기 전에 출발했다. 시내로 나가기 위해 아래 사진과 같은 차를 타고 갔다. 처음 보는 거라 눈치껏 탑승하고 눈치껏 내렸다.


녹색 노선, Dayi Pier-2, 풍경을 바라보며 이동할 수 있다.

'후덕복' 식당으로 향했다. 맛집이라 그런가 이미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저녁 시간 직전에 와서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원래는 웨이팅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외국인에게는 사진과 함께 있는 메뉴판을 주기 때문에 쉽게 주문할 수 있다. 내가 먹은 건 '훈툰&누들'인데, 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맛있었다. 양념이 적어 보이지만 적절하게 짭조름하다. 가오슝을 가면 후덕복을 꼭 다시 방문할 것이.


누들을 다 먹고, 아이허강으로 향했다. 사실 급하게 아무거나 타고 막 내려서 꽤 돌아서 도착했다. 혼자라 그런지 볼 건 없었다. 맥주 하나 까며 강을 감상해도 좋지만, 음주를 즐기지도 않았고, 편의점에 갔다 와 자리를 잡는 것도 귀찮았다.


귀찮았던 나는.. 편의점보다 먼 루이펑 야시장으로 향했다. 몹시 피곤했지만, 오늘 아니면 갈 수없다는 생각에 몸을 움직였다.


Won-ton in spicy chili sauce noodles

루이펑 야시장은 리우허 야시장보다 크고 사람이 더 많았다. 좁은 골목마다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적은 편이다. 음식 파는 매대가 훨씬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고요했던 아이허와는 달리 새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안 그래도 더운 대만 날씨와 음식 열기 때문에... 에너지보다는 기가 빨릴 수도.


내가 먹은 건 고기 사이에 파가 껴있는 꼬치이다.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건 기다릴 수가 없었고, 파를 좋아했기 때문에 선택했다. 그러나, 고기가 질겨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사람이 없는 건 이유가 있다)


야시장은 아래 사진과 같은 세미 도박장?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이 많았다. 꽤 종류가 다양하고 어린아이들도 즐긴다. 혼자 하기에는 흥이 안 날 것 같아서 안 했는데, 후회가 된다. 혼자 가는 분들도 꼭 한 번씩 해봤으면 좋겠다. 2,3층짜리 우리나라의 큰 오락실과는 다른 재미의 길거리 오락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루이펑 야시장과 꼬치

숙소 근처에서 아메리카노를 샀다. 아아와 함께 과제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를 했다. (과제는 미리미리)


대만의 밤이 그립다. 낮과는 달리, 적당한 여름 날씨의 더위였던 대만의 10월 밤.

그때는 나중에 다시 오리라- 쉽게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다시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훗날, 대만의 밤을 다시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대만 여행, 이제야 추억합니다 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