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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어 어디 갔나?

문장 없고 단어만 남아

by 최동규

사무실로 여성 2명이 들어섰습니다.

동남아인입니다.


자리를 권하고 명함을 드렸습니다.

제 명함은 한 쪽은 행정사, 다른 쪽은 직업소개소 명함입니다.

어느 쪽을 위로 하는게 좋을 지 잠시 궁리했습니다.

아무래도 비자 업무일 것 같아 행정사 면을 위로 해서 건넸습니다.


"비자 업무로 오셨어요?"

"공장 있어요?"


잽싸게 명함을 반대로 돌려드렸습니다.

용건을 알았으니, 이제는 물어봐야 합니다.


결혼이민 비자를 갖고 있는 30대 초반의 필리핀 여성입니다.

공장 일자리를 찾는 중입니다.


그런데 소통이 어렵습니다.

잘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내가 하는 말도 어느 정도 알아들을까 의구심이 듭니다.


여하튼 우리 사무소는 외국인에게 인간적으로 잘 대하고 싶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자 이런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전달 되었을지.


영어가 아쉬웠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영어가 된다던데.

이 분들은 딱히 영어를 잘 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나라도 영어가 되면 덜 답답했을텐데.


예전에 해외여행 다닐 때는 영어 공부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깡통이더군요.

단어로만 기억 나고, 문장은 거의 안 되더라고요.


출입국 업무 하는 행정사가 되려면 틈틈히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건지.

그것도 나라별로.

제가 중문과 출신이니 중국어도 조금 공부하고(하긴 중국인들은 한국말을 잘 해서 별로 필요 없긴 하죠),

영어도 좀 하고, 베트남 사람도 많으니 베트남 말도 하고,

최근에 업무 의뢰 들어왔던 캄보디아 말도 조금 배우고,

한 10여개국 언어를 습득하면 출입국 행정사로서 기본자격은 갖춘 셈이 되는 걸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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