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희철 Aug 03. 2022

실패하지 않는 사업 파트너십 만들기

feat. 우리가 받지 않을 제안은 하지도 말자

https://brunch.co.kr/@moonlover/160

지난 글에서 사업개발 업무의 속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내린 바 있다.


사업개발의 일은 내/외부의 가능성을 포착하고 시도하여
기대한 성과로 만드는 과정

우리의 일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A. 회사의 DNA와 Vision에 기반해서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비즈니스 목적을 이해할 수 있고,

B. 목표 달성, 목적 실현을 위해 불확실함 속에서 무수히 많은 내외부의 잠재적 기회들을 찾음.

C. 사업개발은 그 가능성을 포착하고 기회로 만들어내는 일임.


이번에는 목표를 위한 '외부 기회' 포착 및 활용인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사업개발 파트너십은 무엇이고 왜 필요함?

악수부터 뭔가 신경전


위키백과에 따르면 "파트너십(partnership)이란 비즈니스 파트너 또는 동업자들이 상호 이익 증대를 목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합의"이다. 대단한 것처럼 썼지만 쉽게 말해, 파트너십은 다른 대상과 협력을 하는 과정과 결과이다. 


"그냥 복잡하게 외부 사람들끼지 않고 우리가 다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업 개발(또는 창업)을 하다보면 한 회사가 모든 것을 할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원은 언제나 부족하고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늘 높다. 하나의 회사가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은 필연적인 비효율과 자원 낭비를 낳게 된다. 혼자서도 다 잘할 수 있다면 예외겠지만 그런 일은 웬만해서는 잘 없다. 또 가능하다 할지라도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베스트다.


예를 들어, 친구 3명이 동해로 여행을 가는데 A는 운전을, B는 숙박을, C는 식사를 책임진다고 해보자. 혼자서 운전, 숙박, 식사를 고민할 때보다 1명이 사용하는 비용은 줄어드는데 효용은 더 극대화된다. 기왕이면 A,B,C 각자가 각 영역에서 가장 스페셜하다면? 이 여행은 성공적일 것이다. 


사업 파트너십도 모두 마찬가지다. 비즈니스의 경우 동해 여행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쓰이는 자원도 많다. 구글에 '가치사슬', 'Value Chain'이라 치면 복잡미묘한 이미지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하나의 비즈니스/ 산업이 이루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한 기업이 정말 다할 수 있을까?


이 많은 걸 혼자서 할 수 있을리 없겠쥬?


비즈니스에서 파트너십이 필요한 이유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것은
어느것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트너십을 제대로 하려면 서로를 잘 알아야


친구들과의 여행만 해도 따져볼 것이 한 둘이 아니다. 각자는 1) 선호도 다르고 (하고 싶은 것 자체가 다름. 사업에서는 달성해야할 비즈니스적 목적이 다름), 2) 알고보니 기대만큼 역량이 뛰어나지 않을 수 있고(e.g. 운전 개못함), 3) 제대로 하려는 의지 자체가 박약하여 묻혀가려는 인간이 있을 수도 있다. (e.g. 누워있고 진짜 아무 것도 안함. 그런데 돈도 안씀.)


파트너십은 1) 원하는 비즈니스적 목표 달성, 목적 실현을 위해 2) 둘 이상의 플레이어와 같이 하는 3) 실행 약속이다. 파트너십 성패는 어떤 파트너와 어떻게 약속하느냐에 달려있다.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위해 아래 프로세스를 따져보자.


- A. 각자가 원하는 비즈니스적 목표 달성, 목적 실현은 무엇임?

모든 비즈니스는 필연적으로 이루어내고 싶은 목표/목적이 있다. 그것이 없다면 자기 혼자하는 사업도 잘 못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각 플레이어는 각자가 원하는 단기/중장기 비즈니스적 목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십에 적절한 플레이어인지 아닌지 드러날 수 있다.

- 여행이라면
"저는 계곡이 좋아서 계곡에만 있고 싶어요" 라면 동해바다를 보고 싶은 대다수 파티원에게는 잘 맞지 않는 파트너일 수 있다. 충분히 양해를 구해서 여행에 계곡을 넣든, 이번 여행에서는 포기하든, 그게 잘 안되면 파티원에서 빠지면 된다.
- 비즈니스라면
"우리는 3년내 일본 시장에서 유료 고객 1,000명을 만들고 싶어요" 
"우린 미국시장이 더 중요한데요?"


- B. 상대는 약속한 역량을 진짜 가지고 있을까?

웬만한 회사들은 자신이 원하는 위 A의 목표 이전에 Vision, Mission이 있다. 가령, 제가 있는 회사에서는 "우리는 비즈니스와 고객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문제 해결을 위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상황은 어떠한지 객관화 해본다.

 - 자가진단 예시
e.g. 1) 10만 어카운트가 우리 툴을 설치하였고, 지속 순 증가 중임.  2) 국내 주요 메신저와의 연동을 마쳤음, 3) 22' 직원 200명 중 개발팀이 60% 이상, 4) 전체 매출 중 00%가 해외에서 창출됨, 5) 연 반복매출이 100억을 넘음. 등

마찬가지로 파트너십 상대 회사도 이런 vision과 목표에 부합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vision-mission에 부합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기반한 역량이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미션-목표-역량간 얼라인이 안맞거나, 현저하게 실력이 부족하면 중요 파트너십을 상대는 아닐 것이다.


사업 파트너십 허언 3형제(급 만들어봄 ㅋㅋ..)


- C. 약속한 실행과제를 /제대로 할 의지나 유인이 있을까?

'안하는 것보다 나쁜 것이 하겠다고 한 것을 제대로 안하는 것'이다. 애시당초 파트너십이 기대하는 바가 높지 않고 느슨한 형태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파트너십이 그리는 꿈이 크면 '제대로' 해야 한다. 약속한 것을 하지 않는 상대와 파트너십을 하게 되면 여기에 우리 자원도 묶여있기 때문에 우리 본업도 느려진다. 상대에게 이 파트너십이 어떠한 비즈니스적 기대(의미, 이해 관계 등)를 가지는지 처음부터, 또 지속적으로 체크해야한다. 중요하지 않으면 열심히 안 할테니까



없는게 더 나은.jpg


- D. 상대를 존중하는 플레이어임?

생각보다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단기에는 '이익의 균형'이 맞는 것으로 충분히 같이 갈 수 있지만, 존중이 없으면 오래 멀리는 가지 못한다. 단순히 아웃소싱 업무만을 하는 파트너사여도 그러한텐데 본질적으로 중요한 사업을 함께 하려면 서로의 비즈니스와 문화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상대와는 절대 중요한 일을 함께 하면 안된다.



파트너십의 본질은 제안이다. 가 안받을 제안은 하지도 말자

드라마 <야인시대> 협상장에 나온 미군 (화질구지 죄송합니다)

희대의 명(?)드라마 <야인시대>에는 '김두한식 협상법'이 나온다. 협상장에 나와 상대가 뭐라고 하든 무조건 "4딸라"만 외치는 것이다. 드라마 상에는 결과적으로 김두한이 협상에서 이긴 것으로 나오지만, 이러한 일방적인 말도안되는 협상은 단기적이고 특수한 상황에서만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협상이 지속가능하려면 내가 상대 보다 압도적인 갑이어야 하고, 그러한 상황이 항구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비즈니스에서 늘 그렇던가?


생각보다 많은 비즈니스하는 사람들이상대를 굴복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있다. 내용, 형식면에서 상대가 받을 수 없거나 고려할 가치가 없는 제안들을 하고 '딜'(DEAL)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더군다나 파트너십은 적대적인 관계와 하는 것이 아니므로 더더욱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이익을 생각해야 함에도 그렇다. 상대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고, 내가 그것을 줄 수 있다면, 상대에게 기꺼이 그것을 내줄 생각도 있어야 한다.(쉽게 내어주라는 말 아님.)


해당 씬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20년도 더 지나서 광고를 찍으심


입사한지 얼마 안됐을 때 기술 협력을 이끌어내 하는 상대에게 제안하기 앞서 해당 안을 대표님께 가져간 적이 있었다. 해당 제안을 들어보고 대표님의 한 마디.


이러면 우리만 좋잖아요.
우리가 바라는 것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어요.
상대는 우리랑 함께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오...내 딴에는 PLAN A, PLAN B를 모두 만들어서 갔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상대가 이 제안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상대는 바보가 아니다. 사실 제안을 만들 때 상대의 이익에 대해 별로 고민을 안해본 것이다. 이러면 단기적으로는 취해도 큰 딜은 만들어낼 수 없다. 좋은 딜은 상대도 나도 양보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이렇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기조이기도 하다.)


카운터 파트에게 2개를 주고 1개를 취한다는 마인드셋


2개를 주고 1개를 주면 손해가 아니냐고? 경쟁관계에서, 또 내어주는 것이 단순히 '돈'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협력 파트너가 얻기 어려운 비즈니스 네트워크나 노하우라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상대와 우리 측의 협력이 3이나 4이상의 시너지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면 조금 양보해도 괜찮다. 좋은 파트너십 상대라면 어련히 다음번에는 그들이 그렇게 할 것이다.


정말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만들고자 한다면, 결단코 상대에게 약탈적인 경험을 주지 말라. 비즈니스의 세계는 좁고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어있다. 사업개발인 당신에게 가장 큰 자산은 당신에 대한 평판이자, 당신이 몸담은 회사의 평판이다.


그러니 우리만큼 상대의 이익도 생각해보자

존중하는 태도와 친절함을 가지자

파트너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자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무엇이 상대에게 소중하고 가치있을까?

잊지말자. 
우리는 관계를 맺고 있다.





글쓰는 사업개발 : 문희철 링크드인 / dasian@naver.com

- 2번의 창업과 출간 경험을 가진 작가의 사업개발 직무전환기

- Series C 스타트업에서 사업개발이 하는 일

신입은 사업개발하면 안돼?


- 쓰는 문희철의 책 만나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신입은 사업개발하면 안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