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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ournal Oct 09. 2023

오늘은 유난히도 마음이 부대끼는 하루였다

오늘 나의 이야기

  오늘은 마음이 유난히도 부대끼는 날이었다.


  가을이 되었음을 직감할 무렵부터 이어진 경미한 우울감이 요 근래 지속되었다. 그러니까, 최근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마음이 가라앉는 때가 많았다. 


- 날씨 때문일까, 

-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사실이 명백히 느껴지는 이 시기, 가을이라는 계절의 특성때문일까, 

- 새로운 이들과의 접촉에서 느껴지는 어린 시절 나의 결핍이 아프게 다가와서일까, 

- 여전히 어디에도 발 붙이지 못하고 부유하는 느낌 때문일까,

- 이제는 빼도박도 못할 서른 후반이라는 압박감 때문일까,

- 생산적인 활동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듯한 느낌 때문일까,

- 일이나 무언가 들어차있지 않으면 늘 무료함을 버티고 버티는 느낌으로 하루하루 뻔하게 이어지는 일상을 그저 어쩔 수 없이 견뎌내는 느낌이 너무나 오래 지속된 데서 기인학 무력감 때문일까,

- 아주 최근에는, 갑작스러운 팔레스타인의 기습으로 민간인이 학살당하는 장면을 실시간을 목도하며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유한함과 허망함에 대해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죽음의 충동(타나토스)가 강하게 발현되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등등 이러 저러한 여러 가설을 제시해보고 살펴보지만, 그 모든 것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그 어떤 것도 적절한 답이 아닌 것만 같기도 하다.


  문득 나에게 '재미'라는 것이, '새로움'이라는 것이, '과감함'과 '도전'과 '끈기'있게 무언가 도전하고 성취해나가는 경험이, 너무나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거의 평생에 걸쳐 거의 없었던 것만 같다는 이상한 생각에까지 당도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어쩌면 dysthymic한 상태로 아주 오랫동안 살아오고 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상담이든 약물치료든 무언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어찌 되었건 아무래도 좋은 마음 상태는 아닌 게 확실한 듯 하네.


  그냥 이런 때도 있는거지 지켜보면 되는것인지, 아니면 무엇 때문인지 명백하진 않더라도 소진되어 가고 있는 나의 마음을, 그 안에 응어리진 슬픔을 돌아보고 깊이 다루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일단은 딱 이 정도에서 멈춰 보려 한다. 마음의 고통이 괴로움으로까지는 번져나가지 않도록... 비록 지금 슬픔이 심장 끝까지 올라와 찰랑거리는 것 같고, 스멀스멀 답답함이 밀려 들며, 부유하는 갈피를 못 잡는 마음이 산란하게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긴 하지만, 


  그저 '지금 내 마음이 그렇구나' 생각하며 그냥 이대로 지켜 보기로 한다.


  내가 평안하기를

  내가 스스로를 위로해줄 수 있기를

  내가 조금 더 행복해지는 방안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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