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아주 조금만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지우개가 달린,
가지 말라고 했다가,
필요하다고 했다가,
왜 여기 있냐고 했다가,
여기가 네 원래 자리라고 했다가,
잘 끊어지지 않아 늘어지는 가래침처럼,
토악질 뒤 늘어지는 위액 섞인 침처럼, 내가,
가라고 했다, 남의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 그러자,
무슨 일본 무사처럼 자기를 잘라내놓고선,
지우개는 서성이는 듯했다,
나는 그냥 뒀다,
라고 볼펜으로 썼었나?
시작부터 잘못된 걸지도 모른다, 그것은,
지우개 잘린 연필 같은 것이었을지도,
연필 잘린 지우개 같은 것이었을지도,
볼펜에 달린 지우개 같은 것이었을지도,
요즘은 지울 수 있는 볼펜도 나온다는데,
그게 뭐지?
당최 뭘 알아야 쓰지,
나,
원,
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