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빛깔이 달라지는 시간.
한 사람에게 작가의 소양이 형성될 즈음, 무엇을 읽었느냐보다 어디에 누구와 있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조지 오웰의 불지옥 오 년, 아니 작가 수업 오 년을 상상하니 그렇다.
- <쓰기의 말들> 중에서
‘작가’라는 말 대신 ‘인간’ 또는 ‘삶’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가슴에 단단하게 와닿은 구절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나눈 이야기에 대해 곱씹어 생각해보게 하고
나아가 내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바로 그 사람이
현재의 나를 규정한다.
'과거의 나'가 어떤 사람이었고,
'미래의 나'가 어떤 사람이 될 것 같은지는
아주 많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삶이란 ‘현재’가 기준이다.
과거를 논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납득하기 위한 것이고, 미래를 논하는 것은 누구나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그 어느 것도 현재를 우선할 수 없다.
‘현재의 나' 주변을 다른 이의 눈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꼭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누구인가.
어떤 대화를 주로 하는가.
어떤 말투와 어휘를 사용하는가.
그/그녀는 언제 즐거워하고 언제 분노하는가.
그/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들과 사귀기 시작한 첫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