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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Sep 17. 2016

떠나간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더라면

“다시 당신을 사랑할 기회가 생긴다 해도 사랑하지 않겠습니다”



“일 년 전에 연락드렸었네요

그때 헤어지고 너무 힘들어서 연락 드렸었는데

어떡하죠,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어요


사실 요즘에도 그 사람 생각에 머무르게 되면서

혹시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는데

우연히 들려온 소식에 그 친구는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고 하네요

옛 연인은 새로운 사람이 생겨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에

제가 너무 미련하고 바보 같은데 어떡해야 하죠...”


“너무 속상하고 힘드실 거 같아요

내 것인 줄 알았는데 내 것이 아닌 것을 받아들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도 그걸 받아들이기까지 너무 힘이 들었고…


그 일을 다 지난 입장에서 보면

아, 그때 그 사람 내 사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정말 너무 다행이다

날 떠나는 사람 말고 날 아껴주는 사람 만나게 돼서 너무 다행이다 싶은데

그때는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너는 내 마음 몰라서 그런 말 한다고

말도 잘 안 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있죠, 살아보니 정말 그래요

내가 겪어보니 정말 진심이에요

때가 돼서 자신의 사람을 만나고 난 후에는

아, 그때 그 사람을 떠나 보낼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지금 이 사람하고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싶을 거예요

정말로요”


김재진 시인의 “마지막 편지”라는 시에

그렇게 쓰여 있더군요


“다시 당신을 사랑할 기회가 생긴다 해도

사랑하지 않겠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한 번뿐,

더 이상의 사랑은 내게 무의미한 반복입니다”


처음 듣는 메시지라, 더욱 신선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놀랐던 거 같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한 번뿐

더 이상의 사랑은 무의미한 반복”이라고 말하는 주장에

결국 그날 저녁, 저 또한 설득이 되었더라죠


믿어요, 나는

떠날 사람은 결국 떠나고, 만날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된다는 걸

시간이 더디더라도

상황이 깜깜하더라도

떠나간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더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제는 나의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를 가꾸고, 때를 기다리면 됩니다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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