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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Sep 22. 2016

묻고 싶었어

새로운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 더욱 그 사람 생각이 나지 않느냐고



“네 연락을 받고, 네 문자를 읽으며

참 힘들었겠다, 마음이 짠했어...

아리고 쓰리고, 상처 난 곳에 소금 뿌리듯

다시 상처 난 아픔이 네 마음에 찾아오지는 않았을까

덧입혀진 상처라, 행여나 더 쓰리지는 않았을까…


늘 그랬던 거 같아

용기 내어 나만의 공간 속에서 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면

인연이라는 게 늘 그렇듯

참 어렵고, 복잡하고, 묘한 것이기 때문에


옛사람이 있다간 빈자리에

허무함, 허전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밀려올 때마다

그럴 때마다 떠나간 사람을 다시 그리워하고, 더 그리워하고…



묻고 싶었어

새로운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

더욱 그 사람 생각이 나지 않느냐고

나는 늘 그랬거든, 6년 반이 넘는 그 시간 동안 언제나


그래서 그때는 생각했었지

너에게 그 친구와 같은 존재의 나의 사람을

두고두고 잊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러면 어떡하지…


글쎄, 무어라 해주면 너에게 위로가 될까

무어라 해줘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두고두고 잊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 마음이 점점 따뜻했던 그리움으로 변해갈 수도 있다는 것?

혹은 이번에 그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조금씩 용기를 내다보면

오래전부터 네 사람으로 너를 만나길 기다려온 사람과 결국은 마주치게 될 거라는 것?

아니면 지금까지 스쳐 간 인연들 중, 인연이 아니었던 게 아니라

그저 타이밍이 아니었던 거일 수도 있다는 것?

그도 아니면 주위에 좋은 친구로 오래 자리 잡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 그보다 조금 더 특별한 사이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

(내 짝은 남자 사람 친구 10명 중에서 만나게 된다고 들었던 말처럼 말이야)



근데 그 모든 진실보다 사실, 내가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은

이 과정이 두 번은 절대 하지 못할 만큼 어려울 거고,

그리고 어려워도 괜찮다는 거야


지금 네가 머물고 있는 그 아픔이 너를 더 성숙하게 해주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은 너무 아픈 거니까

이 과정이 어려울 거라는 것

그리고 어려워도 괜찮다는 것


또 이 모든 게 다

진심이라는 것


희원아,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내가 알아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늘 기도할게


2016년 9월

함께 했던 곳에서

너에게”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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