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우아함과 강렬함

탱고에 대한 이미지는 우아함과 애잔함이었는데....

by Mooony

어느 분이 글에 탱고 음악에 대해서 "가슴이 뛰는 강렬함"이라는 이미지를 표현하셔서, 내가 가진 탱고의 이미지와 비교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여인의 향기'에서 눈먼 알파치노가 보여주는 탱고에는 절도와 강렬함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탱고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서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얘기하는 장면이 그 장면이다 보니 탱고를 강렬함으로 인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음악에서 반도네온의 흐르는 듯한 선율 속에서 나오는 또는 바이올린의 스타카토 주법은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춤은 전체 한곡이 아니라 가장 임팩트가 있는 한 장면을 찍고 선택함으로 가장 극적인 자세와 형태를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음악이 마찬가지겠지만, 탱고 음악 하나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16마디에 한 번씩 변주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춤을 추면서도 박자를 세며 음악의 변주를 준비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강렬함이라는 것은 탱고에서 어떤 부분일까를 생각해 보면, 급격하게 멈추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과 빠르게 같이 걷는 모습 등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우아함과 애잔함이 주가 아닐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우아함이 주가 되는 이유는 바쁜 걸음보다는 느린 걸음인 경우가 많고, 걸음 중간의 빠우사(영어의 pause의 스페인어)와 중간에 방향 바뀔 때의 전환 등이 천천히 동작을 크게 하면서 음악의 흐름에 따르는 경우에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상대편 파트너와 함께 춰야 하므로 같이 움직일 준비가 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으므로 최대한 상대편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동작들은 느리면서도 엣지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우아함이 강조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음악들에 젖어서 춤을 추는 사람들은 가벼운 걸음보다는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음악 속에 숨겨져 있는 애잔함은 어떻게 표현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황금기의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탱고 음악에 우아함은 이해가 되지만, 그 시대에 애잔함에 대해서 사유하게 됩니다.


탱고 음악의 애잔함은 우아함의 끝에 대한 아쉬움이었지 않을까 추측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시절, 멋진 춤으로 시간을 보내지만, 영원할 수 없는 끝이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애잔함을 품게 되지 않았을까요?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라틴어와 함께 떠오르는 미술사가에 나타나는 "바니타스(vanitas, 공허)" 정물화가 탱고음악의 애잔함이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탱고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에도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그에 더해서,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나 서로 같은 음악 안에서 같은 듯 다르게 움직이는 조화로운 춤에서 그 꿈결 같은 지극한 행복의 순간을 느끼고, 그 순간이 끝나는 아쉬움이 애잔함으로 남을 정도의 한딴따를 출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렇게 춤추면서 느끼는 행복한 기분을 탱고용어로 '꼬라손'이라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이 꼬라손인가, 내가 오늘 꼬라손을 경험한 것인가를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또 이르지 못한 한 딴따를 아쉬워하면서 탱고에 조금씩 빠져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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