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 The Lincoln Electric Company(1975)
다음 글은 HBR 케이스인 <The Lincoln Electric Company(1975)>에 대한 주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생산성과 고용안정>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어 브런치에도 올립니다. 이 케이스에 대한 내용 요약 및 간단한 번역본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해둔 것이 있습니다.
'링컨 전기회사'는 아크 전기 용접기를 만드는 회사로 1895년 이래 2019년 현재까지도 존속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다만 본 케이스는 1975년 링컨 일렉트로닉 회사를 다룹니다. 현재와는 많이 다르고요. '성공한 철인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링컨의 역량은 높은 노동생산성을 가진 종업원에서 나오지만, 그들은 과로에 시달린다
링컨 일렉트로닉은 ‘1974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아크 전기 용접기 제조 업체다. 링컨은 1895년 창립한 이래 1975년까지 80년동안 존속해오고 있으며, Figure A의 표에서 보듯, 매출과 순이익 성장에서도 성공적인 기업이다. 링컨의 성공은 아크 전기용접기와 관련 물품 생산에서 ‘낮은 원가구조, 낮은 가격, 높은 품질’ 3요소의 지속적 유지에 기반한다. ‘아크 용접’과 관련된 시장 ‘일부 영역’에서 몇몇 업체가 링컨과 대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는 링컨만큼 앞선 3요소를 가진 업체는 없다.(보고서 Marketing 파트에 서술됨.) 조직 전반의 목표와 핵심 가치도 3요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이를 위해 링컨은 1인당 노동 생산성을 극대화했다.(Exhibit 3 참고 1970년 기준 산업 평균의 2배를 넘는다.) 링컨의 생산, 유통, 마케팅 행정 전 부문에서 노동력은 감당해야하는 업무량 대비 '놀라울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보고서에 지속적으로 언급된다.) 링컨의 모든 종업원들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격무에 시달린다. 경영진은 주 80시간 넘게 일하고 있으며, 토요일 밤에도 세일즈 담당 매니저들은 즉각적으로 유선상 호출에 응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를 자랑스럽다는 어조로 말한다.) 공장은 거의 full-capacity에 도달했고,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한 종업원의 아내는 링컨의 종업원이 일과 가정을 모두 양립해내는 것이 가능한지 의구심을 가졌다. 이것이 단지 한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과로’가 강요에 의한 것은 아니다. 링컨은 내부 직원의 노동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고, 그들의 피드백 문화와 인센티브 시스템을 치밀하게 정비했다. 생산량은 공정하게 측정되고 종업원의 피드백은 열려있다. 링컨의 초과적인 생산에 대한 성과급(piece work 기반)을 포함한 총 보상은 산업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때문에 종업원들은 ‘자발적인’ 무리를 한다.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직원들은 하루 30분 정도의 잠시 동안 휴식도 사치라고 여긴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은 크리스마스 작업 일정, 토요일 잔업에 대해 질의할 정도로 휴식에 민감하다. (Exhibit 6 참고) 조직 구성원은 평범한 일상을 포기하고, 조직과 개인의 ‘물질적 성과’를 성취해내고 있다. 만약 Work & Life Balance가 중시되는 시대가 온다면, 또 노동자들이 단지 물질적 보상이 아닌 다른 정신적 사회적 가치(Exhibit 4의 James F. Lincoln’s Observations on Management 첫 사항에 따르면 인센티브는 돈뿐만 아니라 ‘지위’와 ‘평판’도 포괄하는 것 같다.)를 집단적으로 요구한다면, 시장과 산업의 패러다임이 단위 생산량만큼이나 품목의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면, 링컨의 3요소(낮은 원가구조, 낮은 가격, 높은 품질)는 지켜질 수 있을까? 또한 그것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까?
링컨은 경쟁으로 인한 잠재력의 극대화를 예찬하는 기업문화와 그것이 잘 적용된 인센티브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조직과 개인은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구성원들의 평범한 일상과 맞바꾼 것임은 자명하다. 이러한 구조가 산업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유지될 수 있을까?
- 집중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한 전략적 전환을 어렵게 한다.
링컨의 경영자 George Willis는 마지막 장에서, 새로운 세대는 의사표명에서 더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고 말한다. 이후 세대에게도 링컨이 매력적인 직장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경영자는 링컨의 핵심 전략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링컨이 성공적으로 80년을 존속해왔기 때문이며, 44년-74년, 30년의 시간동안 그들의 전략은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링컨 일렉트로닉의 대외 환경이 변화하면 기존 전략은 실효성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문제는 이 상황에서 의사결정 거버넌스가 철저히 집중화, 과두화되어있다는 것이다. 얼핏보면 Advisory Board를 활용한 피드백은 즉각적이고 열려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과두적 권력자인 2인이 한다. 그들은 세세한 작은 결정까지에도 다 관여한다. 총재적인 리더십을 가진 경영진은 유능하게 크고 작은 결정들을 잘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500명이 넘는 직원을 기억하고 이들의 작은 민원을 해결하는 것은 회사가 국내에 주로 의존할 때, 적은 수 공장을 가질 때나 가능하다. 경영진은 이미 너무 과로하고 있다. 회사가 더욱 성장하면 지금과 같은 ‘만기친람’은 불가능하다.
회사 주식의 상당 부분은 조직 구성원이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진의 결정이 개인과 조직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이것은 링컨의 큰 장점이다. 그러나 소유와 무관하게 의사결정 거버넌스의 다양성 부재는 만약 경영자가 유고하거나, 기존과 전혀 다른 상황에서 새로운 대응을 해야할 때 소수 리더에 너무 많은 책임과 결정권을 가지게 하고, 위험을 수반하게 한다. 게다가 링컨에는 노조가 없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업무 배치나 전략적인 결정에는 사실상 배제된다. 현재 구성원은 운영에 대한 설명과 해결 과정에만 ‘열려 있다'
과다노동문제 : 기존보다 고용을 늘리고, 의무휴일을 확대한다. 그리고 경영자는 그 의도와 의미를 구성원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보고서의 마케팅 파트를 참고해보면, 관계자는 대부분 영역에서 링컨은 경쟁기업에 앞서지만, 오직 ‘배송’ 문제에서 만큼은 경쟁자들에게 압도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을 잘하는 사람도, 동시에 2가지를 할 수는 없다. 링컨은 계속해서 공급으로 얻을 기대이익을 상실한다. 경영자가 마지막에 첨언하듯, 정말 비즈니스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면 공급의 부족은 기회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음도 인지해야한다.
그렇다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이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링컨이 효율성 신장에서 절벽을 만날 것이라고 판단한다.(물론 공정혁신이나 자동화로 생산성이 더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는 경쟁자도 마찬가지다.) 자료 상 최신인 1970년 링컨의 생산성(Exhibit 3)은 산업평균의 2배보다도 30%나 높다. 한편, 1974년 링컨의 매출(Figure A)은 10년전 링컨보다 2배 이상 높다. 1970~74년까지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 Exhibit 3로는 확인할 수 없으나, 이 시기에 노동생산성도 더가파르게 올랐다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다.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사실이지만, 이는 링컨 노동자의 단위 생산량이 ‘한계 상황’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효율은 직원들의 일상이 붕괴되고 얻은 이익이다. 늘어나는 ‘산출총량’(output)에 대응하여 ‘생산성 비율’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노동 투입(input)도 늘어야 한다. 더 투입할 수 있는 요소는 더 높은 노동 시간이 아니라 고용이다.
더 일할 수 없고, 더 쉰다는 것은 기대수익의 포기를 의미한다. 이는 종업원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경영자 willis는 실제로 40년이상 근속한 근로자의 부상이 우려하여, 그가 상대적으로 한가한 부서에 가도록 설득했다. 새로운 일에 배치된 시니어는 적어도 매주 한 번 공장을 시찰하는 경영자에게 더 많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물론 경영자는 이러한 결정을 철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부상시 손실(비용)이 더 높기 때문일 것이다.
종업원들은 스스로의 노동으로 성취한 등급과 그것으로 인해 얻은 차와 집들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객관화, 수치화된 고과등급은 그들에게 ‘물질적 가치’로 치환됐다. 일을 더 했을 때, 기대이익이 크면 근로자들은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 내가 아는 연봉 1억 헤어 디자이너 A는 2016년 주7일을 일했다. 지금 A는 최근 자체적으로 어시스턴트를 고용(그는 샵 내에서 권한이 크다.)하고 주5일을 일하고 있다. 삶의 질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은 다소 줄었지만, 매출 총량은 증가했다. A는 휴식과 시간 가치로 높아진 삶의 질로 보상 받는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그의 서비스를 체험하는 고객 수는 증가했다. 이러한 선택은 종업원 개인 단위에서 하기 어렵다. 의무휴일을 주고, 고용을 늘리는 것은 경영자만이 할 수 있다. 권한이 없기도 하고 스스로 수익이 줄어드는 선택을 하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생산성에 대한 경쟁적인 분위기라면 더욱)
휴식이 부족하고, 생산성 비율이 한계 여력까지 도달하면, ‘산재’ 위험이 커진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기회비용과 산재위험 증가 비용은 절대 조직 차원에서 값싸지 않다. 경영자는 이러한 비용을 인식하고, 추가 생산을 위해 고용을 기존보다 늘려야 한다. 또 이 선택이 수요를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비즈니스 성장을 유도하고, 종업원에게는 추가 휴식시간을 늘리기에 구성원에게도 이익이 됨을 강조해야한다. 고용을 그냥 늘리자는 말이 아니다. 생산증가비율보다 고용비율을 늘린다는 것이다. 1인당 돌아가는 연말 보너스의 양이 다소 줄수는 있겠지만, 노동자는 더 쉴 수 있다. 케이스 상에서 링컨은 2번째 공장을 인근에 건설하고 있었다. 어차피 대규모 신규 고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은 생산당 고용 비율을 늘릴 수 있는 명분이 있다.
표를 보면 ~5년차까지의 총 노동자 누계는 882명(전체 직원 중 37%)이다. 많아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3~5년차에 직원 수가 유독 적다.(물론 2년차 이상부터 고용안정을 보장하기에 상당 인원을 해고했을 수도 있다.) 당해에 적게 뽑았거나 이후에 많이 나간 것이다. 이것이 일시적인 사건인지 계속 이어지는 추세인지 자료로는 알기 어려우나 3년차보다 2년차가, 2년차보다 1년차 종업원이 많다는 것은 회사가 이미 고용을 늘리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이 추세라면 만약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플랜트가 2~3배로 늘면 시간이 지날 수록 시니어 직원은 모자라게 된다. 선제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것이 단순히 종업원의 삶의 질만을 위한 결정은 아닌 이유다.
경영자는 고용증가와 의무휴일을 확대하여, 1) 공급에 대한 대응여력을 늘리고, 2) 종업원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이 선택이 1인당 기대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겠지만, 종업원과 기업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임을 설명해야한다.
- 의사결정 집중 문제 : 기능 별 권한위임과 우리사주에 기반한 권한있는 자문위원회의로의 전환,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외부인사 선임.
링컨의 경영진은 개발용어로는 ‘풀스텍’에 가깝다. 즉, 그들은 기업내 거의 모든 것을 할 줄 알고,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현장을 누비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중요 사항을 모두 통제한다. 특히 생산, 인사와 비용 등에서 ‘세심한 감독’이 두드러진다. 그들은 현장과 가깝고 소탈하며, 구성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조금 비꼬자면 그들은 성공한 공업소국의 백마를 탄 초인이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개념대로라면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경영진의 지배에 응한다. 경영진은 현명한 ‘철인’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영진은 ‘우리’와 가까이에 있고, 같은 사람들이다.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링컨의 Advisory Board를 활용한 운영과 조정에 대한 피드백은 빈번하고, 효과적인 소통 장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경영자의 통제도구이기도 하다. 종업원 입장에서 경영진의 선택을 견제하는 도구는 취약하다.(사실상 없다. 경영자의 선의에 기대야한다.)
경영진(William Irrgang, Board Chairman. George E. Willis, President)은 30년 이상을 재직한 유능하고, 현명한 사람들이다. 내부 승진을 통해 구성원 중 가장 뛰어난 이가 경영자가 된다는 측면에서 정당성도 높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2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 째로, 그들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너무 많은 결정은 많은 결정을 위한 사고의 부하를 가져온다. 그들도 인간이기에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없다. 두 번째로 경영진은 동질적인 경험을 가진 인물들이다. 30년 이상 근속한 비슷한 배경을 가진 경영진이 경영과 운영의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 그들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 변화에 대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현 구조는 앞선 2가지 위험이 큰 구조이기 때문에, 경영진의 결정권한을 ‘분산’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신기하게도 링컨에는 ‘부서’가 공식적인 형태로 정리되었다기보다는 수행하는 기능 별로 관련된 직원들이 기능단위로 부서를 인지하고 있다.(12페이지 중간, “Lincoln Electric had no formal organization chart and management did not feel that one was necessary.”) 도제 산업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흔하다. 대표적으로 미용실이 그렇다. ‘팀장’, ‘실장’, ‘점장’, ‘본부장’ 등 여러 직급이 존재하지만, 이는 연차나 기능 구분을 위한 형식상 이름이고 실제로는 조직도가 없다. 구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원장에 대한 1인 과두제가 심하다. 직무 배치도 원장이 자의적으로 할 수 있다. 링컨에서 부서표가 불필요한 이유도, 실질적으로 부서장의 권한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정 직무에 대한 특정 인물에 배정이 될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관리자가 부서 전반을 책임지고 업무를 장악하는 기능은 약한 것이다.
기능 관리자에 대한 권한위임이 필요하다. 링컨에도 ‘중간관리자급’ 직원은 존재한다. 그들에게 권한이 부여되어야한다. 기능 단위의 운영적 결정은 그들이 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공모를 통해 승진한 인물들이다. 그들도 유능한 인물들이다. ‘승인’이 아니라 사후 보고와 확인정도여도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성공적일 것이다. 케이스에서 직원들은 ‘실세’가 아닌 중간 관리자를 우회해서 계속 경영진에게 직보를 하고 싶어한다. 권한이 실질적으로 위임된다면 경영진은 보다 편해진다. 관리자들의 선의를 믿어도 된다. 케이스 내 경영진이 ‘대리인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우리 사주제 하에서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주주보다는 ‘구성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을 믿을 수 있다면 관리자도 믿을 수 있어야한다. 기능별 능력이나 선의에서나 그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으로는 권한있는 자문위원회(Advisory Board)로의 전환이다. 링컨 종업원 48%가 주주이며, 주식 80%가 종업원의 것이다. 사실 실효적으로 종업원이 소유한 기업이기에 자문위가 아니라, 다소 급진적으로는 우리사주제에 기반한 ‘노조’가 출범해도, 그들은 회사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다. 이미 링컨에는 개인과 조직의 이익이 일치한다는 신뢰는 잘 만들어져 있다. 자문위는 노조까지는 아니지만, 종업원의 소유만큼 ‘권리'도 주어져야하며, 경영에 대한 견제 기능도 가져야한다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독일은 제조업에서 전통적인 감독이사회가 있고, 노조는 감독이사회에 참여해서 ‘노조의 경영참여’까지로 나아갔다. 독일의 경우 소유지분과는 무관하다. 다만 이 케이스에서 링컨은 실질적으로 우리사주제로 지배되는 회사이기에 ‘권한있는 자문위원회’는 훨씬 덜 급진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대리인 문제’는 경영진에게도 종업원(과 그 대표)에게도 가능성이 낮다. 때문에 경영 결정권 일부를 종업원 대표가 참여하는 Advisory Board로 이양시켜도 문제가 없어보인다. 우려되는 지점이 전문성이라면, 이는 관리자 권한 위임에 대한 답변과 같을 수 있다. 적어도 작업자 스캐쥴과 공정 순서에 대해서 Advisory Board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어야 한다. (보고서 14 페이지 중간 “Because there was no union, the company had great flexibility in deciding what could be performed at a work station.”) 아무리 경영진의 역량이 뛰어나도, 많은 일을 하는 그들이 실제로 현업을 하는 기능별 작업자보다 언제나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권한있는 자문위에는 회사 외부인사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해야한다. 회사 사외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우나 사실상 외부자라는 인식이 있고 그들은 직접 종업원과 소통하기 어렵다. 사외이사보다는 권한있는 자문위에 자문위원들이 선임한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것이 더 종업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소통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외부자문위원이 회사 밖, 산업 밖 전문가라면 더 적합하다. 동질적인 집단의 ‘몰입의 상승’효과를 제어하는 자문위의 자문자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1) 기능별 권한 위임으로 경영자의 과도한 집중 문제를 해소하고, 기능별 전문화를 유도하며 2) 자문위원회에 경영견제권을 부여하여 경영자의 경영권이 견제될 수 있도록 한다. 링컨은 사실상 우리 사주제이기 때문에 이는 주주가 경영자를 견제하는 기능과 유사하다. 3) 자문위에는 선임한 외부 인사를 참여시킨다. 동질적인 집단에 새로운 사고를 소개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링컨의 성공은 ‘아크 용접’ 이라는 전문성이 필요한 시장에 회사의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각 기능의 노동생산성을극대화하여 ‘낮은 원가구조, 낮은 가격, 높은 품질’ 을 지속적으로 유지했기에 가능했다. 링컨의 성공은 앞선 3요소 획득을 위해 인사정책, 경쟁과 발전을 장려하는 조직문화, 성과에 근거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50년 넘게 유지했다. 또한 조직과 개인의 이해관계를 일치시려는 구조적, 정책적 노력이 있었다. 링컨 일렉트로닉은 종업원이 80%를 소유한 사실상 종업원 회사이다. 때문에 회사의 성과는 종업원 이익과 직접적인 연동이 있다. 다만 회사의 이익은 주식 배당금 형태보다는 종업원의 성과에 근거한 성과급, 보너스, 지위 상승 등의 보상에 집중되었다. 개인 성과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막대한 보상(뛰어난 종업원은 산업 평균의 3배 이상의 소득을 올렸다.) 그리고 운영에 대한 열린 피드백은 성과 향상을 위한 개인의 노력이 일어날 수 있는 신뢰를 제공했다.
다음은 링컨의 핵심 역량을 3가지 관점에서 간략히 분석한 것이다.
- 경쟁과 발전을 장려하되, 차별하지 않는 조직문화와 정책
링컨의 회사 철학은 ‘경쟁’이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그것이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토대라고 말한다. 경쟁으로 인해 획득한 탁월함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라야 하며, 이는 단순히 돈이 아니다. 성과에 대해 지불되는 현금뿐만이 아니라, 보상으로서의 지위, 종업원의 공헌에 대한 공개다. 개인은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끊임없이 더 나은 방식을 찾고 수행하며, 평가받고, 보상받는다. 능력에 따라 보상은 차등되지만, 링컨 일렉트로닉의 어느 누구도 특별대우 받지 않는다. 누구나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같은 주차장에 차를 댄다. 경영자라고 특별히 큰 사무실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가 약간 더 큰 사무실을 쓰는 이유는 단지 그곳이 ‘여러 기능’이 수행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차등하되 차별하지 않으며 고용보장으로 성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 덕분에 개개인은 더 노력하게 된다.
- 용접 분야 전반을 이해하는 숙련공 양성과 생산성 극대화와 유지
Exhibit 5에 따르면, 1970년 링컨의 퇴사율은 1%에 미치지 못하며 이는 제조업평균의 1/5보다도 낮다. 링컨의 탁월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이들은 단지 특정 단계 공정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생산되는 공정 전반을 이해하는 전문가이다. 링컨 안에서는 여러 기능 부서로 공모, 배정 등을 통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링컨의 7주 ‘용접학교’, 성과에 기초한 인센티브 시스템, 고용안정성 보장 등의 정책은 직원 한 명 한 명을 숙련공으로 양성하고 그의 효율을 극대화하며, 일단 숙련공이 되면 링컨 내에 머무르게 한다.(4번 다음 질문에서 자세히 서술하겠다.)
- 일관성과 지속성, 투명성에서 형성된, 시스템과 과정에 대한 높은 사회적 자본
사회적 자본이란 ‘협력과 참여’ 등 사회성원 간 공동의 이익을 위한 생산적 상호작용을 창출하는 무형 자산으로서 경제.사회의 역동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긴요한 역할(한국경제.사회와 사회적 자본, 12page, 한국개발연구원, 2007)을 수행한다. 다른 자본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자본도 보유함으로써 보유하지 않았을 때보다 추가적인 효용을 창출한다. 물리적인 인프라가 갖춰져도, 합의된 질서가 준수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무단횡단이 많아지면 차의 운행속도가 느려진다. 마찬가지로 링컨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이 원칙대로 공명정대하게 운영되지 않고, 합의되지 않은 방식의 예외적 운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경영과 시스템 운영의 비효율이 발생한다. 링컨은 30년 넘게 시스템의 큰 골자를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 구성원들은 조직과 경영의 기능을 믿고 기꺼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목표를 위해 협력한다. 게다가 그 과정은 피드백 문화로 투명하게 관찰된다. 구성원들은 시스템의 공명정대함에 대한 신뢰가 있다.
링컨의 HR이 지향하는 전략적 목표는 다음과 요약된다.
용접산업 공정 전반을 이해하는 전문숙련공을 양성하고
이들의 노동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링컨의 종업원들은 숙련공이며, 생산 공정 전반을 이해하고 있다. 영업사원들도 모두 용접을 하고 고칠 줄 안다. 직원들은 단순히 특정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링컨 일렉트로닉의 제품과 그 생산 공정에 대해 깊게 알고 넓게 알고 있다. 조직은 이들의 생산성을 극단으로 물아붙인다. 인센티브 시스템과 보상. 상호 신뢰와 정책의 일관성. 능력우선주의와 경쟁 유도 문화. 엄격한 통제는 개인의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링컨의 사회적 자본의 보유와 활용역량은 높기에, ‘믿기’ 때문에 개인은 무리한다. 그들은 지배에 동의하며, 시스템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적어도 조직과 그 시스템은 개인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은 마치 ‘생물’같이 문제를 조정하고 상황에 적응하고 유기적으로 문제상황을 해결해간다. 이러한 역량은 다음의 독특한 HR전략 운영에 기반한다.
- 링컨 일렉트로닉의 채용 방식(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직무 배치
링컨에 입사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2가지 뿐이다. 1) 공장에서 시급제나 성과급으로 현장 일자리를 얻거나 2) 링컨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영업/엔지니어링)에 지원하는 것이다. 후자는 대학교/대학원 대상으로 연수생 모집한다. 7주간의 연수 기간동안 연수생들은 용접에 대한 전반을 배운다. 용접 장치, 금속에 대한 지식, 디자인 등을 배우고, 마치 ‘신병훈련소’ 같은 분위기에서 스스로가 고군분투해내야 한다. 현장에서 기계를 가져와서 다시 고치기도 하고, 현장에 가서 공정의 더 나은 방식도 연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회사의 의장인 irrgang을 고객이라 생각하고 프레젠테이션도 해야한다.
이들의 초봉은 높지 않다. 1975년 학부 졸업 연수생의 초봉은 시간당 $5.50였다. 물론 일부 비율이지만 연말 보너스도 지급된다. 석사학위나 몇년의 관련 경력자는 5%를 더 받는다. 이들의 초봉은 평균보다 적고 일은 평균보다 힘들다.(보통 $17,000-18,000선인데 하버드경영대 졸업생 임금의 중간값은 $19,800다.) 케이스에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은데 연수를 마치면, 능력대로 적절한 부서에 배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내 주요 보직은 신입사원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나 공모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직원들은 링컨 일렉트로닉 안에서 만큼은 여러 기능을 거치는 나름대로의 ‘network path’식 커리어 로드맵을 따를 수 있다. 공모는 자유지만, 최종 결정은 경영진이 한다. 링컨은 직원의 능력의 다양성과 실력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것 같다. 가령 컴퓨터 관련 보직이 공고됐을 때, 관련 경험자중 2명을 선발해서 직무에 배치했다. 그들은 단순히 컴퓨터만 아는 것이 아니라 용접 공정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서, 외부 인사를 채용할 때보다 훨씬 더 유용했다고 한다.(물론 대체불가한 특수한 기술이 필요한 보직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외부 인사를 선발하는 것 같다.)
- training / development /훈련/개발
링컨은 외부 교육에 대해 어떠한 보조금도 지급하지 않는다. 성과급이 막대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개인이 알아서 지출을 하라는 의미같다. 개인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은 철저히 개인의 책임이다. 다만 회사는 개인적 노력으로 인해 획득한 경쟁력에 보상을 한다. 7주의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새로 입사하는 연수생을 대상으로 하지, 이미 직원인 경우에는 케이스 상에서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개인발전을 위해 개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고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기도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주문 부서의 책임자는 입사 35년차의 시니어인데, 주문 과정의 전산화의 책임자였다. 이 사람은 IBM에 가서 몇몇 코스를 들었고 8주 반정도 동안 한 학기에 준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운송부분의 실무를 돕는 매니저는 ‘운송비용’ 비율을 배우려고 야간학교에 등록했다. 이러한 개인적 노력들은 개인이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며 해야한다.
회사는 개인에게 개발노력과 비용을 전가한다. 능력공모제라고 하지만 ‘경쟁’의 토대만 만들어주고 각자도생을 시키는 모델이다. 다만 고용을 보장함으로써 ‘생리-안전-소속’ 욕구는 해결해준다. 개인은 끊임없이 더 위로 갈 동인을 찾아야한다.
- performance appraisal/ compensation 고과평가와 보상
인센티브 시스템은 링컨 인사정책의 핵심 중에 핵심이다. 전임 경영자였던 James F. Lincoln는 인센티브 시스템의 핵심 3요소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1) 대부분 공장 업무에 대한 임금은 성과급(piecework output)에 전적으로 기반한다.
2) 연말 보너스(a year-end bonus)는 개인의 연간 최대 정규급과 같거나 넘어설 수 있다.
3) 모든 근로자은 고용안정성(guaranteed employment)이 보장된다.
30년이 지난 1975년에도 이 철학은 인센티브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성과만을 측정하고 연구하는 별도의 부서가 존재하고, 고과등급(Merit rating)은 4가지 지표에 따라 평가되며, 평가의 주체도 다양하다.
dependability 신뢰성 - 조수 감독자 assistant foremen
quality 품질 - 정밀조사부서 the Inspection Department
output 산출 - 생산통제부서 the Production Control Department
ideas and cooperation - 아이디어와 협력 / 기법부서 the Methods Department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일반적 성과를 ‘100’으로 하여 고과는 상대적으로 차등 평가가 됐다. 이에 다른 개인의 성과 등급은 ‘45~160’으로 다양했다. 개인은 평가에 대해서 불복할 수도 있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절차적 공정성이 높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평가에 대한 보상은 성과를 거둔 개인에게만 연동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페널티를 주지는 않는다. 안정적인 고용으로 개인은 오로지 자신의 생산성 향상에 신경쓸 수 있었다. 링컨의 인센티브 정책 하에 종업원은 남이 아니라 자신의 탁월함을 ‘타인과의 상대적 비교’를 통해 증명받고, 동료에 피해를 주지않고, 산업 평균의 배를 웃도는 개별적 보상을 얻는다.
- 그 외
언제나 회사와 산업이 호황기에 있지는 않다. 이 경우에도 회사는 고용을 유지한다. (75%의 만큼의 기본급과 일은 보장한다.) 다만 이때는 상대적으로 일이 적은 부서로 발령 날 수도 있다. 이 시기에 직원들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공정을 연구하며, 재고를 효율화할 방법을 찾는다. 상대적으로 ‘생산’ 업무가 줄어드는만큼의 시간을 R&D에 쏟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길러진 링컨의 R&D와 커스터마이징 역량은 상당히 특별해서, 공정에 필요한 주요 기계를 직접 만들거나 링컨만 사용하는 특별한 공정을 새롭게 디자인할 정도가 되었다.
‘hygiene’은 HR 분야에서 크게 2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인체를 위한 위생/환경적 요인이라는 의미와 조직 내 근무 ‘분위기’와 문화를 모두 아우르는 의미이다. 여기에서는 전자의 의미에 집중하겠다. ‘Advisory Board’로 대변되는 피드백 시스템은 ‘hygiene’을 향상시킨다. 만약 직원들은 현장에 위험이 있다면 이에 대해 언제든지 질의하고 개선되는 상황을 공지받을 수 있다. 경영진도 매주 현장을 누비며 상황들을 점검한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현장의 위험을 잘아는 사람들이며, 링컨은 공정과정에서 매우 적은 인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숙련공 1명의 가치는 매우 크다. 때문에 그들은 더 주의깊게 현장을 관찰하고, 최적 공정과 위험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유인이 있다.
인센티브 시스템이 보장하는 성취 동기에 대해서는 4)번 항목에서 충분한 설명을 한 것 같다. 고용보장이 주는 생리, 안전, 소속에 대한 동기 해결도 충분한 설명을 하였다. 30년이 넘는 정책 일관성과 고용안정 보장, 열린 피드백으로 형성된 사회적 자본의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이 된 것 같다.
이번에 설명할 주요 개념은 ‘평등문화’이다.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은 개인이 느끼는 행복과 큰 관련이 있다. ‘성과’에 대한 상대적 차등은 input 대비 output으로 공정하게 측정된다. 때문에 구성원은 이러한 차등이 절차적으로도 결과상으로도 차별이 아니라고 느낄 것이다.James F. Lincoln는 Exhibit 4에서 너무 많은 산업의 이익이 주주들에게 돌아간다고 (거의) 개탄한다. 그들은 생산성 향상과 공정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이익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이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관리자와 일반 종업원은 차별은 없어야 하며, 똑같이 평가받아야 경영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회사 곳곳에 반영되어있다. 2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위한 ‘명패’가 있는 ‘명예의 전당’이 회사 로비 근처에 있으며, 누구나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고 사무직 사무실도 크지 않다. 경영진의 솔직함과 소탈함은 구성원이 ‘평등문화’를 진심으로 믿게 만든다. 게다가 경영진도 똑같이 직무를 거친 사람들이다. 역할 모델로서 ‘노력하면 저들처럼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링컨의 HR 시스템의 특징은 1) 경쟁과 상대평가에 기반한 인센티브 시스템 2) 고용안정성 보장 3) 열린 피드백 4) 연수생을 전문가로 훈련시키는 7주 용접 트레이닝 프로그램 5) 열린 보직(승진) 공모제 등일 것이다. 링컨의 HR 시스템은 일부 아이디어를 변형해서 활용할 수 있겠지만, 지식노동자가 주 구성원인 기업에는 대체로 부적절할 수 있다.
1) 인센티브 시스템이 잘 작동하려면, 성과 측정이 정확해야 한다. 게다가 그 성과는 공정하고 일관성을 가져야한다.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들의 ‘piecework’가 제대로 할 수 있던 이유는 그들의 주 시장이 소비재 시장이 아닌 보수적인 산업의 ‘중간재’ 시장이며,(30년전 판매한 용접기도 여전히 쓸모 있다.) 제조업 기반이라 객관적, 수치적인 성과 측정이 비교적 용이하다는데 기인한다. 그들은 그들의 생산물과 과정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지식노동자의 성과 측정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고 같은 결과물에 대해서라도 시장은 같은 성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링컨의 인센티브 시스템은 ‘차등’적으로 산업 평균의 3배의 보상을 얻을 수 있을 정도다. 지식노동자에게도 성과에 따른 차등 급여는 있겠으나 이렇게 과도한 차이는 조직 융합을 저해한다.
2) '고용안정성'(케이스에서는 '고용안정부여'라는 의미로 사용)은 좋은 정책이나 지식노동자가 있는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개인도 한 기업에서 완전 히 커리어를 마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링컨에도 해고는 있으나 일반적이지 않다.(케이스에는 현장매니저가 해고를 할 수 있다고 되어있으며 해고후 번복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아마 실수나 비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안정성의 완전 보장은 회사의 재정 정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3) 경영진이 참여하는 Advisory Board으로 대표되는 열린 피드백은 훌륭한 제도다. 안되는 것은 왜 안되는지 설명해주는 것은 중요하다. (Exhibit 6을 보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니 나중에 논의하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이는 ‘상호작용 공정성’을 높여서 구성원의 회사 정책에 대한 지지와 동의를 이끈다. ‘지지와 동의’는 사회과학에서 말하는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정책의 정당성이 높을 때 구성원은 더 정책을 잘 따른다. 다만 경영자가 너무 지엽적인 결정에 경영 여력을 낭비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 권한 위임이 필수적이었으면 좋겠다.
4) 7주간의 용접학교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실효성이 적어보인다. 특히나 채용/선발에 활용되려면 실질적으로 ‘인턴’ 제도가 더 효율적인 방식이 될 것 같다. 지식노동자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자기개발을 해내고 있으며, 이들이 익힌 KSAO는 실무 경험으로 직접 활용될 때 더 직접적인 쓸모가 있을 것 같다.
5) 열린 보직(승진) 공모제는 좋은 정책이다. 지식노동자들의 커리어는 상당히 변화무쌍하다. 보유한 KSAO(지식, 스킬, 능력, 그 외)와 잠재능력을 고려하여, 누구나 공모할 수 있게한다면 구성원들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다만 실효적이지 않은 Job Rotation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적임자를 잘 찾고 선택하는 실무능력 기반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
링컨 일렉트로닉에서 일하는 개인은 다음과 같은 노동 및 보상 체계, 문화를 경험한다.
“조직은 개인의 성과에, 개인의 성과는 조직에 연관된다. 개인의 생산성 향상은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며, 성공적인 성과는 연간 기본급을 상회는 연말 보너스로 보상받을 수 있다. 급여는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이다. 개인 간 경쟁은 장려되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들은 스스로 더 나은 방식을 찾고 연구한다. 평가는 공명정대하며, 평가에 대한 피드백과 작업현장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열려있다. 경영진들은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현장을 누비고 같은 식당에서 같은 식사를 하며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한다. 한편 개인은 장기적으로 발전을 위해 외부 교육을 받고 싶지만, 이는 철저히 개인적인 노력과 비용 지불로만 가능하다. 회사는 고용의 안전을 보장하지만, 교육이나 개발을 위한 지원을 일체 해주지 않는다. 다만 향상된 개인 능력에 의한 성과는 보장받는다. 상위 고과자인 개인들은 더 높은 고과를 위해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잠시 쉬는, 담배피는 시간 조차 아까워한다.”
앞서 언급해온대로, 조직과 구성원 개인의 이익을 일치시키고, 종업원 개인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려는 체계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강한 동기 요인이었다. ‘낮은 원가구조, 낮은 가격, 높은 품질’라는 <목표>를 위해 회사의 모든 전략적 결정과 시스템 운영은 강하게 연동되어 있다. 인센티브 시스템이 주는 보상에는 공헌에 대한 ‘평판’과 ‘직위’도 포함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링컨은 <목표> 밖 가치에 대해 전혀 주목하지 않는다. 평판은 ‘생산성에 기여한 뛰어난 개인’ 으로 공개적 치하를 받는 것일테고, 직위 공모에서의 우선권을 부여받는 정도일 것이다. 한 작업자가 지적하듯, ‘리더가 아니고, 리더가 되지 않을’ 이들은 성과가 좋기 때문에 승진한다. 물질적인 가치와 목표 지향적인 조직 문화가 지배하는 것이다.
응접실에는 링컨 관련 카탈로그 외에 어떠한 책도 없다. 주차장에는 ‘물건을 훔친 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1,000를 주겠다’, ‘한계는 없다!THE POSSIBLE IS IMMENSE’ 등이 쓰여져 있다. 복사기는 일부에게만 허락되며, 새로운 물건 구매를 위해 수리할 수 없음을 증명해야하고, 구매후 1년 안에 ‘본전’을 찾아야 한다. 이 곳은 목표 달성을 위한 숨막히는 강한 통제가 있다.
링컨은 정말 인간의 정신적 가치가 정말 존중되는 직장인가? 큰 집과 빠른 차는 정말 가족과의 시간보다 가치있는가? 링컨의 개인은 ‘더 효율적인 기계’로 만들어지기 위해 프로그래밍된다.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닌 생산기계가 된다. 링컨은 동기 부여는 동기의 통제와도 같다. 링컨의 문화와 시스템에서 개인은 링컨 회사를 둘러친 펜스 밖에 시야가 닿지 않는다.
요즘 시대 문화인류학자라면 링컨을 다음과 같이 평가할 것이다.
‘기계적 일관성과 형식적 민주주의 문화’
‘융통성이 약한 엄격한 비용통제’
‘권한위임이 약하고 과두화된 리더십 구조’
‘생산성 담론 외 다른 문화적 담론은 사실상 제한’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만약 링컨 체제에 적응한다면, 링컨은 생산성이 오른 내게 링컨적 가치와 보상을 제공할 것이다. 나는 ‘개처럼 일할 것’(Lincoln’s Future 장에 “They work like dogs at Lincoln, but it pays off.”)이고 ‘큰 집과 빠른 차’를 얻겠지만 ’따뜻한 저녁과 웃음 소리’를 포기해야할 것이다. 7)에서 썼던 바와 같이 링컨은 ‘통제’와 객관화, 수치화된 목표로 구성원의 삶을 제약하고, 보상한다. 나는 내 삶의 자유의지를 앗아가는 작은 사회의 철인에게 지배를 양도할 생각이 없다.
케이스 마지막 장이 지적하듯, 링컨의 모델은 그들이 보상을 제공해줄 수 없을 때 시험받게 될 것이었다. 이후 링컨은 80년대 ‘고난의 행군’(북한의 90년대 중반 대기근 시기를 의미한다. 이 시기 링컨은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을 경험해야했고, 92년에는 연말 성과급을 주기 위해 차입을 해야했다.(In 1992 Lincoln borrowed money to pay annual employee bonuses suffered significant operating losses.<https://prezi.com/ul3bwcdmwur_/lincoln-electric/ 2018.12.23 링크>)
95년에는 나스닥에 상장을 했다. 그들의 고군분투는 의미있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회사 밖 더 많은 자본이 필요했다. 75년까지의 성공 모델은 대수술이 불가피했다. 실제로 2000년대 설립한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연말 보너스도 없고, 개인 성과급 시스템도 ‘팀별’로 바뀌었다.(고용안정성은 보장했다.)모델의 원형은 국제적으로 확장할 수록, 산업의 복잡도가 커질 수록 그대로 성립할 수 없었다. 게다가 가치는 다변화되고, 더이상 사람들을 물질적인 보상으로만 묶어두거나 시야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사람마다 자신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다를 것이다. 시대는 불안정하고, 급변한다. 모험은 위험하다. 안정성을 최고로 여기는 시대가 되었다. 취업시장에서 공무원이 되려는 이가 많아졌다. 적어도 공무원은 ‘워라밸’은 있다. 반면 ‘링컨같은 환경’은 저녁없는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다. 나는 정원에 메인 개가 되느니 더 도전해볼 것이다. 정말 발전을 유도하는 환경이라면, 그것이 정말 내 삶에 큰 자산이 된다면 잠시 몇년을 있을지 모르겠다.
정신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인간다운 기업에서 일하고, 가능하다면 만들어내고 싶다. 2019년에는 도전을 한다. 함께 도전할 컴퓨터공학 석박사들은 삼성전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들에게 그곳은 최후의 보루다. 나의 길이 어디로 향할 지는 모르겠다. 그저 도전하고 낙관해 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