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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night 왕송희 Jun 21. 2018

플랫폼의 공간 히로시마 U2

U2플랫폼의 정석

외식공간 읽기는 단순히 식음 공간을 소개하기 보다는 외식공간을 기획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회자 되는 곳을 위주로, 복잡한 이론 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공간에 대해 소개를 하려는 것이 목적입니다.

실제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작은 인스피레이션을 줄 수 있고 인사이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작은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일본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의 U2는 최근에 많이 회자되는 개념인 플랫폼을 

hospitalty 공간에서 설명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한국인에게 익숙치 않은 지명인 오노미치는 행정구역상 히로시마현에 속해 있지만 큐슈와 시코쿠 사이 바다와 접해 있는 독특한 항구도시의 매력을 가진 곳이다.    

쇠락해가는 이름 없는 항구도시에 불과했던 곳이 오노미치 시의 노력으로 관광도시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오노미치시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공모를 했고 히로시마 출신의 건축가인 타니지리 마코토의 

제안을 당선작으로 해서 개발을 시작했다.     

타니지리 마코토는 해상물품 창고로 쓰이던 곳을 개조하여 자전거를 테마로 한 복합서비스 공간으로의 변신을 제안 했다.  

바로 U2라는 자전거를 컨셉으로 한 플랫폼 공간이다. U2는 원래 자전거도로가 잘되어 있어서 세계 7대 자전거도로로 유명했던 오노미치에 자전거 여행객들을 위한 완벽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U2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난 뒤에는 이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고, 지역과 연계한 프로젝트들을 지속적으로 진행 하게 되면서, 에너지가 소진 되어 가던 항구도시에 생기가 돌고 관광객이 찾아드는 활기찬 관광도시로 발전을 하게 된 것이다.    

히로시마 공항에 내려 오노미치 U2에 도착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소박하고 낡아 보이기까지 한, 항구에 도쿄의 어느 곳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을 힙한 디자인의 복합공간의

멋스러움은 충격이었다.     

이곳은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플랫폼으로 숙박을 위한 호텔은 물론이고, 잠시 커피한잔 할 수 있는 카페, 간단히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 베이커리 레스토랑, 자전거 정비를 할 수 있고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바이크 샵 까지

여행객을 위한 거의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낡아 보이지만 안정감 있는 구조의 창고 안으로 들어서면 백색의 코헤이 나와 작품이 고객들을 반긴다.

무조건 사진기를 들게 되는 첫인상 이다.

텅비어 보이는 공간에 코헤이의 작품과 건너편으로 보이는 바다가 오버랩 되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코헤이 나와의 작품을 경계로 호텔과 나머지 공간들이 구분이 되는데, 시원하게 펼쳐진 공간은 바 베이커리 레스토랑 카페등이 경계가 없이, 평면의 배치만으로 자연스럽게 구획이 되어 

있어서 시각적으로 개방감이 좋고, 내부공간을 한눈에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자연스럽게 동선을 이동하면서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간의 구획 방식을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었다. 라디에터를 오버사이즈로 만들어서 난방기능과 함께 파티션의 역할을 하게 한 것이 좋은 아이디어 였다.(사진)


파티션을 세우지 않고 냉난방 기기가 천정에 설치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각  분야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냈을

것 이다. 

또 중간에 작은 라이브러리는 책장을 설치해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나누고 벤치를 설치해서 고객들에게 여유를 느낄 수 있게 배려했다.(사진) 상업공간에 작지만 이런 공간을 배려하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느낄 때는

휴게 공간을 넘어서 U2라는 공간의 브랜드를 신뢰하게 되는 입체적인 마케팅 효과가 있다.     

이런 디자인은 얼마나 많은 관계자들과 협의를 하고, 이곳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을 했을지 알게 해주는

대목 이다. 

개인적으로 설계를 할 때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 하는데, 생각지 않게 그런 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매장을 설계할 때 관계자들의 커뮤니 케이션이 중요한 이유 이다.     

공간별로 보면 먼저 더사이클 호텔은 객실수 28개의 작은 규모이다. 하지만 내부를 보면 자전거를 걸 수 있는 핸들 모양의 거치대라든지 외부로 창을 열 수 있는 점이 새롭다.

객실을 중층으로 배치해서 공용공간의 천정고가 높아 개방감이 좋다. 

호텔의 조식을 겸할수 있는 레스토랑은 베이커리와 공간을 나눠서 쓸수 있도록 했다. 아무래도 붐비는 시간이 다르니 공간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베이커리에서는 시간별로 빵이 나오기 때문에 매장 가득 빵 냄새가 좋았다. 

진열대에는 빵도 디스플레이 되어 있지만, 오노미치 지역의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서 적절히 관광객을 위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바를 바다쪽의 창으로 배치해서 날씨가 좋을 때는 문을 열어 개방감을 더한 것도 신의 한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테라스에 앉으면 저절로 맥주에 손이 간다.     

리테일 샵에서는 데님의 유명한 산지인 오노미치의 특징을 살려서 다양한 데님 제품을 판매 하고 있었다.

리테일 샵의 앞쪽으로는 바이크샵이 있어서 자전거를 수리해주기도 하고 대여도 해준다.

작은 공간에 다양한 기능의 공간을 넣어서 지루하지 않고 편리한 공간이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담고있는 U2는 자전거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과 지역의 활성화,

도시 재생이라는 복합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진 곳으로서 오노미치의 문화 허브 기지, 확대 생산 되어지는

오노미치라는 지역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서 플랫폼으로서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플랫폼 (Platform)

플랫폼이란 공급자와 수요자 등 복수 그룹이 참여해 각 그룹이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이다. 플랫폼 참여자들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며,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라고 말할 수 있다(Simon, 2011; 최병삼, 2012; 조용호, 2011). 


(월간 식당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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