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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어찌

마음에 담아두어야 하는지

by 일요일은 쉽니다


사전에서 무얼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하루 가고 이틀 가고

열흘 가고 한 달 가고

세월도 유수같이

그리움도 흐르는구나”


相遇偶然, 離別必然

즉, 만나는 것은 우연이고,

이별하는 것은 필연이다



“갈까부다 갈까부다

임따라서 갈까부다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 맞는 말이자,

참 슬픈 말인 거 같아서


“행궁견월 상심색허니

달만 비춰도 임의 생각

야우문령 단장성의

비만 와도 임의 생각

천리라도 따라가고

만리라도 갈까부다”


만남과 이별, 우연과 필연

따로 떼어놓고 한참을 보다가

만남과 우연, 이별과 필연

또 따로 붙여놓고 한참을 보다가



“바람도 쉬여 넘고

구름도 쉬여 넘는

우리 님이 계신 곳은

무슨 물이 막혔길래

이다지도 못 보는고”


붓으로 칠한 도화지 위에

물이 흐르면 물감이 다 번지듯이

우연으로 만나, 필연으로 헤어진

한가득 남기고 간 그리움을 어찌

마음에 담아두어야 하는지


“천리라도 따라가고

만리라도 갈까부다

갈까부다 갈까부다

임따라서 갈까부다”


그리움을 어찌

마음에 담아두어야 하는지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를 말아라”


그리움을 어찌

마음에 담아두어야 하는지


IMG_20160901_155857.jpg




Reference. “이별가 (얼음연못),” 두 번째 달

https://www.youtube.com/watch?v=lWi5EnOg1Mw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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