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옆에 가득하기를, 또 네가 그의 옆에 가득하기를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인연이 많아지더라
필요로 의해 이어지게 되는 - 그런 인연
“잘 지냈어?” 뒤에 “근데”가 따라오는
그런 인연들 말이야
처음 몇 번은 되게 씁쓸하다가
익숙해지기 전에는 오랜만에 오는 연락은 괜히 낯가리게 되다가
그 과정에서 나도 누군가에게 똑같이 필요로 의해 말을 건네고
그렇게 무뎌지고, 또 무뎌지고
적당히 하게 되는 - 적당한 유지
아마 취업하고 나서 제일 많지 않았나 싶다
“축하해! 근데 거기 들어갈 때...”
“오랜만이다. 근데 서류는...”
“아, 사실 내가 이번에 너희 회사에서 면접을 보게 됐는데...”
처음에는 괜히 속상하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질 거야
무뎌지기도 하고, 당연하게 되기도 하고
또 여기, 비밀 하나
가끔은 너도 똑같이 하게 되고
그래서 사람 인연은 다 그런 줄 알았어
나이가 들수록 결국 필요로 의해 유지되는 관계들이
하나둘씩 점령하다 남게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
그게 아니더라
어느 나이 든 상관없이
정말 소중한 사람들은 조용히, 또 묵묵히 곁을 지켜주더라고
그리고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이제 본질적인 알맹이를 깨닫고 보게 되는 능력이 생겨서
보일 거야, 네 눈에도
네 옆에 있는 사람이 네 옆에 있을 때 얼마나 소중한지
보일 거야, 너에게도
내가 잘될 때 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사람에게 고마워서,
너무 고마워서 꼭 잘돼서 보답하고 싶은
그런 사람들이 생길 거야
이것만 기억하면 돼, 여기 비밀 둘
가장 중요한 건
너 먼저 그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걸
네 옆에 가득하기를
또 네가 그의 옆에 가득하기를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