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자야지

by 문작가

“조금 더 자야지” 이 말이 얼마나 포근하고 아름다운 말인가. 나른하고, 따뜻하고,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말이기도 하다.


살다 보니, 욕심을 내다보니 잠에 각박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저 잠이 오니 자는 인간을 이해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수준.



도서관이 문을 닫았을, 조금 늦은 저녁에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우연히 찾았을 때. 나는 다음날의 아침을 기대하며 잠에 든다. 하지만 어김없이 꿈에서는 누군가는 날 혼내고, 나는 자책하며 벼랑 끝에 서있다.


잠에서 깨고 나면 이 어려운 꿈들은 나의 이야기 소재 중 하나로 변할 뿐이며, 꿈을 잊기 전에 곧장 친구들에게 내용을 전달한다. 이 스몰토크로 친구들과 재밌게 이야기하면 이 꿈은 그저 그런 꿈이 된다.



배척이라는 단어를 알기 전에는 장황하게 많은 단어들을 쓰며 상황을 표현하기도 했다.


꿈에서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동료에게도, 심지어는 비둘기에도 배척당한다. 항상 도망 다니며, 쫓기고, 눈치를 보면서 한없이 낮아지는 내가 존재한다.

늦은 새벽에 잠이 들어도 이 꿈 덕분에 항상 6시에 언저리쯤 눈을 뜨기도 한다. 재미를 느끼는 감정인지 충격을 느낀 감정인지 헷갈린 채로 메모장을 켜 꿈의 내용을 적곤 한다. 정신이 깨고 나서 메모장을 켰을 때는 보통 긍정적인 꿈은 아니었더라.


새벽 3시, 잠이 들기 싫을 때에는 AM5:30분쯤 울리는 새소리 듣기 위해 억지로 잠을 참는다.

아침의 기운을 얻기 위함이라며 위안을 얻는 척한다.


새벽이 되기 전 잠이 들고, 5시 20분 즈음에 일어나 10분 정도 멍하니 있으면, 알아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시간대에는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도 없으며, 차분한 아침공기와 무언가 희망찬 기운이 마구 셈 솟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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