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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Aug 28. 2022

비즈니스가 망하는 단 한가지 이유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단 한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2번의 창업이 망했던 이유

생존을 위해 취업한 망한 창업가 이야기는 맨 아래 링크에 있음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이든 장기적으로 경쟁으로 인해 쇠퇴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될 수 밖에는 없다. 때문에 회사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포착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사업개발의 일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단기적으로는돈 벌 구석을 찾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마치 창업의 과정과 같다. 차이가 있다면 '회사 밖이냐' '회사 안이냐' 정도 차이다.


그러다보니 사업개발 직무에는 창업 경험자들이 많다. 나 역시 2번 창업을 시도했고, 두 번 다 망했다. (한 번은 강의와 IT 솔루션을 결합한 교육 사업이었고, 또 다른 한 번은 AI 석박사와 함께였던 AI를 통한 미식 콘텐츠 추천이었다.) 왜 망했는가? 왜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는가? 라는 물음을 몇 번이고 되뇌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우린 망할만했다. 왜냐고?


- A. 사업은 돈을 버는 것이고, 돈을 버는 방법은 고객에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 B. 무엇을 판다는 것은 그것을 사주는 고객이 있다는 것이다.

- C. 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이 원가보다 (많이 ) 비싸게 여러 번 사주면 된다.

- E. 그러자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원하는 시점, 원하는 가격에 제공해야한다.


우리가 망한 이유는


고객이 1) 원하는 것을 2) 합당한 가격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feat. 원하는 시점)

너무 단순한 원리지만 비즈니스의 운전대를 잡으면 객관화가 잘 안된다. 우리는 돈키호테처럼 우리의 고객을 '보고 싶은대로' 보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살짝 비껴간 것을 했었다. 고객이 없는 비즈니스는 망한다. 당연한 말이고 머리로는 아는데, 체감이 잘 안될 때가 있다.


나는 이 단순한 원리를 지금 일하는 회사의 두 대표님들과 일하면서 다시 상기했다. 이 분들은 무려 12년동안 3번이나 실패하고 지금 4번째 비즈니스를 함께하고 있는 사이인데, 이 분들이 무수한 실패의 여정에서 깨달은 바는 하나였다.


정신차려
고객이 답이야

(아래는 대표님들과의 대화를 토대로 새로운 회사 소개서에 넣은 장표임.)

망..한 3번의 비즈니스 시절 사진들이 보인다. (대표님들 죄송)
고객을 잊으면 비즈니스는 망한다.



'고객이 답이다'로 사고하기 : 팔리는 것을 찾는 열쇠

실제로 손님들이 왕족/귀족이었다고 함.


'고객이 답이다'는 '손님이 왕이다'가 아니다. 1) 일방적으로 굽신굽신 굴종하기도 아니고, 2) 고객의 말(요구사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고객이 말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다보면 기업은 망한다. 의견을 개진하는 고객 말대로 했더니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주 애매한 서비스가 될 수도 있고, 다수의 고객이 '높아진 원가만큼 의미있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거의 90% 그렇다고 본다.)


고객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으면 안된다. 좀 더 주석을 달아보자면 "고객은 답이지만, 고객의 말은 답이 아닐 수도 있다." 마차를 타는 사람에게 더나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면 그 대답으로 더 나은 마차는 만들겠지만, 자동차나 비행기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고객이 살만한 더 나은 마차도 못만들 수 있다. 무조건 싸고 더 좋은 것을 바랄 테니까. 그런데 단순히 땜질식 개선만 하면, 원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주목해야할 고객의 욕구는 '더 빠른'이다.


비즈니스 세계의 우리가 해야할 일은 고객의 행동, 말 등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needs)'의 실마리를 발견, 추출하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는

1) '더나은 이동수단'이라는 고객의 핵심 욕구를 발견하고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2) 그 더나은 방법이 실제로 우리가 구현할 수 있는 것인지
('더 나은 마차'든 '자동차'를 만들 수는 있는 것인지)

3) 고객은 정말 '돈'을 지불할 것인지 '실험'해야한다.


흔히 이 과정을 PMF(Product Market Fit : 제품의 시장 적합성) 라고 표현하는데, 생각보다 PMF에서 고객을 배제하고, 창업자의 에고'만' 강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정말 정말 많다.(접니다) 비즈니스는 그래서 망한다. 단순 인상 비평으로는 기술주도 창업 기업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가령 그런 회사의 PR 자료에서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돋보인다.


"000를 사용하여 AI 기술의 000 인식률이 00%만큼 향상"

이 문구는 전문적인 영역의 고객에게는 매력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뭐? 어디에 쓰는 건데?(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가 생각하는 기술적 탁월함은 고객에게 '그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와닿아야만 의미가 있다.


저 문구는 특별한 영역의 특별한 고객을 위해서는 모르겠지만, B2C 제품의 메시지로는 글쎄다 싶다. 잊지말자. 고객이 누구냐에 따라 메시지도, 방법도 달라져야겠지만 결국엔 잊지말아야 할 마인드셋은 "고객이 답"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팔든 당신의 고객이 이해할 수 없는 비즈니스는 망할 것이다.



망하는 사업 예시 :  <부의 추월차선> 속 무술 도장 운영 사업

이 책은 '사업'에 대한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최근 가장 많이 오독되고 있는 책은 <부의 추월차선>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부자되는 방법을 가르치기'로 부자가 되고 있는 분들께 맥락없이 아전인수식으로 인용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집중할 맥락은 추월차선 아저씨가 결국 사업으로 경제적 자유를 획득했고 상당히 중요한 창업의 본질을 말한다는 것이다.


돈이든 꿈이든 '진정하고 싶은 것'이든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의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것을 당장 그만두어라. 대신 필요와 곤란함과 문제점과 서비스 결함과 정서를 좇으라.

조는 무술에 일가견이 있을 뿐 아니라 무술을 사랑했다. 스승들의 조언에 따라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도장을 열었다. 도장은 10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연 2만 1,000달러의 수익으로는 식구들을 먹여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의 사업은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가 예정되어 있었다. 조의 사업은 모래로 포장된 기업가의 길 위에, 이기적 욕구와 이기적 갈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나는 무술에 일가견이 있을 뿐 아니라 무술을 사랑하므로 도장을 열어야겠다" 사업에 올바른 토대는 이기적인 내적 욕구가 아닌 시장의 외적 욕구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부의 추월차선> p.365


결국 이 아저씨가 하는 말은 조가 무술을 사랑하든 말든 고객은 딱히 그 욕구를 고려하지 않고, 고객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비한다는 것이다. 운이 좋아서 도장을 창업한 조와 고객의 욕구가 일치도가 높으면 조는 성공하겠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 창업가들은 자신의 욕구를 시장이 알아봐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그것은 창업가가 아닌 작가주의 창작자의 영역이다.


추월차선 아저씨의 책을 쉽게 말하면, 비즈니스에서 이기적인 자기 에고 파티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3줄 요약

A.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잘하면 돼'
B. 그런데 당신은 스스로의 욕구 충족만을 위한 일을 하면서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기를 바라잖아?
C. 당신의 고객은 그걸 원하지 않고, 당신의 욕구는 철저히 이기적이니까 당신은 망할 거야."


나만큼 고객을 생각하자.

추월차선 아저씨 말에 따르면 우리는 비즈니스를 통해 고객에게 다음의 일을 해주면 된다.

1) 기분을 좋게 해 주어라
2) 문제를 해결해 주어라
3) 교육해 주어라
4) 외모를 발전시켜라
5) 안전을 제공하라
6)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라
7) 기본적인 욕구(음식)부터 외설적인 욕구(성욕)까지 충족시켜라
8) 삶을 편하게 해 주어라
9) 꿈과 희망을 고취하라.

<부의 추월차선> p.368


고객이 원하는 것은 아마 위 9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우리는 돈의 노예가 아니므로 단순히 부자가 되기위해 모든 것(특히 7번)을 꼭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돈 이전에 이루고자 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이루고 싶은 삶의 모습과 지속가능성도 생각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겠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남긴 말처럼 병든 사회에서 좋은 기업은 장기적으로 존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전한 기업, 건전한 대학 및 건전한 병원은 병든 사회에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이는 그 사회의 문제점이 경영과 상관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 피터 드러커 -

  

고객에게 Value를 주자

드..드리겠습니다


'고객이 답이다' 말은 쉽지 그게 참 어렵다. 하지만 '마인드셋'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된 것이다. '내가 옳고, 고객이 틀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안된다.


기업생존 부등식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이 성장하고 생존하려면, 1) 제품에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Value)는 제품 가격(Price)보다 높아야 한다. 2) 제품의 가격은 제품원가(Cost)보다 높아야 한다.  즉 어떠한 경우에도 V > P > C 여야 한다.


V=P라면 고객입장에서 느끼는 효익이 크지 않을 것이고,

V>>>P라면 고객의 효익은 크지만 기업은 손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V<P라면 기업은 멸망한다. (고객이 안사니까)


후다닥 그림


비즈니스에서 이상적인 상황은 1)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지불하는 가격보다 월등히 크면서, 2) 가격보다 원가가 많이 낮을 때다. 쉽게 말하면, 1) 브랜드 가치가 강하고, 제품도 좋으면서, 2) 제품을 만드는 비용은 가격대비 많이 낮은 상황이다.


고객을 위해 가치를 높이거나, 가격을 낮춰라

이게 말이 쉽지 엄청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원가(COST)는 아주 급격히 줄이기가 어렵다. 가격을 낮추면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하락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객이 느낄 수 있는 '가치'는 꼭 투입 비용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은 아니고, 주관적인 면도 많다. '친절한 인사'를 건네는 식당을 생각해보자. 작은 차이가 차별화된 가치를 만든다.


당신의 고객이 ‘가치있다고 느끼는 가치 찾아야 한다. 고객 군마다 가중치를 두는 가치가 다르므로 ‘당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잘 정의해야함은 물론이다.


고객이 원하는 Value를 찾자

고객을 생각하면 꼭 돈을 많이 안써도 개선할 게 많아유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특히 2),3)은 인적자원, 기업의 브랜딩 수준과 관련이 깊다.


고객이 느끼는 Value = 1) 제품의 V + 2) 세일즈 멤버의 V + 3) 기업의 V

중요한 것은, Value가 고객 관점에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과 끊임없이 대화하자. 대화 속에 고객이 원하는 것이 있다.


지금 저의 현 직장인 채널톡예시로 들어보겠다. 우리가 정답은 아니지만 고객 중심을 실천하려 노력하는 팀임은 분명하니까.




1) 채널톡 제품의 V는 제품 자체가 좋으면 된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현 시점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2) 세일즈 멤버의 V는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

e.g. 00몰 사장님은 비즈니스 전략을 논의할 파트너가 없어서 채널톡 AM(Account Manager)을 소중히 여김. 그런데 AM이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되는 이야기를 전해줌 → AM이 주는 V가 채널톡에 지불하는 P보다 월등히 큼 → 지속적으로 채널톡 이용

채널톡 해지는 곧 비즈니스 어드바이저를 잃게 되는 것이므로 고객은 서비스를 떠나지 않는다.


3) 채널톡의 V는 사실에 근거한 지속적 브랜딩(초청 행사, 인사이트 콘텐츠 등)에서 비롯된다.

한국 B2B로는 이례적으로 콘텐츠 제작과 브랜딩에도 힘쓰고 있다. AWS가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다고 한다.

e.g. AWS는 VIP 고객에게 기술 대응, 빠른 고객 응대, 웨비나 초청, 각종 콘텐츠를 제공함
중요 고객을 초청하여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한다.

특히 좋은 콘텐츠는 시장 내 신뢰, 영향력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된다. 사내에 별도의 비디오팀과 스튜디오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탁월한 브랜딩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됨.


고객에게 약속한 가치는 반드시 지속가능해야 한다.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이탈은 물론 장기적 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제품 + 세일즈 멤버의 역량 + 기업이 제공하는 콘텐츠, 브랜딩의 합이다. 2) 세일즈 멤버의 V와 3) 채널팀의 V는 특히 긴밀하다.





고객이 바라는 가치의 발견은 모두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고객과 대화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

고객이 사랑하는 비즈니스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한 번 찾은 고객이 오랫동안, 다시 우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고객이 바라는 것을 끊임 없이 생각하자.


고객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파트너다.

지금 당신의 고객을 만나러 가자


*편의상 비즈니스 = 사업 = 창업 모두 같은 의미로 사용했음. 따라서 이 글은 망하는 창업, 비즈니스, 사업의 조건을 말하고 있음.



글쓰는 사업개발 : 문희철 링크드인 / dasi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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