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깨어 있는 일이 점점 잦아집니다.
서너 시간씩만 자도 끄떡없던 그 시절인 줄 압니다.
그런데 낮에는 도통 시간이 나질 않습니다.
딱 일주일만 혼자 떠나오고 싶습니다.
작은 배낭에 몇 가지만 챙겨서
산, 바다, 들, 어디든 좋습니다.
작은 책상과 밝은 불빛과 산책로만 있으면 됩니다.
아 충전기도요, 음악은 들어야 하니까.
써놓고도 웃음이 납니다.
이런 생각에 설레다니 어이가 없어요.
아니면 서울-부산 무궁화호 왕복 티켓을 끊는 것도 생각해봅니다.
5시간 반 정도 걸리니까 오고 가고 12시간(그래도 바다는 보고 와야겠지요).
새벽에 출발하면 그날이 지나기 전에는 귀가할 수 있겠어요.
기차 안에서 나는 꼼짝도 않고 앉아 있을 겁니다.
덜커덩 기차 흔들리는 소리가 도와줄 거예요.
푹 빠져 있을 수 있겠지요.
아 물론 좌석은 2개를 사야 하고.
올여름에는 힘들 것 같아요.
가을에는 가능할까요.
겨울까진 넘기지 않겠어요.
이러다가 오늘밤을 넘기겠네요.
어서 자야겠습니다.
내일은 무려 일요일.
아이들은 엄마가 언제 잤는지 궁금하지 않지요.
네 시간 만에 충전이 될까요.
오늘밤도 결국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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