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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Jul 15. 2021

32살 늦은 취준을 하며 느끼는 것들

(feat. 스스로를 믿어야함)


 300 버는 직장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때문이다.  3 정도 의역하면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마음을 지키기 어렵다' 말이다.아무튼 지금 쓰는 글은 챌린저스 블로그 글쓰기 챌린지 ,  요즘 느끼는 생각들을 적는다.


1. 많은 이들이 하는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제때 대학에 들어가긴 했다. 그러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에듀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후 예비창업 기간을 포함해 약 6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경제적 자유를 이뤘으면~~ 좋았겠지만 너무 오랜 시간동안 몰입해있던 것 같다. 의미있는 경험이었고 정말 많이 배웠다. (그래도 공부 좀 더 할 걸 그랬네.) 27살 10월에 군대를 갔다. 대학을 아직 졸업하지 않은 채였다.


돌아와보니 이미 취업해서 달리고 있는 주변인들이 보였다.나도 대학을 다시 다니고, 스타트업 창업에 참여하고, 단행본을 쓰면서 아주 놀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는 기업 입장에서는 아득한 길을 갔다가 다시 궤도로 돌아온 케이스다. 내 경우 스스로 '뭘 잘하는지'는 아는데, 분업화된 현대 기업 환경에서는 '특화'되어 있지 않다.


차곡 차곡 커리어가 쌓이는 것은 취업/HR 시장에서 아주 가치가 있다.(이직에서 첫 직장이 큰 회사라는 게 가지는 메리트는 매우 크다. 대기업 가려는 이유가 있구나 싶다.) 특히 특정 직무에서 '연차' 먹는다는 건 아주 의미가 크다. 고로 요즘 제일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은 '내가 잘하는 것을 기업 직무에 맞춰서 규격화'하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대기업에서 특정 직군에서 연차를 먹으면 스타트가 좋다는 말임)


2. 기업은 머리가 크면 싫어한다. 에고(자아)를 깎아라.

사과를 잘 깎는다.

같이 창업을 했던 친구 둘은 우리 사업을 끝낼 때 즈음, '일단 직장'에 들어가는 선택을 했다.(내가 군대에 있던 27~29살때 일이다.) 당시 친구들이 간 곳은 일반적인 직장은 아니었고, 1) 새로운 산업에 2) 새로운 회사들이었다. 나름대로 리스크가 있었지만 다행히 해당 산업이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얼마전 물어보니 사실 둘다 '대기업에 갈 정도의 준비'는 안되어 있었다고 했다.)


아무튼 친구 한 명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재직 중인 회사에서 팀장이 됐고, 다른 친구 한 명은 2년반 동안 다니다 퇴사 후 자기 프로젝트를 빌딩해서 얼마전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일단 2~3년을 한 곳에서 존버했다는 것. 반등 기회를 찾았다는 것. 내가 취업하려는 이유도 같다. 지금은 어떤 선택을 하든 '안정'을 어느정도 필요로 한다.


그런데 32살쯤 되면 중견이상에서 일반적인 '신입'이 되기가 어려워진다. 기본적으로 그정도 되는 기업은 상명하복문화가 강한데 '나이'가 많고, 직급이 낮은 사람은 껄끄러울 수 있는 탓이다. 물론 특유의 절박함 때문에 '중고신입'으로 뽑아서 요긴히 잘 쓰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자면 꽤나 '자기'를 버려야한다. 나처럼 창업을 했었고, 책까지 냈던 이상한 경험(?)을 한 경우, 기업은 일단 경계하게 된다.(기업 관계자분들 저는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이에요 진짜임.)


대충 금융 상품 설계는 전문가 페르소나


그런 이유로 요즘은 서류에서 '같이 일하기에 좋은' 캐릭터처럼 보이게 바꾸고 있다. (면접가면 더 그렇게 해야겠어요.)


3. 기술과 외국어는 배워두면 매우 좋다.

먼저 하나마나한 얘기를 하자면, 무엇이 가치가 있다는 건 1) '널리 필요하거나'(코딩), 2) '특수하게 아주 필요하거나'(코딩, 수타면 뽑기) 인 경우가 많다.


코딩은 둘다에 해당한다. 활용되는 범위가 매우 넓어 어느 산업에나 갈 수 있는데, 어느 수준에 이르게 되면 '매우 환금성이 높은' 기술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코딩을 배운다. 아름다운 일이다. (다만 모두가 코딩에 맞는지는 알 수 없다.)


반면, 나같은 문돌이들은 기술이 얇고 넓게 퍼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내가 가진 스킬 중 가장 환금성이 높은 것이 '정부 사업계획서 쓰기' 같은 것인데, 이는 너무 쓰이는 분야가 좁다. 게다가 빌딩한 프로젝트에 비례해서 성과로 인정되므로 기본적으로 회사가 커야한다.(상위 범주로는 사업개발이라는 분야가 있다.)


우리 문돌이들이 제너럴리스트로서 희소해지자면 1) 관계를 활용한 능력이 좋고  2) 논리와 개념어를 명료히 써야 하고, 부가적으로 3) 외국어를 잘해서 해외와도 잘 일할 수 있으면 더 좋다,


1)과 2)는 성취한 프로젝트로 검증되는 거라 결국 내가 몸담은 직장이 잘되면 나도 잘되는 거다.(가령 내 창업들이 엑시트를 했다던가..) 나의 경우 20대 때 남들이 3) 외국어 공부할 때 솔직히 열심히 안했다.(스타트로 지난주부터 토익학원 다니는 중)


번외. 스스로를 믿자.

아무튼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상당히 자기객관화를 많이 하게 됐다.


대충 포폴 내 자기소개 표지임.

이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 18년 7월의 내가 전역하고 다시 대학에 돌아갈 생각을 하고 묵묵히 글을 썼던 것처럼, 다시 그 시기가 온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어딜가서든 못할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내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안한다,

왜냐하면 나는 날 믿는 나를 믿기 때문에.


p.s 2018년 7월에 썼던 글

https://brunch.co.kr/@moonlover/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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