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마녀식당으로 오시길
"윤기는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만으로도 손가락을 잃은 대가는 충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하의 나쁜 놈일세, 우리 딸을 속상하게 하고. 말만 해. 엄마는 우리 딸 속상하게 하는 놈은 백번이든 죽여줄 수 있어. 너를 위해서라면 엄마는 그놈 끌어안고 불구덩이에도 떨어질 수 있는데, 뭔들 못 하겠어."
"뭘 한들 내 맘이 풀리겠니. 그래도 이제는 예전만큼 밉지는 않아.
그냥 옛날 생각나면 그땐 그랬지, 하면서 한 번 더 약 올리고.
그러면서 미움도 하나씩 지워가는 거야."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마녀식당은 존재한다."
"세상에 아물지 않는 상처는 없다."
"'그런데 오빠, 그거 알아요?' 효식이 되물었다. '뭘?'
연옥의 얼굴이 단풍처럼 붉어져 있었다. '오빠가 내 첫사랑이었던 거.'"
"'꼬마, 그런데 왜 하필 진 곁에 있고 싶다는 소원을 비는 거지?
원한다면 진이 너와 사랑에 빠지게 해 줄 수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누나의 사랑을 얻고 싶진 않아요. 그건 가짜 사랑이니까요.
저는 정정당당하게 누나의 마음을 얻을 거예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저는 겨우 17살이잖아요?
기다릴 시간은 충분해요.'
마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래, 그게 바로 진짜 사랑이지.'"
"'자퇴? 적응을 못 해서가 아니야. 결단력과 용기가 있는 거지.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지켜낼 용기와 그것을 실행에 옮길 결단력. 난 그렇게 생각한다.'"
"'만에 하나 부모님이 네게 힘이 되어주시지 않는다 해도, 세상은 너의 편이라는 걸 기억해.'"
"'고생 많았죠. 처음에 한 이 년간은 울지 않은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나도 점차 요령이 생기고 적응이 되더라고요. 우는 날하고 웃는 날이 비슷해지더니
나중엔 웃는 날이 더 많아졌어요. 엄마 때문에요.
지금 떠올려보면 그때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지고 볶고 싸워도 엄마랑 있던 시간이요.
지금도 가끔씩 엄마 냄새가 그립고, 나 보면서 방긋방긋 웃던 엄마 얼굴도 그립고...'"
"'몸이 아픈 것만 아픈 거니, 마음이 아픈 것도 아픈 거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가슴이 아련히 아파왔다.
엄마를 사랑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 마음이 아팠다.
'엄마, 엄마는 내가 사는 세상 그 자체야. 엄마한테는 사랑한다는 말도 부족해.'
'그래, 알아. 그런데 말이지, 자식이 아무리 제 부모를 사랑해도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것에는 못 미치는 법이야. 그리고 그건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마찬가지고.'
'엄마가 아무리 그래도 난 아빠가 싫어.'
'왜?'
'나, 아빠가 엄마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기억해. 엄마를 때리고 욕하고...
게다가 아빠는 엄마한테 여자로서 큰 상처를 줬잖아.'
'상처? 받았지 물론. 온몸을 가르듯 아팠지.
그런데 말이야, 진아.'
엄마는 말을 멈추고 몸을 돌려 진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었다.
'세상에 아물지 않는 상처는 없어.'
세상에 아물지 않는 상처는 없다. 어째서인지 그 말이 자장가처럼 진을 편안히 감싸주었다."
"행복한 가정이야말로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