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라는 선을 기준으로 쓱 접자.
깨어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추구했던 가치들이다. 이 가치들은 나를 성장시켰다. 즐겁게 해 주었고 행복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가 건강할 때만 가능하다. 그리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종류와 분량이 소화가능한 범위여야 한다. 성장과 즐거움과 행복을 무한히 추구하다 보면 건강은 나빠지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종류와 분량이 꾸준히 증가하여 결국 체하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하루를 15분 단위로 나누어 한 시간에 4가지씩 처리를 할 수 있다. 이론상 가능한 말이다. 업무시간 8시간을 15분 단위로 나누면 32가지 일을 할 수 있다. 32가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자. 실제는 12개 넘기가 쉽지 않다. 힘들게 짠 계획은 2~3번째 할 일에서 실패하기 시작한다. 절반도 못 채운 체크박스는 나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무조건적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바쁜 게 좋은 거라고는 하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알찬 경험과 의미 있는 결과다. 실패하더라도 완수를 목표로 진행해야 밀도 있는 경험이 쌓이고 다음 액션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긴다. 의미 있게 바빠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 일을 완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마감'이다. 마감이 없으면 끝이라는 개념도 없고 시작해야 할 의무도 없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은 '마감'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의 마감일을 정하는 것이 완수의 시작이다.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일의 경우 마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만드는 일은 마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멋진 기타리스트가 되겠다라든가 담배를 끊겠다거나 하는 희망사항이 희망사항으로 끝나는 이유는 마감이 없기 때문이다. 캘린더 앱을 켜고 마감을 설정하자.
시작시점을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너무나 원대한 일이라 미루고 싶다면 마냥 미루지 말고 시작일을 정하는 방식으로 미루자. 캘린더 앱을 켜고 시작일을 설정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떠오른다면 메모도 남겨 놓자. 이 방식을 쓰면 '언젠가'하겠다는 희망사항이 '시작'과 '끝'이 있는 프로젝트가 된다. 이루고자 하는 일의 크기와 종류, 특성에 따라 하루 만에 끝내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3개월간 진행할 수도 있다.
마감과 시작점을 정하고 그 사이에 중요 마일스톤을 일정으로 등록한다. 그러고 나서는 마감과 시작점을 기준으로 시간을 접어버린다. 접었다면 그 일은 잊어버린다. '그 일은 일단 접어두자.'라는 표현과 딱 들어맞는다. 잊어도 된다. 왜냐하면 아직 시작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해야 하는 시점. 시작점이 왔을 때 펼쳐서 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현재를 살 수 있다.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있다. 캘박(캘린더에 박아놓기)했으니깐 말이다.
특별한 프로젝트가 없는 데 짧게라도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다면,
당장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하는 일을 하면 된다. 말은 쉽다.
그러나 당장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알차게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로 미뤄지거나 엉뚱한 일에 휘말려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망설이거나 휩쓸리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아래와 같이 해보자.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메모지에 적고 하나 고르자.
만약 못 고르겠다면 연필을 굴리거나 연필을 돌려서 하나 고른다.
그리고 카운트 다운을 한다.
3!
2!
1!
그리고 벌떡 일어나 그 일을 시작한다.
중요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시간과 뜸 들일 필요 없는 일에 쓰는 시간을 3초짜리 찰나로 접는 요령이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휴식.
시작과 마감의 선을 그리고 그 사이를 '접어' 잠시 놓아두자.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딱 하나를 골라
3초 안에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