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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주 변호사 Jan 29. 2024

어떤 사람을 만나 함께 있어야 행복할까?

법률사무소 봄 정현주 변호사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 어떤 사람을 만나 함께 있어야 행복할까? '라는 질문을 한다. 오늘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과연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을까라는 주제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삶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물론 '행복'이다. 하지만 주위의 행복을 찾은 이는 별처럼 드물고, 결혼을 했지만 불행하지는 않더라도 하루하루를 공허하게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놓친 이유를 찾을 때 제일 많이 하는 말들이 바로 ' 내가 사람을 잘못 선택해서 '이다.


결혼은 말 그대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이다. 따라서 결혼 이전까지는 편하게 연애를 하던 사람들조차도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진지할 수밖에 없다. 상대를 사랑을 해서든, 아니면 이 정도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든 우리는 우리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상대를 지켜보고 결혼을 마음먹는다.  


이를테면 어떤 이는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집에서 자란 데다가 결혼을 할 당시에도 여전히 돈이 없어서 늘 힘들었고, 따라서 조건이 좋은 사람이라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던 아버지를 두고 늘 그 모습을 보면서 컸기 때문에 결혼 대상자로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골랐다. 어떤 경우에는 마음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결혼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까지 하자 집에서 당장 결혼을 하라고 성화였다. 마침 소개팅이 들어왔는데 서로 집안도 비슷하고 성격도 무난한 데다가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결혼을 결심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상대를 살펴본다. 나는 ' 상대를 알려면 적어도 1년은 만나봐야지.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 상대방이 나에게 맞추면서 연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 사람이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것을 살펴보겠다. ' 라거나 '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본다. '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지인들 중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 모든 사람에게는 장점과 단점이 있잖아. 장점이야 모두에게 좋은 것이니까 나는 그 사람의 단점을 보려고 해. 그걸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살펴보려고. '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어떤 이를 만나야 과연 내가 행복할 것인가 ㅡ를 알기 위해서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 및 현재의 상황과 조건을 살펴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를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인생에서 사랑보다는 돈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사랑이 없이도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을 만나 나름 맞춰가며 또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나를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 사람의 조건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ㅡ 가장 필요로 하는 지점이 있다. 그것은 결핍으로 인해 그럴 수도 있고 가치관이나 상황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채워지지 않은 채 다른 조건들만 살펴보아 상대를 선택한다면 내내 불편한 삶을 살지도 모를 일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불행해하거나 또는 타인을 찾게 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상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을 살피는 것에 급급한 채, 자신에게 무엇이 결핍되어 있으며 어떤 부분이 가장 필요하고 또 그것을 어떤 이가 비로소 채워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지 않는다.


물론 어떤 사람이 나에게 가장 필요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은 다음, 비로소 그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를 살펴보기 전에 반드시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가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이를 잘 몰랐기 때문에 인생에서 오는 가장 소중한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나는 우연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을 만났다. 딱히 그가 나에게 어떤 특별한 일을 해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있는 동안 움츠러든 나의 마음이 단단해졌고 자신감이 생겼으며, 그로 인해 나는 그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거란 용기가 생겼다. 나는 그로 인해 비로소 내 인생에서 한 걸음 내딛어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때의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알았다. 그것은 나의 본연의 힘이 아니라, 나의 힘을 일깨워 주는 상대에게 있는 것이었음을. 나의 용기와 자신감은 오로지 그가 내 옆에 있어야만 가능했던 일이었음을.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필요성을 몰랐다. 내가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것은 내가 나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짧은 인생에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나는 인생에서 올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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