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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사연

2가지 얘기

by 최동규

직업소개소로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합니다.

주로 구직자입니다.


첫번째 얘기


78세의 여성분이셨습니다.


"정다운 직업소개소입니다"

"일 할 수 있을까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78이예요"

"아. 네"

"종이를 줍다가 이제는 힘들어서 다른 일 해보려고요"

"연세가 많으셔서 일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찾아보겠습니다"


78세이면 사실 일을 구하기 힘듭니다.

그래도 일할 필요가 있으니, 저렇게 구하는 것이겠죠.

그 사정을 아니 무조건 없다고만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른 사장님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그 사장님은 비교적 나이 든 사람도 쓰는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78세라는데 일 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습니다.

그 어르신에게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일을 찾아봤는데, 없네요. 대신에요. 동주민센터에 얘기해보세요. 사정 얘기하시면 공공일자리를 마련해 줄 수도 있어요"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살이 어렵습니다.


두번째 얘기


아주머니 전화입니다.


"정다운 직업소개소입니다"

"젊은 사람 편의점 알바 자리 있나요? 우리 애 일할 곳 찾는데요"

"저희는 식당 같은 곳 일자리를 찾는 곳이고요. 주로 성인들 중심입니다. 젊은 사람 알바는 알바몬 같은 곳을 알아보세요"


전화 끊고 생각해봤습니다.

아마 자녀분이 아무 일도 안하는 것 같습니다.

보다 못한 엄마가 알바 자리라도 알아보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직접 알아보지 않고 엄마가 대신 알아보고 있습니다.

일하러 다닐 자녀분은 적극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리가 구해져도 제대로 안 다닐 확률이 높습니다.


부모 속이 썩겠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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