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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는 누구인가?

타자를 이해해야 변화의 기회를 얻는다.

by 정현주 변호사

타자는 누구인가?


레비나스는 일찍이 '타자'란 '소통이 안 되는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타자'라는 표현이 '나와 다른 사람', 또는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것을 볼 때 레비나스는 확실히 좀 더 앞서갔던 셈이다.


레비나스의 '타자'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해 보자.


타자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존재란 전제에서 시작한다. 결국 인간은 누구나 자기 관점에서만 세계를 이해하기에 상대방의 관점을 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은 매우 쉽게 상대방의 관점뿐만이 아니라 나의 말이 맞고 상대방이 틀렸다는 이분법적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살아오면서 확립된 나의 가치관(나의 가치관도 분명 타자의 영향을 받은 산유물임에도)때문이다. 어떠한 가치관은 성립되고 난 이후, 그 외의 세상에 대하여 보기를 거부한다. 이런 일은 배움을 멈추는 시점과 비슷하게 일어난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들은 다른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또 타인을 끝없이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기도 하지만,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리스크를 관리하기도 한다.


이처럼 타자에게 배울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군가 한정된 시각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타자를 통해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성장하게 된다.


물론 타자와 함께 한다는 것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타자와 함께 하는 것은 화가 나는 일이며 많은 양보를 필요로 하고 나에겐 아무런 이득도 없거나 고통만 가중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더라도 미지의 것을 이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모르는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다.

미지의 곳을 경험한다.

타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 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만약 이런 것들을 계속 거절하기만 한다면 나는 영원히 다른 세계를 알 수 있거나 타인을 이해하거나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를 기회, 그로 인한 변화의 기회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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