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침은 어디 있어요?

2015년 12월 3일 일기

<쿠시쿠시>라는 떡집이 있어요.

시루떡, 인절미, 절편도 하고 추석엔 송편, 설날엔 떡국떡도 뽑아주는 떡집이에요.

쿠시는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지난달에 그 떡집을 알고는 전화로 주문했더니 이틀 뒤에 배달이 왔는데, 우리는 모두 감동했습니다.

맛도 좋고, 세상에 네팔에 한국 떡집까지 있으니, 와-아, 살 만하다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아침 간식이 해결되어서 행복했습니다.


14.png <린이의 절친 쌈랏 구릉과 함께>



네팔은 아침에 차와 간단한 비스킷, 빵을 먹곤 10시 즈음에 아침밥을 먹습니다.

린이네 어린이집도 11시에 아침밥이 나오는데, 집에서 든든이 먹고 가면 11시 밥맛이 없을 거 같아

뭘 줄까 뭘 줄까 늘 그랬는데, 떡이 떠억 오니 아침 간식이 해결되어 참 좋습니다.

린이는 떡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아침에 눈을 뜨면 린이는 늘 밥, 빵, 떡 이야기부터 합니다.


"떡 주세요, 엄마."

오늘 아침은 떡입니다.

네팔은 실내 난방이 따로 없어 집안이 참 춥네요.

린이를 이불에 돌돌 말아 놓고 떡을 가지러 부엌에 갑니다.

떡을 데워 가면 린이는 초롱초롱 기쁜 웃음을 짓습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조금 있다가 따듯한 봄이 올 거야 린아."

잠시 있다 린이가 묻습니다.

"한국도 추워?"

"응, 한국도 겨울이야."

"아빠가 비행기 타고 슈웅 오면 따듯한 봄이야?"

"응 , 그때는 봄이야."

"따듯 따듯한 봄을 가지고 오는 거야?"

"응 따듯한 봄을 가지고 올 거야."

"비행기는 아주 멋진 일을 하네."


오물오물 떡을 먹는 아이의 표정이 참 행복해 보입니다.


린은 이제 조금씩 아침, 저녁, 밤을 알아갑니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묻습니다.


"엄마, 아직도 아침이야?"

"지금은 밤이야 린아."

"아침은 어디 있어?"

"아침은 오고 있어."


그러다 어느 날 밤 또 생각난 듯 묻습니다.


"엄마, 아침은 어디 있어?"

"응...아침은 달님 뒤에 숨어 있어."


어느 날 아침 린이는 자고 있는 제게 힘차게 말합니다.


"아침이에요 엄마, 일어나세요!"


그리고 커튼을 걷고 말합니다.


"봐 엄마, 해가 밝았어!"


린이가 드디어 아침을 알아버렸습니다.



15.png <룽따가 먼저 맞이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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