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넘치며 호주에 가겠다고 하고 혼자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준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게 두려움이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20대 초반에 혼자 배낭여행을 다닐 때는 첫날, 이튿날을 제외하고는 숙소도 교통편도 아무것도 예약하거나 계획하지 않고 무작정 떠나도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몇 살 더 먹은 나이만큼 삶의 무게에 대한 책임감이 커진 건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혈혈단신 다시 외국 생활을 하려니 불안해졌다.
한국 나이로는 26이지만 만 나이로는 24이니까 내가 느끼기엔 이 나이도 아직 너무 젊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걸 따라가도 늦지 않다고, 미리 앞서서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던 집과 직장, 그리고 서로 잘 아는 내 곁의 가까운 사람들을 두고 떠나는 게 막상 오히려 시간이 지나갈수록 무서운 마음이 커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누가 강요하거나 제안한 것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한 결정이기에 내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맞으나
때로는 도움을 구하거나 의지할 사람 없이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막막함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서 울음으로 터져 나오는 날들도 많았다.
이런 비슷한 상황들이 닥칠 때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사랑과 격려 덕에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어도 결국에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 누가 대신 나서서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어차피 내가 길을 찾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