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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Jul 10. 2022

내가 사업개발팀에서 하는 일

feat. Series C 스타트업에서 문돌이인 내가 밥벌이 하는 이유

https://brunch.co.kr/@moonlover/154

위 글을 쓰고나서, 사업개발 직무 질문, 준비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저 글은 어디까지나 '입사준비'의 관점이고, 채용 이후 사업개발이 어떻게 일하는지 담지는 못했다. 아무튼 Series C 스타트업에서 첫 풀타임 Biz dev로 나름대로 잘 해(버텨..)오고 있다고 자부하기에, 경험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글을 써보겠다. (feat. 전문용어는 최대한 안쓰기)


주의) 어디까지나 제 경험이기에 주관적일 수 있음.


근데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t)이 뭐죠?


다 달라요.
산업 by 산업
회사 by 회사

무슨 말인고 하니, 사업개발(BD)은 '같은 직무'로 묶이기엔 하는 일이 산업 마다 다르고 회사 마다 다르다는 얘기다.(방금 만들었다.)  시장이나 회사가 달라도 어느정도 유사점이 많은 개발, 재무와 같은 직무에 비하면 하는 실제로 하는 일, 필요한 전문성이 비슷하지가 않다. 가령 규제 산업인 금융의 사업개발과 제약 시장의 사업개발은 꽤나 하는 일이 다를 것이다. (그에 비하면 회계 책임자, 개발자는 산업 간 이동이 훨씬 자유롭고 하는 일도 훨씬 비슷함.)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디에서든 사업개발은 '불확실성에서 기회를 찾고, 확실한 비즈니스적 기회로 만드는 일'이다. 삼성전자에도 사업개발이 있고, 시리즈 A 이하 스타트업에도 사업개발이 있다. 정확히는 '사업개발'스러운 일은 어디에나 있다.


아니 뭐라는거야?

그럼 사업개발스러운 일이 무엇이냐? 진짜 간단하게 막 써봄. ( 어렵게 쓰면 안보잖아욤.)


1)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지(= 쉽게 말해 돈이 될지) 찾아봄

2)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을만한 가설을 세워봄

3)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획을 세우고 일단 시도해봄.(돈을 벌 수 있는지 검증)

4) 성과가 나면(돈이 벌리면) 사업의 규모를 늘리고, 각 기능 간 '협업 절차'로 만듦.

5) 신사업이 어느정도 안정화 되면 각 기능(마케팅, 생산 운영 등)에 전문화 된 사람들이 운영의 키를 잡음.




1)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지(= 쉽게 말해 돈이 될지) 찾아봄

e.g. "캐나다 벤쿠버가 몇년새 엄청 더워지고 있다는데 더울 때 쓰는 물건이 잘 없다네?"

- 이때 스스로의 비즈니스를 잘 아는 것 중요. 주변, 관심있는 시장 관찰 중요.


2)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을만한 가설을 세워봄

e.g. "완전 더운(또 추운..) 한국에는 팔 게 넘 많은 것 같음. 프리미엄 손풍기 브랜드를 가져가면 잘팔릴 거 같은데?"

- 우리가 잘할 수 있고, 현실성이 있어보이면 시도함.

- 내부 보고, 공모전, 정부 지원 사업 할 때 쓰는 '사업계획서' 같은 것들이 이때 나옴.


3)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획을 세우고 일단 시도해봄.(돈을 벌 수 있는지 검증)

e.g. "물건을 떼다 팔까, 직접 만들어볼까? 일단 몇 개 물건을 떼서 테스트해보자"

- 회사의 핵심역량(특히 잘하는 것)에 따라 실행 계획도 달라져야함.

- 이 과정에서 BD(사업개발)들이 직접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아야할 수도 있음(!)

- 어떤 회사에서는 사업개발들이 세일즈 역할을 포함하는 이유이기도 함.

(우리 회사의 경우 현재 BD가 세일즈를 안하고 있긴 하다.)


후...어렵구만


4) 성과가 나면(돈이 벌리면) 사업의 규모를 늘리고, 각 기능 간 '협업 절차'로 만듦.

e.g. "오 이거 대박인데? 보내는 족족 팔리고 있어. 공장이랑 계약하고 본격 생산하자"

- 신사업에서 성과(주로 돈이 벌리는 것)가 나려면, 여러 기능(생산, 마케팅, 세일즈 등) 간의 협력이 필수임.

- 그런데 아무도 이 시도를 같은 회사 내에서 해본 바 없으므로, 처음엔 '사업개발'이 빨리 배워서 '각 기능'들을 잘 구조화, 연결해줘야함. (심지어는 어떤 기능은 직접해야 할 수도 있음.)

- 시도를 지속하다보면 비즈니스적 경험(이라 쓰고 경영/운영 노하우가 할만한 것)이 생김.

- 이 경험을 통해 비즈니스(사업)를 안정적으로 운영 할 수 있도록 규칙과 절차로 만들어야함.


5) 신사업이 어느정도 안정화 되면 각 기능(마케팅, 생산 운영 등)에 전문화 된 사람들이 운영의 키를 잡음.

e.g. "이렇게 몇 년 하다보니까 수요 - 공급이 예측이 잘됨. 이제 BD 없이도 절차대로만 해도 잘 되네 ㅋ"

- 앞서서 먼저 이런저런 시도를 통해 노하우를 찾았으면 이제 각자 일에서 전문화된 사람(e.g. 생산 덕후, 마케팅 덕후)들이 각자 잘하는 것에 집중함.(이 과정이 짧으면 몇 달에서 몇 년 걸림)

- 사업개발은 이 사업을 어떻게 하면 더 크게 만들까. 다른 사업적 기회랑 같이 못 붙일까. 새로운 거 없나 또 고민해야함.


모식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을 것임,

신사업개발의 과정 by 원티드 커리어사업부 (웹 검색으로 찾았다.)




위와 같은 과정은 산업 특성, 조직 규모, 회사 마다 크고 작은 차이가 있지만 어디에나 있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는 언젠가는 경쟁자도 많아지고, 쇠퇴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늘 찾아야 한다. 대기업이든 1인 쇼핑몰이든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업개발을 잘하려면 뭐가 중요?

(feat. 문돌이인 내가 밥벌이 하는 이유)

BD는 사업이 운영되는 전체적인 판을 잘 읽어야 함.

'사업개발'의 일이라고 적었지만 창업이랑 똑같다. 결국 사업개발이든 창업이든 '가능성을 포착하고 시도하여 기대한 성과로 만드는 과정' 아니겠는가? 그래서 창업자들이 (부러지고) 사업개발 많이하고(그게 바로 접니다) 사업개발 하는 사람들이 창업도 많이 한다. (마치 VC들이 창업을 하는 것처럼)


교육 창업 + 출간 작가 + 콘텐츠 창업 = 사업개발(?!)


그럼에도 어떤 사람이 사업개발을 잘할 수 있느냐~ 라고 하면 아래 조건 들을 뽑아보겠다.(주관적임.)


- A. 잘 배울 수 있는 사람(기술과 규제 환경 등 잘 알면 좋음)

사업개발의 프로젝트는 회사 내에서도 '처음'해보는 일이 많다. 그때 빨리 배우고, 익혀서 팀을 주도해야한다.

- B. 팀간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

말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 아님. 여러 분야 사람들과 같이 '일이 되게 하는 아교가 되어야 함

- C. 기획력, 사업적 상상력이 중요

A를 하다가 어라 여기에 C를 연결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이 중요함.

- D. 기왕이면 글을 잘 쓰면 좋음

'구조화'한 것을 잘 표현해야함. 나의 경우 사업 관련 서류를 완결 지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 E. 전문성 하나가 있으면 진짜 좋음

금융 같은 규제 산업, ICT나 자동차 같은 기술 산업에서는 관련 지식이 있으면 압도적으로 유리함.

- F. 외국어 잘하면 더 좋긴함

아직 나는 아니지만, 점점 회사가 글로벌하게 변해가고 있어서 스트러글해야한다.

- G. 여차하면 잘 팔 수 있는 사람

시장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빠르게 팔아보는 것임

- H. 회복탄력성존버력이 중요

어차피 실패가 더 많을 것이다. 성취까지의 텀이 엄청 길다.

- I. 네트워크가 탄탄한 사람

네트워크가 있으면 필요한 곳의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시간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음.


Series C 스테이지인 우리 회사에서는 BD만 풀타임으로 하는 채용은 처음이었다.(이전에는 다른 기능에서 함께 하고 있었음) 게다가 나는 세일즈를 직접하지 않는 쿼타(quota: 영업 할당량)가 없는 사업개발이었기에 나의 쓸모를 증명해야 했다. 즉, 나의 존재로 인해 회사가 확실히 없는 것보다 더 나아져야 했다.


이것이 사일로여


내가 집중했던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회사가 커질 수록 각 영역(마케팅, 개발, 세일즈 등)은 전문화되고 의도하지 않은 벽인 '사일로'가 생긴다. 우리 회사는 사일로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복잡도가 높은 기술 제휴, 타 산업 진출 등을 고려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일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말을 잘해서 될 것이 아니다. '짧고 명료하게' 정리하고 필요한 구성원에 전파할 수 있어야 했다.


여기에 글로벌 사업부까지 있으니 성장세에 구성원은 혼미혼미..


회사가 매우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에, 이른바 '기획 부채'들도 있었다. 구성원들이 넌지시 이해하고 있는 것들의 최소 문서화 - 서류화 - 절차화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이때 기획적 백업이 이뤄지면 각 구성원들은 필요한 것을 즉각 꺼내쓸 수가 있다.


최시원, 김재홍 공동대표님 3번 망하고 4번째에 날아올랐다.


산업과 제품과 무엇보다도 회사의 DNA를 이해하기위해 창업자분들과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 기능의 구성원들이 겪는 기획적 어려움에 주목했고 그때마다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자 했다.

e.g. 세일즈의 경우.할당된 쿼타를 쳐내기 어려운 세일즈 멤버들은 상대적으로 기획할 시간이 부족하다.
세일즈 멤버들이 콜드메일을 보낼 때 첨부할 1 page 회사 소개 이미지를 제작했다. 첨부시 전환율이 높아진다.


BD들마다 무기가 다르다. 나는 '생각하는 것'과 '쓰는 능력' 같다. 강점이 무엇이든 불확실함 속에서 기회를 찾고 기대한 성과를 확실하게 만들어가는 일이 사업개발의 일이 아닌가 싶다.



회사의 DNA와 비젼을 이해하면 우리가 해내고자 하는 목표가 보인다.
그리고 목표 실현을 위한 무수히 많은 내외부의 잠재적 기회들이 있다.
사업개발은 그 가능성을 포착하고 기회로 만들어내야 한다.




참고로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성공하는 사업개발을 위해 고려해야하는 4가지 기준




글쓰는 사업개발, 작가 문희철의 책입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837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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