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정책에 대해서 생각해 보며

공덕역&마포역 인근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을 취식하는 중년을 보고나서

by Mooner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016년 9월 18일 1시즈음 공덕역 족발골목에서 족발을 잘 먹고 인근 쥬시 비슷한 생과일 주스 가게로 자리를 옮겼다. 노닥거리던 중, (주스 가게 앞 건물 입구에서) 어떤 사람이 중국집에서 수거를 할 수 있도록 묶어둔 거 같은 비닐봉지를 풀어 헤치고 그 안에 남아 있는 음식물을 취식 하는 모습을 보았다.


같이 음식을 먹은 친구의 근무지는 공덕역 인근이다. 공덕역, 마포역 지역은 잠실, 분당에 버금가는 중산층 밀집 지역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친구는 그 점에 대해서 일종의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결코 못 사는 지역이 아닌 이 지역에서도 노인들이 폐지와 공병을 더 줍기 위해 경쟁을 하는 모습을 종종 목도하곤,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친구는 보수적이다. 스웨덴과 같은 북유럽이나 캐나다와 같이 재미 없는 천국보다는 한국처럼 재미 있는 지옥을 더 선호한다고 해야할까? 아무쪼록, 세금을 많이 거두어서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빈부 격차는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친구의 지론인 것으로 난 이해 했다. 보수적인 친구 마저 한국의 노인 정책이 실패했다고 한다.


맞다. 한국의 노인 정책은 여러 모로 잘못되었다. 한국의 자살율 세계 1~2위를 다투고 우리가 그토록 인용하기 좋아하는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에서는 어느덧 1위를 차지 했다. 자살율 높다는 이야기야 새삼 스럽게 놀라운 일도 아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유념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노인 자살률이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12/29/20151229004201.html?OutUrl=naver) 노인들은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과는 달리, 정부지자체에서 딱히 복지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산출’될 만한 요소가 없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그들을 돌보면 성인이 되어서 노동 가능 인구에 편입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말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새마을 운동의 주역이라고 공치사를 할 때는 언제고, 필요가 없으면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정말 좀 아니다 싶다. 먹다 남아서 포장한 족발을 드릴까 했으나, 음료를 먹을 당시 족발이 수중에 없기도 했고, 1회성으로 도움을 주는 것보다 비슷한 상황으로 전락할 수 있는 분들을 방지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친구의 말에 족발을 드리지는 않았다.


정글, 밀림처럼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한국 안의 자본주의에서도 돈 없는 노인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 빈곤층 노인들의 삶에 대해서 나 같은 보통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가지게 하면 무언가 더 나은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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