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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영 Sep 22. 2016

채용담당자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뭘까?

자소서 읽어주는 남자 #3. 자소서 속 단어들, 알고 쓰자!



                   "사실 거의 비슷한 단어의 연속이라 대다수의 자소서를 파악하는데 3분도 채 걸리지 않아요."




뭐라고? 

내가 간 밤에 그렇게 공을 들여 쓴 자소서를 읽는데 3분 밖에 걸리지 않는단 말야? 

응. 애석하고 화가 나는 일이지만 이건 진실이야.

한 취업포털 담당자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가 지원서를 검토하는 시간은 평균 3분, 짧게는 1분이라고 해.

사실상 이게 좋은 자소서인지 괜찮은 자소서인지를 구분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지.

신문기사 바로보기 링크 )





채용담당자가 거부감을 가지는 단어가 있다고? 



그런데 좀 더 재미난 분석자료가 있어. 

한 인재관리 연구소에서 100대 기업 인사담당자 30명을 대상으로 FGI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읽기 싫은 자소서 유형 중 '특정 단어가 반복되는 자소서'가 3위에 올랐어. 

(1위는 복사+붙여넣기한 자소서, 2위는 오타 및 분량 부족 등 성의 없이 작성된 자소서라고 해)


일단 우리는 자소서를 성심성의껏 쓴다는 전제하에 1,2위의 내용은 제쳐두고 

오늘은 '특정 단어가 반복되는 자소서'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구. 


오늘 자꾸 통계 얘기를 하게 되는데, 실제로 한 기업에서 하반기 채용 때 접수된 자소서의 분석을 의뢰했대.

지원자가 총 4,000 명 정도 되었는데, 분석해보니 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어.

바로 특정 단어가 지원자 한 명당 평균 3.8번 쓰인걸 발견했다는 거지. 

(물론 여기서 말하는 특정 단어는 '저는', '귀사의' 등의 의미 없는 단어는 배제한 것이겠지?)


그 단어가 뭘까? 

바로 '열정'이라는 단어였어. 

자소서 한 개당 평균 3.8번이 쓰인 거니까 채용 담당자들이 4,000명의 자소서를 모두 읽었다는 가정하에

단순 계산만 해도 15,000 번 이상 '열정'이란 단어를 마주하게 된 거지. 

이게 얼마냐 무서운 수치냐고?

누군가 우리 귀에 대고 1초에 한 번씩 '열정'이란 단어를 말한다고 생각해보면 쉬지 않고 무려 약 4시간 10분 간 들어야 하는 분량이야. 

이제..... 감이오지?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있을거야.

아니 그럼 '열정'처럼 중요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인가? 

꼭 그렇지는 않아. 대신 효과적으로 정말 필요할 때 사용하자는 말이지.


하긴 말이야 쉽지, 그렇게 해야하는 걸 누가 몰라서 안하겠어?

그러니 우리 지금부터 자소서 속 효과적인 단어 배열에 대해 한 번 자세하게 알아보자구!





같은 단어라도 잘 쓰면 약이 된다. 



1) 동일한 의미를 가진 유사어로 대체하자 (단어 마인드맵 그리기)


사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어. 이건 비단 자소서 속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거든.

잘 쓰여진 수필이나 신문 사설 등을 봐도 계속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어. 

처음에 한 번 그 단어를 사용했다면 다음에 오는 문장이나 이어지는 단락에서는 유사한 의미를 가진 다른 단어로 대체해서 쓰는 경우가 많거든. 


잘 생각해봐. 우리가 표현하려고 하는 건 '지원하려는 회사, 특정 직무에 대한 관심'이거나,

혹은 '평소 활달하고 소속된 집단에 강한 애정을 느끼는 내 성격' 같은 것들이잖아.

그러니 자소서를 작성하기 전에 먼저 마인드맵을 그린 다음 내가 강조하고 싶은 애티튜드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여러개 가지치기 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ex. 단어 마인드맵 예시 




2) 추상적인 단어 앞에 구체적인 수식어 붙이기 


굳이 꼭 그 단어를 쓰고 싶다면! 그리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아.

바로 추상적인 표현 앞에 수식어를 붙여서 구체적인 단어로 탈바꿈시키는 거지. 


바로 예를 들어보자. 

'열정'이라고해서 다 같은 '열정'일까? 아니지. 그건 내가 어떻게 '열정'이란 단어를 규정하느냐에 달렸어.

 자소서에 '저는 평소에 열정이 넘치는 성격입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과,

'OO을 향한 저의 열정은 냄비보다는 뚝배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끓어오르다 식어버리고 마는 사람보다는 한 가지를 해도 우직하게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되자고 늘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180도 다르거니까 말야. 


즉, 아무리 흔한 단어라고 해도 채용담당자의 입장에서 

'아, 이 친구는 '도전 정신'이라는 걸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 친구는 '진심'이라는 가치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네?' 라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건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되거든. 





채용담당자들이 들려주는 뒷 이야기들 



자, 이제 자기소개서에 담을 단어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어떤 센스가 필요한지 조금은 알겠지?

그럼 오늘 자소서 속 '단어' 이야기가 나온만큼, 이에 집중해서 몇 가지 팁을 한 번 정리해보자구!


a. '귀사'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딱딱해보일 수 있으므로 차라리 해당 기업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자.

b. '저는'이라는 단어는 문장의 시작 정도에만 있어도 무방하다. 매 문장마다 남발하지 말자.

c. '~ 라고 생각합니다.'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문장을 끝내면 자소서 전체가 애매해진다.

d. '~ 같습니다.'도 마찬가지. 문장이 매번 똑같은 표현으로 끝나지 않게 주의하자.

e. 영어표현, 고사성어, 자신만 아는 명언들을 남용하면 집중력을 흐릴 수 있으므로 적절히 사용하자.



자기소개서 첨삭을 하다보면 참 좋은 내용과 컨텐츠를 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달방식이 아쉬운 경우가 많아. 그러니 특히 글자수 제한이 타이트한 자소서라면 최대한 문장을 간결하게 압축하고 핵심적인 단어들만 강조해서 채용담당자에게 명확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해!


자,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긴 자소서를 써내려 갔다면, 그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 다듬고 또 다듬는 데 집중해보자. 자소서는 '덜어냄의 미학'이라는 거 잊지말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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