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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Dec 01. 2018

꿈을 찾기란 너무 너무 어렵다. -1

꿈의 의미는 어떤 직업이거나 너무 막연하다

태초에 꿈이 있었다. 찾기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제 꿈은 (어떤 직업)이/가 되는 것이에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나는 꿈이 없어요.."


나는 제법 오랜 시간동안 친구들과 작은 교육회사를 했었다.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하다보면, 진로 고민에 대한 대답은 위 3가지 중 하나로 귀결됐다. 이때 '꿈'은 '하고 싶은 무엇', 보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직업'과 같은 선상에 놓이는 것 같다. 직업으로서 꿈을 가진 이는 뚜렷한 방향이 있는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잃은 것 같다. 무엇이 될 지 모르고 꿈을 찾지 못한 지금의 자신은 불안하고, 불행한 것이며, 꿈이라는 것을 찾으면 불안하지 않고, 행복해질 것도 같다. 게다가 그 꿈은 직업! 직업! 직업! 직업이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쯤이었을까. 갑자기 턱 끝까지 불안이 밀려온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나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내야 할지 도무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고, 꿈이라 말할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공부를 제법 하는 많은 친구들은 '크고 멋진 것'을 꿈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꿈은 '직업으로서의 꿈'을 의미하던 것 같다. 나는 뒤쳐지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 마음이 진심으로 설득되지는 않지만 어느새부터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직업'을 꿈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고3 때 영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 중 내게 꿈이 무엇이냐 물었다. "사회과학을 전공하여 정론직필 하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 나는 말했던 것 같다. 그것도 제법 당당하고 확신의 찬 어조로. 선생님은 흐뭇하게 웃어주시며 내게 멋진 꿈이라 말씀해주셨다. 친구들은 박수를 쳐주었다. 그때의 나도 지금처럼 말하기도 글쓰기도 좋아했다. 다만 그렇게 미치도록 좋아해 본 적은 없었다. 자리에 앉은 나는 아무 잘못을 한 것도 없는데, 가슴 한쪽이 시큼거렸다. 죄를 지은 것만 같았다.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아서인가...! 라는 소년만화 같은 생각은 그 후 3년 정도 지나서 했던 것 같다.

창업 7년을 뒤로하고 입대한 스물일곱의 나  


많은 이들이 그리는 꿈은 마치 낙원같다. (공룡은 멸종했는데..)

불확실하고 불안했던 청소년기 나는 '기자라는 직업으로서의 꿈'을 하나 만들어냈다. 말하고 쓰기를 좋아하고, 시사에도 관심이 많으니 나름대로 타당하지 않은가? 다행히도 이정도 대답이면 나의 꿈은 상당히 구체적인 것으로 여겨졌으며, 부러움을 살만한 '멋진 꿈'이 되었다. 정작 나는 기자가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기자 꿈'은 미래에 대한 질문을 모두 방어할 수 있는 멋진 방패 역할까지 해냈다. 왠지 기자가 되면 행복해질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그것으로 된 것이었다.



애초부터 꿈은 없었다. 찾기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꿈에 대한 이상한 환상이 있다

어떤 꿈을 찾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그 꿈은  어떤 직업일 것이라는 생각

직업은 중요하다. 그러나 직업이 꿈은 아니다.


20대가 되고 여러 매체의 기자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제법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기자의 삶에 대해 물어봤다. 현실 속 기자들은 또 그들의 삶은 나의 '상상'과는 참 많이도 달랐다. 아니 같을 수가 없었다. 기자가 된다고 이상적인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리는 없지 않은가? 나는 좌절했고 방황했다. '내 꿈이 고작 이런 거 였다니..!'(물론 기자라는 직업은 여전히 내게 매력적이고 멋지다.)


현실의 기자는 '뻗치기'와 밤샘이 일상인 워라밸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상상한다. 꿈을 직업으로 생각하며, 그것이 가져올 좋은 결과만을 계속 그린다.


내 꿈은 기자에요. 기자가 되면...

내 꿈은 판사에요. 판사가 되면...

내 꿈은 무엇이에요. 그것이 되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어요..!

어떤 직업이 된 뒤에 나의 모습은 막연하지만, 왠지 좋을 것만 같다. 우리는 보통 이 지점에서 상상을 멈춘다. 알아보려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검색창에 해당 직업을 검색하고 좋은 내용만을 취사 선택 수집하고 다시 행복회로를 돌린다. 그 행복을 좀 더 구체화해봐야 많은 돈, 사랑, 쾌락, 인정 등으로 여전히 막연하다. 그러나 그것은 그 직업을 가져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현실의 그 직업이 어떤 모습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직업을 낭만화하며, 우리는 꿈이 있다 말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 그 역할은 해낸 것이다. 그러나 고3 때 내가 그랬듯, 그 꿈은 꿈 속에서나 있는 꿈이다. 존재할 수 없는 것(존재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을 바라는 것은 공허하다. 그런 꿈은 기대에 대한 좌절을 필연적으로 야기한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직업이 이상적인 상태를 만들어주며, 그럼으로써 행복하기만 한

그런 꿈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찾았다면 알려달라. 절실히 원한다.


이런 꿈은 다음 2가지 측면에서 인생에 해롭다.


1) 오늘의 나태함을 정당화한다.

꿈을 찾지 못했다는 말은, 또 여전히 모르겠다는 말은 자신의 좌절과 나태를 정당화하기에 참 매력적 명분을 제공한다. 나는 꿈이 없으니까 공부 안해도 괜찮아!(과거 제 얘기입니다..) 돈을 벌지 않아도 괜찮아!(옛날 제 친구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방황중이니까. 나는 잘 모르니까. 나의 꿈은 오지 않은 거야! 나는 언젠가 그것을 찾을거야!


이 부류에게 자신이 하고 싶다는 직업에 대해 물어보면 "알아보긴 했다"고 말한다. 그 알아본 범위는 인터넷 검색을 넘어서는 경우가 잘 없다. 탐색과정에서 지속적인 주체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나의 꿈이 가면 다시 이상향을 하나 만들어서 그것을 꿈을 설정하고는 지금 자신은 그렇지 못하니 괴롭다고 말한다. (뭐 어쩌라고..)


2) 정작 그 직업을 가진 뒤에도 행복하지 않다.

열심히 노력을 해서, 내가 그려왔던 직업을 가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많은 경우에서 그 직업을 가져도 인생은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괴롭다. 상상했던 돈, 인정, 사랑은 내가 기대했던 만큼에 미치지 못한다.(직업이 주는 안정과 무관하지 않으나, 직업과 직접 관련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무언가 부족하다. 존버하다 스스로에 묻는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심한 경우, 끝내는 그 직업을 그만두고 다시 방황한다. 사실 이 경우는 꽤나 괜찮은 것이다. 그래도 뭔가를 해봤으니까. 최소한 무엇이 자신에게 안맞는지는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멀리와서 돌이키기 어려운 정도의 선택이었다면? 괜찮다. 인생은 길다. 젊음이 짧을 뿐이다.



잘 맞는 것을 찾으려면 시행착오는 필요하다. 다만 기왕 찾을 거 더 쉽게 더 빠르게 덜 고생하고 찾을 수도 있을 것 아닌가? 그러나 직업만 바꾸어서는 아마도 '행복'을 위한 꿈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직업은 인생의 일부만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직업으로 꿈을 바라보면, 우리는 바라는 것을 충분히 조망하지 못하는 오류에 빠진다.


그러니 직업으로만 꿈을 바라보지도 말하지도 말아야 한다.

직업만으로는 꿈을 설명하기에 무언가 부족하다. 우리는 나머지 부분을 봐야한다. 그렇다면 꿈은 도대체 무엇일까?


꿈을 찾으라 100,000,000번쯤 들었는데

놀랍게도(!) 아무도 꿈의 의미를 모른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꿈은 다음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3)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1)번은 잠을 자면 꾼다.(..) 2)번은 우리는 평소에도 너무나 잘하고 있다. '헛된'이 방점이다. 3)번에 따르면 우리는 세계평화를 말해야만 할 것 같다. 우씨.

2)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의 좋은 예. 누군가에게는 1)일 수도 있다.


다들 꿈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그것을 찾아야만 한다는데, 꿈에 대해서는 대단히 모호하고 막연하게 말한다. 모르는 것을 어떻게 찾나? 이러니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이 유행하는 것 아닌가.(긍정성의 힘을 부정하지 않는다. 뇌내망상이 싫을 뿐.)


사실 우린 꿈이 궁금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상상할 수 있어야 하기에 현실을 알아서는 안된다. 단지 그것은 지금의 상태보다 좋아야하며, 나는 그것을 계속 꾸어야한다. 그렇게 현실에서 꿈은 몰핀이 되어간다. 현실은 바뀐 것이 없다.


이쯤 되면 인류를 위해 이렇게나 해로우며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꿈의 의미를 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꿈의 의미를 규명해내질 못해서 꿈을 찾지 못하는, 고통받는 인류를 구원해내야만 한다. 정답은 없는 문제지만, 오답은 있을 것 같다. 꿈에 대한 가능한 자세한 논의를 해보고 갑론을박을 하다보면 우리는 꿈의 실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나는 꿈에 대해 다음의 공식을 제안한다.


Y= aX + b


맞다. 1차 선형함수다.

그 의미는 다음 편에서 나누어보겠다.



꿈을 찾기란

어렵다.

진짜 너무너무..


여러분과 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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