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면 좋겠네

빙하에서 나온 공룡과 꿀벌



1. 빙하


빙하가 녹고 있다고 얘기하자 예의 린이 다운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럼 튜브를 준비해서 수영을 해야겠네."


북극곰이 물속에서 먹이를 먹고 올라와 쉴 수 있는 놀이터가 점점 없어지고 어떤 나라는 땅이 바다로 변해 버려 사람들이 살 수 없고 해가 너무 뜨거워 수영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일러주었습니다.

늘 그렇듯 린이는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불쑥 던집니다.


"공룡이 만약 살아 있다면? 엄마, 얼어 있던 공룡이 빙하가 녹는데서 살아 나오면?"


저도 린이를 따라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공룡이 얼마나 힘이 센 지 린이는 만화를 봐서 잘 압니다.



'한 마리면 사람이 이길 수 있어!"


린이는 자신감을 보입니다. 저는 초를 칩니다. "한 마리가 아니라면 린아?"


"미사일이나 로켓으로 이길 수 있어!" 무언지 잘 모르나 강하다고 알고 있는 미사일, 로켓을 들이댑니다.


그 정도로는 공룡이 끄떡도 안 한다고 하자 난감한 기색입니다. 바다에 가도 물 속엔 안 들어가겠다거나 정글이 무서워 안나푸르나에 안 가겠다는 겁 많은 린이가 생각을 길게 합니다. 그리고 짧게 한마디 합니다.


"공룡이랑 친구가 되면 되겠네!"



2. 벌꿀


아침을 많이 먹여도 안 되고 너무 안 먹여도 학교에서 배가 고플 거 같아 좀 신경이 쓰입니다.

여기는 학교 점심시간이 오전 11시입니다. 그래서 아침으로 고구마를 삶을 때도 있고 감자를 삶아 빵 사이에 으깨 넣어 줄 때도 있고 떡국을 가볍게 끓여 줄 때도 있습니다. 이도 저도 여의찮을 땐, 과일을 주거나 빵에 꿀을 발라 주기도 합니다.

린이는 한 방울의 꿀을 무척 좋아합니다. 꿀이 든 병을 거꾸로 들자마자, 꿀을 뜬 숟가락을 치켜 들자마자 입을 크게 벌립니다. 입을 크게 벌린 채 한참을 기다렸다가 똑 떨어지는 그 한 방울의 꿀을 받아 먹는 게 그리 좋은 모양입니다. 꿀은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는데, 오백 그람에 이삼천 원 정도 하는 걸로 봐서는 진짜는 아닐 거 같습니다. 어쨌든 달콤한 그 꿀을 식빵에 고루고루 발라 먹으면 촉촉하니 맛은 있습니다.


어쩌다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사람이 꼭 육고기나 물고기 등 살아있는 동물들을 죽여서 먹어야만 하는가, 하는 오래전부터 가졌고 요즘은 더 자주 생각하는 저의 관심사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린아, 사람이 고기를 꼭 먹어야 될까? 이렇게 사람은 자기 살도 많은데 다른 동물까지 죽여서 먹어야 돼?"

"맛있어서 먹어야 돼."


린이도 고기를 좋아합니다.


"사람은 욕심이 좀 많은 동물 같아. 만약에 공룡이 우리랑 같이 살다가 자기보다 힘이 약한 사람을 잡아먹어버리면?"

"공룡이 우리 엄마를 먹으면?"

"린이가 엉엉 울고 있는데, 공룡이 배가 안 불러서 린이도 잡아먹고... "


이야기를 다시 벌꿀 이야기로 돌렸습니다.


"이 벌꿀 말이야... 린아, 이건 꿀벌들의 먹이잖아.. "

"맞아."

"그런데, 린이가 먹고 있네!"

"맛있으니까!"

"사람들이 맛있다고 벌들의 먹이를 다 먹으면 꽃이 많이 없는 추운 겨울에 꿀벌들은 어떻게 하지..?"


린이는 또 곰곰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마디 합니다.


"그럼 우리가 다 먹지 말고 꿀벌도 먹게 하고 우리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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