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감귤밭에서 만난 제주의 가을...
가을 제주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
감귤 체험!!
제주 여행을 많이 해본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 봄이었던 것 같다.
겨울엔 동백꽃, 봄엔 유채꽃, 여름엔 수국, 가을엔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곳!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
사계절 어느 때 가도 아름다울 제주도...
둘째가 100일이 갓 지나고 갔으니 약 3년 만에 간 제주도였다.
고사리 손으로 아빠와 걷던 큰 딸은 초등학생이 되었고
유모차 안에서 잠들어있던 둘째는 5살 어린이가 되어 있었다.
"지금 제주도에 가면 뭘 해야 되나?"
"감귤체험 난 좋던데..."
지인의 추천에 마지막 행선지는 감귤체험으로 정해졌다.
여행을 같이 갔던 대학 베프님께서 검색 후 후루룩 추천해준 곳 '파더스 가든'
이곳을 체험하는 방법은 3가지 중 고르면 된다.
1. 입장 + 체험 시식 (6,600원)
2. 입장 + 감귤 포장만 (9,200)
3. 입장 + 시식 + 포장 (15,500)
우리 가족은 입장+체험 시식 3장 그리고 입장과 시식 + 포장 1장을 구매했다.
마침 신랑이 보고 싶다던 '핑크 뮬리'도 있다고 해서 부푼 꿈을 가지고 출발했다.
입구부터 작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곳.
예쁜 사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여러 곳에 마련해둔 느낌을 받았다.
입구 앞에서 감귤 가위를 받는 동안 아이들은 목마 타기에 정신이 없었다.
1인 1 목마에 행복해하는 아이들!
별 거 아닌 것에도 열심히 세 꼬마... 8세 어린이. 5세 여자 어린이 5세 남자 어린이.
사진 찍기 놀이 중인 아이들...
하나둘에 구령에 맞춰 '시키는 대로 하기'
정말 할 줄 몰랐는데 말을 참 잘 들었다.
'하나 둘 셋.! 만세!' '하나 둘 셋! 어깨동무!' '하나 둘 셋! 박수!'
게임인 줄 알고 열심히 동작하는 아이들 사진 찍기

다음은 감귤체험
8세 어린이는 제법 귤 따기를 하는데,
5세 어린이는 가위에 힘주는 것을 어려워해 언니가 도와주어 2인 1조로 귤 따기 체험을 했다.
귤은 큰 귤보다 달걀만 한 게 더 맛있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그냥 마구 땄다.
(Tip 처음 출발 전 알려주시긴 했지만 따다 보면 그냥 귤 모양만 보고 따게 된다.)
아이들이 귤 따는 동안 나는 귤 시식을 하며 더 맛있는 귤을 찾았다.
노지 귤이라 그런가 좀 신맛이 강했다.
조금이라도 덜 신 귤을 찾으면 그쪽을 집중 공략했다.
(시식과 포장이라 기대했는데... 배가 불러서 시식은 정말 몇 개 못한다.
특히나 조식을 아주 든든히 먹은 우리 가족은 귤 먹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시식 값 지불했다는 생각에 나만 열심히 시식 삼매경)

요금은 더 추가해서 한 봉지 담아왔는데...
시간이 없어서 먹지 못하고 캐리어에 넣어서 집으로 싸왔다.
바로 먹는 것보다 후숙 해서 먹는 게 더 맛있다고 해서 지금 후숙 중..
귤 따기 체험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귤 무게도 그렇게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는 아이들 따라다니기도 버거웠다.
귤을 한 봉지 담아 두고, 포토존을 돌며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구경을 하면서 보니 이국적이고 다양한 나무들이 참 많아서 마치 수목원이나 리조트에 온 느낌이 들었다.
갔다 와서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은 이 곳의 시작이 조경수 농장이었다는 것!
파더스 가든은 출발은 1966년 대성농장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조경수 농장으로 시작하여 점차 사업범위를 확대하였다고 한다.
제주 신라호텔과 제주 하얏트 조경.
영화 건축학개론 제주 세트장 조경을 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서 보면 동물 먹이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동물체험은 아직 준비가 덜되어 보였다.
추후에 동물이 더 추가되고 체험도 늘면 가격이 인상될 거라는데...
그러기 위해서 계속 Ing 되고 있는 곳!!
덩키 보러 보러 갔는데.... 못 찾았다...ㅠ.ㅠ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천천히 구경하기 좋은 곳이었으나 우리가 간 날은 바람이 불고 흐린 날이었다.
날씨가 좀 더 따뜻했으면 천천히 조용히 즐기기 좋은 곳 같았다.
내부가 완성된 봄에는 더 나은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겨울이라 그런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그런지 부분 부분 흙먼지와 공간의 허전함이 있었다.
현재는 진행 중이라 가격을 할인하고 있고, 차츰 공사가 끝나면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는데...
살짝 아쉬운 감이 든다.
(지금은 가격 대비 아주 훌륭한 곳이라고 할 만하다.)
어쨌든 사람들은 친절했고, 귤 체험도 재미있었고, 볼 것도 꽤 많은 곳은 인정.!
파더스 가든에는 여름에는 수국이, 겨울에는 동백이 가득하다는데...
가을에는 감귤이 가득~~~ 했다.

5세가 된 둘째 공주는 요즘 거울 보는 게 취미다.
혼자 옷을 고르고 자신을 꾸미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옷이 마음에 안 들면 유치원 가기를 거부하는 고집불통! (여자아이들은 5~6세 경이 절정인 듯하다.)
자신을 이름을 '날개 달린 아름다운 이** 공주'라고 자신 있게 부르는 용감한 5세 공주님!
사진도 꼭 찍으라며 예쁜 포즈를 하고 사진을 찍어줄 때까지 기다린다.

아이들과 여행을 하면서 우리 가족은 느림보가 되었다.
비싼 여행비용을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일정을 겨우 소화해 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남들처럼 이동하기란 쉽지 않다.
시간을 맞춰서 이동하다 보면 괜히 조급해지고 아이들에게 화를 내게 된다.
사실 아이들과 추억을 쌓으려 떠난 여행이지,
다그치고 화내려고 떠나온 게 아니니 말이다.
여러 번의 가족여행을 하면서 '비우기'연습을 하고 있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
시간 내에 할 필요도 없다. 다음에 다시 올 수 있으니까.
천천히 지금 이 순간을 흠뻑 아름답게 즐기고, 즐거웠던 기억만 간직하면 된다.
아련한 기억 속에 즐거움과 행복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여행 아닐까?
(스스로 변명을 붙여보며...)
안녕, 제주~!
다음에 또 만나!
