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미안하고, 늘 고맙다 - 충성
요즘 진짜 사나이를 재밌게 보고 있는데
남자들이 지겹게 하는 얘기가 군대 이야기라 해도
정작 휴가 나와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바람에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나는
진짜 사나이를 통해 ‘내 친구들은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겠구나’라 알 수 있어서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밀려와
첫 번째로는 정말 고마워
매분 매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에 대비하고 훈련하는 군인들에게
정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만약 군인들이 없었더라면 – 이라는 상황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 같아
그래서 그렇게 나라를 지키려 짧은 인생의 긴 시간을 바치는 군인들에게
정말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두 번째로는 미안해
TV에서야 더 멋진 모습들을 더 재미있게 포장해서 내보내지만
정작 군에서의 생활은 예능에서 보이는 것처럼 재밌고 신나지 않을 거란 건 알고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에 그렇게 혼나고 터지고 배우고 뛰고 훈련하고
틀에 맞춰 갇힌 듯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젊을 때, 하고 싶은 게 참 많을 나이에 그렇게 군에서 긴 시간을 보내준다는 너네의 약속이
고마운 만큼 또 미안하다
대한민국 사나이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2년이란 청춘을 반납하고는
오늘도 힘든 훈련을 마치고 있을 모습에
학교가 전쟁터라며 컴퓨터 앞에 책을 들고 펜을 잡고 공부하는 나의 모습이
그에 비해서는 너무 편안해 보여서
그래서 참 미안하다
세 번째로는 너무 든든하고 안심이 된다
고생하라는 말이 미안할 만큼 힘들 테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너네의 힘든 고생 덕분에 오늘도 우리는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 가족들을 다 두고 나 홀로 일 년 가까운 시기를 외국에서 보낼 때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일 때도 있거든
이번에 북한이 도발할까 조마조마하게 볼 때도
우리야 이 먼 미국에 있으니 강의 중에 북한에 관해 토론을 하지만
정작 무슨 일이 생긴다면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떠올릴 때
참 초조하고 불안하고, 한국에 있어도 될까 - 라는 걱정도 참 많이 들었는데
그런 내가 그렇게 힘든 훈련을 하는 너희를 보면서
마음이 참 많이 놓여 너무 든든하다
멀리서 학생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내가
잠깐 그 책임을 내려놓고 나라를 지키고 있는 너와 모든 군인에게
내 가족과 친구들을 지켜주어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지켜주어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또 고마워
최근에 가장 마음 아팠던 말은
진짜 사나이를 재밌게 보고선 군대 친구들하고는 잘 지내냐는 나의 물음에
친구는 무슨, 그저 선임들과 후임들일 뿐이라고 돌아온 네 대답이었어
TV에 내보내 지는 게 어느 정도 포장된 현실이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나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소중한 친구 관계로 발전하면 좋을 텐데...
그래서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하나님이 보내신 그곳에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중한 인연들을 맺을 수 있는 네가 되기를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강한 군인들과 최첨단 기술 뒤에
든든하게 지켜주시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늘 기도 속에 깨어있기를 바란다
미안하고, 정말 고마워
2013년 6월 3일
충성!
#현충일 #감사하단말로는부족하지만 #감사합니다 #모든군인에게
글. 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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