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요일은 쉽니다 Jul 05. 2016

그 좋은 사람

그 좋은 사람, 내가 다시 하면 안 될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은 알던

마지막일 것만 같던 그 대화 속에서

인사를 해야 하는데

내가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고마워, 전부 다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지내고, 늘 건강하고”


사실 내가

우리의 마지막 대화에서

정말 해주고 싶었던 말은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무른 채로 있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오늘도 또 그 자리에 머무른 채로 있는데


그 좋은 사람

내가 다시 하면 안 될까’


그런 말이었는데 말이죠



근데 나는

그 말 하나도 하지 못하고

마음 정리를 못 했다는 그 사람의 말에

그러나 돌아오겠다는 말은 없던 그 사람의 말에

그 애매함에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고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

당신도 훌훌 털어내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만 하고 왔으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그 자리에 머무른 채

그리운 마음을

삼키고,

또 삼켜 내고,

다시 삼키고,

그렇게 삼켜내면서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매거진의 이전글 너와 나를 사진에 담아내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