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웃에 사는 지인이 고양이가 보고 싶어서 방문했다. 칠월이 아기 때부터 관심 가져주고 고양이 용품도 많이 사다 준 이웃이다.
그동안 칠월이가 얼마나 많이 컸나 궁금해하신 것이다. 그분도 고양이를 너무 키우고 싶지만 사정상 못 키우니 우리 집에서 아기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보며 부러워했다.
오늘 칠월이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인들이 거실에서 자신을 주시하자 칠월이가 얼음이 되었다.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귀는 한껏 올라가 있고 등은 최대한 곶추 세우고 꼬리는 칫솔처럼 털이 한 올 한 올 서서는 다리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칠월이 모습이다.
처음 보았다. 이런 모습은.. 잠깐잠깐 깜짝 놀랄 때 그런 것은 보았는데 꽤 오랫동안 저러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는지 한발짝도 못움직인다. 누가보아도 상당히 경계하고 무서워하는 게 느껴진다. 너무 오래 그러길래 '칠월아'하고 불러서 품에 안아줬다. 꽤 오랫동안 안아줬다.
평소에는 내가 안으려고만 하면 미꾸라지처럼 쓱쓱 빠져나가거나 장난만 치는데 많이 놀라긴 놀랐나 보다. 품에 안겨서는 나에게 완전히 몸을 의지한다.
한참을 안아주니 어느새 잠이 들려해서 칠월이 보금자리로 옮겨주었다.
나는 칠월이를 데려오고 키우면서 칠월이 마음이 항상 궁금했다.
'칠월이가 나를 편안해할까.'
'우리를 경계하는 건 아닐까.'
고양이의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며 언어가 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칠월이를 보며 확실히 알았다. 칠월이는 우리 가족을 편안해한다는 것이다. 지인들이 모두 돌아가고, 남편이 왔을 때도 가까이 있으려 하고 자기를 만지게 놔둔다. 사진 속의 저런 모습은 키우면서 잘 못 보던 모습이다.
안심이 된다. 칠월이가 우리 가족을 편안해하니 좋다. 서투른 모습이어도 잘 적응하는 칠월이가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