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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Jul 03. 2022

88년생, 무일푼으로 3년 안에 2억을 벌기까지

(feat. 형과의 통화)


오랜만에 형과 전화를 했다.

내 형이 누구냐

진짜 이상한 사람이다.


놀라울 정도로 자기 확신이 있고, 마치 한 때의 이명박처럼 "이것저것 다해본" 사람이다.

뭘 해봤냐고? 지난 5년간 일대기 짧게 요약

1) 공대를 졸업하고
2) 엘리베이터 회사에 사원으로 있다가 자기보다 몇 달 먼저 온 선임이 '갑질' 하는 것을 보고 퇴사 한후
3) 택배 기사가 되려고 탑차를 샀다가('빚'됨.)
4) 배달기사가 더 돈을 잘번다는 것을 깨닫고
5) 배달기사로 일하다가 돈 모아 배달 대행 사장이 됐었다가
6) 최근 N개 지점을 매각하고
7) 배달 전문 프랜차이즈 구상 중
출처 - 형 -


한 마디로 이상한 사람이다.

아직 나아가는 여정 중이지만,  그래도 누구 도움 없이 나름 성공적인 가정을 이뤘다.

(형수와 아들이 돈 쓰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게 하자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아무튼 이 아저씨와 통화하다보니 뭔가 나 스스로에 대해 객관화가 되는 느낌이 있었다.

아저씨가 말하길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 (나 역시도 그랬다.) 이 아저씨 지론인즉, 사람들은 생각보다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한다. 게으르다의 의미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해왔던 방식을 바꾸지 않고, 그냥 그대로 하던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 생각보다 별 관심이 없다. 음식점 사장은 배달의 민족 상단 노출이 되는 알고리즘, 꽤나 많은 유튜브 입문자들이 유튜브 노출 알고리즘, 틱톡의 노출 알고리즘의 미묘한 원리를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잘 관찰해보면 같은 인풋 대비 10배 이상의 매출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단다. 즉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지도 않고 더 나은 방식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는 것.



또한 사람들은 실제로 해보지 않고 '인상 비평'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 한단다. 그런데 그 새로운 시도가 딱히 돈이 들거나 리스크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가령 자기는 틱톡을 매일 본단다. 그거 춤추는 거만 잔뜩 있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꼭 그렇지만은 않단다. 프랜차이즈와 외식업 관련된 정보도 생각보다 많고 웬만한 후킹 포인트가 있는 영상은 그냥 가리지 않고 다 본단다. 그래야 대중이 아는 것을 알 수있다고...

(그러고보니 이 양반 부업 유튜브로 100만 영상을 3번 정도 만든 저력이 있다. 뭔지 알려지길 꺼려함.)


우리 집은 진짜 망했던 적이 있었음.


형이 말하길 너나 나나 집이 망해본 바가 있고, 실패해본 바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이 전반적으로 이상한데서 신중한 면이 있는데, 시도 자체는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특히 돈이 안들고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매우 많기 때문에 안하는 것은 무지성(?)이니 무엇이든 일단 해보고 최적화해보라고. 그리고 그것을 자기 사업이나 일에 적용해보면 진짜 할 수 있는 일이 많단다.


그렇게 2~3년 정도만 누적되면 반드시 잘된다는 것.


짤이 없어서 제 사진


추가로 좀 더 물어봤다. 대화내용을 재구성했다.



님 총 자산이 N억쯤 된다는데 그럼 왜 집 안삼?          


"지금 전세로 잘살고 있고 우린 젊은 부부에다가 애가 있어서 몇년 안에 청약 당첨 반드시 됨. 실제로 작년에도 된적 있잖아?(송도였음) 그때 다들 들어가라 했지만 쎄했음. 너무 비싸고 과열된 느낌이라 안했음. 무리해서 먹을 필요 없음.(체한다. 아니 망한다.) 또 앞으로 부동산 경기 안좋아 질거라서 내가 사는 근교에 당첨은 시간 문제임. 지금 굳이 대출껴서 등기쳐봐야 자기돈 100% 아닌데, 사업하는데 돈 묶이는 거 아님? 그 돈으로 나는 매장 하나씩 순차적으로 내겠음. 물론 가고 싶은 곳 되면 들어가면 됨. 청약당첨되면 몇년에 걸쳐 중도금은 대출 크게 없이도 충분히 잔금 마련 가능함. 안될 거 같음? 돼."



그럼 집 안사면 그돈으로 뭐함?


"내가 사치에 별다른 욕심은 없지만 사업자금에 실탄(현금 N천 이상은 보유해야함.) 쟁여놓고, 차 리스로 돌리고(비용 처리 굿), 애기랑 와이프가 하고 싶은 건 웬만한 건 다함. 애기 학원 5개(수영-축구 교실 등) 보내고, 와이프가 차 끌고(자기는 오토바이탐),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카드주고 쓰는데 웬만한 거로 절대 뭐라 안함. 나도 엄청 사치가 아니라면 어쩌다 지갑이나 시계 가끔 삼.(1건에 N백만원 이내) 별 보는 거 좋아해서 와이프랑 애기랑 천문대도 놀러가고 매달 좋은 펜션도 빌려서 놀러 다님."


"남들은 '아끼라'고 말하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임. 그런데 사치가 아닌 소비의 영역이 있고 50대에 엄청 비싼거보다는 지금 적당히 비싼 소비를 빈도있게 하는 게 더 행복 총량에는 도움이 됨."


사업할 때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함?          


"천천히 가는 게 결국 제일 빠른 거임. 투자를 예로 들면 영끌한 애들 결국 기도메타로 버티는 건데. 잘되면 좋겠지만 안될 때 그냥 개망할 수 있음. 사업도 마찬가지인데, 사람들은 잘된 케이스만 기억하는데, 하나씩 자기 필드 넓혀나가면 됨.


그리고 아까도 말한거지만 사람들은 하던 거 잘 안바꾸는데 잘안되는데 안바꾼다?

그거 완전 바보 같은 거임. 방식을 바꿔봐야지 이상한 고집 부리다 날라감."



막 사람들이 젋어서 자산 N십억부자다 비결 알려준다 그러잖아.


"리스크 크게 가져간 거 아니면, 일반적으로는 어려운 일임. 사람들이 잘된 케이스만 기억하는데, 망한 애들 한 트럭임. 무지성으로 베팅하는 거 진짜 위험함. 한 스텝씩 가야함. 잃지도 않지만 잃어도 안망하는 정도 돈으로만 나는 그런 투자함.


사람마다 자기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딱히 사치나 스웨그 관심 없고(SNS 거의 안함), 현금성 파이프라인 꾸준히 만드는 거에 집중함. 부동산으로 10억 있다한들 대출 다수 끼고 사고 팔지도 못하고, 걔 일상이 유지가 안되면 그게 밸런스 있는 삶임? 걔들 중에 자기 자산 대비 얼마나 현금으로 운용가능할 것 같음?"


주담대 60%끼고 등기친 애랑 나랑 누가 더 지금 마음 편할 것 같음?(상속이나 원래 돈 많은 분들 말고)


안망하는 게 더 중요함




아무튼 말이 길었는데,  양반은 콘텐츠와 물류 쪽에는 직접 노동자로서 일해  이력(진짜 이명박인가) 있어서 그쪽 판에 대한 이해가 높다. (애기 키우면서 부업으로 유튜브 편집자도 했었음)


결국 업계를 뜬 다해도 그 판에서 운 것, 경험한 건 나중에도  도움이 된다~  말을 하더이다.


이 양반 빠르게 큰 부자는 안될 지도 모르겠는데, '현금'을 만드는 형태의 사업은 잘하니 고금리 시대에서는 야금야금 자기 영지를 넓히겠구나 싶다.



음..나도

나름 사업개발 현직자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최전선의 필드를 뛰는 아저씨는 인사이트가 있다.



88년생 아저씨 양반 멘트로 마무리.





캐리어 쎄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질럿, 드라군이 받쳐줘야 쎈 거야. 안그러면 레이스 먹잇감임.
내가 지금 질럿, 드라군 컨하지만 이것부터 탄탄히 가야 내가 캐리어를 잘 굴릴 거라 생각한다.


다굴 맞는 배틀 크루저(캐리어 짤보다 적절ㅋ)


이 아저씨 망하지는 않겠다.

왜냐하면 진짜 천천히 움직이니까.

지금 시대에서는 그게 제일 빠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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