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oon Road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지 Jan 22. 2020

머물 집 구하기

탕갈루마 면접과 상관없이 브리즈번이 아니라 골드코스트로 가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해지자 했던 또 한 가지 일은 골드코스트에서 지낼 곳 구하기.


다른 워홀러들은 대부분은 일자리가 구해질 때까지는 호스텔이나 에어비앤비에서 머물거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잠시 신세를 지거나 할 테지만 나는 탕갈루마 면접을 본 이후에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도, 어디서 얼마나 머물러야 좋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며 자금이 그리 넉넉하게 여유 있는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내가 하던 방식대로 했다.


첫 번째 유럽여행 때는 잘 몰라서 첫 시도 이후 바로 포기했었지만 두 번째 여행부터 유용하게 활용했던 카우치서핑에서 먼저 골드코스트 주변의 호스트를 찾아보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좀 더 호스트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겠지만 나는 당장 골드코스트 도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최대한 빠르게 호스트들의 프로필을 정독하고 그중에서 추천과 리뷰가 많고 도시 중심부 쪽에 사는 호스트 여러 명에게 동시에 게스트 요청을 보냈다.


골드코스트는 워낙 관광객이나 여행객들이 많은 도시인 데다가 하물며 나는 며칠만 머무는 게 아니라 골드코스트에 도착하는 11일부터 탕갈루마 면접 날인 15일 이후에도 조금 더 여유 있게 며칠 더해서 8박씩이나 머물기를 요청했기 때문에 이 요청을 받아들일 호스트가 있을지나 의문이었다.

그렇지만 해보기도 전에 안될 거라 생각하지 말고 일단 뭐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나. 안되면 그냥 호스텔 가서 지내면 되지.


최소한 면접을 볼 때까지는 카우치 서핑으로 머물 곳을 구하고 싶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일을 언제 시작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구직할 때까지라도 최대한 자금 아끼기.

2. 현지인과 함께 지내면서 그 지역이나 나라에 대한 정보나 문화, 생활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3. 텍스 파일 넘버 신청할 때나 은행계좌 개설 시에 꼭 필요한 안정적인 집주소 구하기.

4. 아무것도 잘 모르는 초기 적응 시기에 현지인으로부터 여러 방면에서 도움받기.


10월 29일부터 19명이나 되는 호스트에게 요청을 보냈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미 게스트가 머물고 있다, 머물기로 예정되어 있다, 휴가나 출장 중이라 집에 부재중이다, 지금은 호스트를 하고 있지 않는 중이다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당해서 사실상 떠나기 직전 날까지도 호스트를 구하지 못해 발등에 불 떨어진 대로 골드코스트 가서 급하게 호스텔이라도 가야 하나 반쯤 포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에 떠날 날이 이틀 남은 8일, 운 좋게도 20번째 호스트에게 Accepted라는 답변을 받았다. 심지어 요청을 보낸 모든 호스트들 집 중에서도 골드코스트의 중심부인 서퍼스 파라다이스여서 위치적으로도 가장 좋은 곳이었다.

내가 머물고자 한 기간 직전에 혼자 여행 다니던 게스트분이 머물고 계셨다가 갑작스럽게 브리즈번으로 떠나셔서 타이밍이 잘 맞았다.


떠나기 직전에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문제가 해결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 그 생각 - 1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